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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은 했을 것…그러나 DJ와는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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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은 했을 것…그러나 DJ와는 무관"

舊민주당 소장파 '김은성 파문'에 촉각

김대중 정부 시절의 불법 도청 파문이 정치권에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당시 국가정보원 국내담당 차장을 지낸 김은성씨가 2000년 12월 권노갑 당시 민주당 최고위원과 그의 퇴진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던 소장파 의원들의 전화를 불법 감청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검찰 조사에서 드러나면서 정치권은 크게 긴장하는 분위기다.

***장성민 "도청 얘기도 듣고 직접 경고도 받았다"**

우선 당시 민주당내 정풍운동을 주도하는 소장파 의원들이었던 '천신정(천정배, 신기남, 정동영)' 그룹과 '새벽21' 소속 의원들의 반응이 주목된다.

이들은 당시 동교동계 가신들의 전횡을 비판하며 동교동계 맏형격인 권 전 최고위원 등과 각을 세워 왔으며, 정동영 최고위원이 청와대의 비공개 만찬에서 권 최고위원의 퇴진을 정면으로 거론한 것을 계기로 본격적인 권력투쟁의 불이 붙었었다.

이들은 김은성 전 차장이 동교동 구파와 친분이 매우 두터웠다는 정황 상 동교동 구파의 지시에서건, 김 전 차장의 개인적 충성심의 발로에서건 불법 도청이 자행됐을 개연성에 대해선 대체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다만 정동영 통일부장관 측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고, 신기남 전 의장은 "믿기지 않는다. 검찰 수사를 지켜 보자"고만 말했다.

'새벽21' 소속의 송영길 의원도 "도청이 사실이라면 무엇 때문에 그렇게까지 했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의아스럽다는 태도를 취했다.

하지만 장성민 전 의원은 "권 전 최고위원 등의 가신정치 청산을 위해 소장파 그룹이 정풍운동을 벌일 때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과 자택을 도청한다는 얘기를 듣고 직접 경고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의 한 방에서 김 전 차장을 만났으며, 김 전 차장이 정치개혁 주장을 접어달라고 요구했지만 나는 반박한 뒤 나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이호웅 의원은 "(도청은) 당연히 했을 것"이라며 그 근거로 "당시 김옥두 사무총장과 정균환 특보단장 등이 소장파들의 움직임을 소상하게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것이 도청 정보에 의한 것인지는 정확치 않다"고 말했다.

***"입신 노린 김은성 '개인 플레이'"?**

불법 도청 사실과 함께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은 도청 자료가 어디까지 보고됐느냐는 것. 검찰 수사가 이 부분에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여당 의원들은 당시 정치권 실세들과 청와대에 보고가 됐더라도 가공된 형태로 전달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집권시절 불법 도청은 없었다고 주장해 온 김 전 대통령측에 불똥이 튈 수 있기 때문이다.

신기남 의원측은 "도청을 했다는 게 팩트라면, 도청된 자료가 구파 실세들에게 보고가 된 것이고 가공된 자료가 대통령에게 갔을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장영달 의원은 "대통령에게 올리는 정보를 풍부하게 하기 위해서 불법도청을 했다"는 김 차장의 진술에 대해 "그럴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그러나 "청와대에서는 타성적으로 그런 것들을 보고 '정보기관이 역시 능력이 있구나' 하고 넘어갔을 것"이라며 "김 전 대통령이 불법 도감청을 알고 그냥 방관했으리라고 믿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신 의원측도 "김 전 차장이 동교동 구파 의원들과 거래를 튼 것이 맞다. 따라서 김대중 정부 출범 후에도 통치 수단으로 도청을 유지했다기보다는 김 전 차장이 구파에 충성해서 입신을 노린 것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그는 또 "당시 (신구파 간에) 대대적인 충돌이 있긴 했지만 권 전 최고위원측과 이래저래 의사소통이 있었다"며 "그렇다면 서로 물 밑에서 마음 터놓고 얘기할 수 있었다"고 정권 실세들의 지시에 의한 조직적 도청 가능성은 낮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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