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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내가 책임지겠다" 분식회계 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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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내가 책임지겠다" 분식회계 등 시인

"유동성 위기만 넘겼더라면…", BFC 재산도피 혐의는 부인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9일 열린 첫 공판에서 20조 원 대의 분식회계와 10조 원 가량의 사기대출 혐의 등에 대해 대부분 시인했다. 그러나 김 씨는 약 32억 달러(약 4조 원)에 달하는 회사자금을 국외로 유출한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김우중 "분식회계 어쩔 수 없었지만 책임지겠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황현주 재판장)의 심리로 이날 열린 첫 공판에서 김 씨는 분식회계 지시 여부를 묻는 검찰의 신문에 "실무자가 3~4개의 (분식회계)안을 가져오면 상의해서 그 중에 하나를 고른 것"이라고 다소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발언을 했으나 "결정을 내린 것은 나다. 내가 모두 책임지겠다"고 혐의를 시인했다.

김 씨는 다만 "당시 IMF로 인한 환차손과 이자 부담, 신용도 하락 등에 따른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컸다"며 "당시 대부분의 기업들이 분식회계를 했으며, 당시 잣대로 보면 분식회계가 지금처럼 큰 규모가 아니었다"고 항변했다.

김 씨는 이어 "오늘날 (주)대우의 주가가 2만원에 육박하고 여러 가지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는데, 내 생각에 당시에는 자동차를 제외하고는 기초가 튼튼해 새로운 투자 없이도 영업이 잘 됐기 때문에 유동성 위기만 잘 넘겼으면 살아 남았으리라 생각한다"고 대우그룹 해체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김우중 "BFC 자금운용 내역 99년에야 알아"**

김 씨는 그러나 대우그룹의 해외금융조직인 BFC(British Finance Center)를 통한 재산 국외도피 혐의에 대해서는 완강하게 부인했다.

김 씨는 우선 BFC의 성격에 대해 "BFC는 해외 건설 사업을 계기로 30여 년 전 만들어진 공식적인 조직으로 대우그룹의 해외 사업이 확대됨에 따라 해외 자금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었다"며 "현지에서 자금 차입의 신속성과 싼 세금과 이자 등의 이점 때문에 운영하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씨는 또한 "BFC는 현지 책임자를 통해 본사와 별도의 회계 관리를 했다"며 "BFC의 구체적인 자금 운용에 관한 사항은 99년에 알게 됐다"고 말해 BFC를 통한 자금 유용 및 재산 해외 도피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김우중 "쉬었다 했으면 좋겠다"…대우맨들 대거 방청**

김 씨는 이날 재판에 하늘색 수의 차림으로 나섰으며, 비교적 차분하게 검사의 신문에 임했다. 오후 2시에 시작된 이날 재판에서 김 씨는 모두 발언을 통해 "대우의 성장과 발전이 국가와 사회경제에 기여하는 줄 알고 열심히 노력했지만 법의 심판대에 서게 돼 안타깝다"며 "대우 사태로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검사의 신문이 진행되던 중 오후 3시 25분경 김 씨는 호흡곤란 증세를 느낀 듯 "쉬었다 할 것"을 요구했고, 재판부는 김 씨의 요구를 받아들여 30분간 휴정했다. 김 씨는 주치의의 도움을 받은 뒤 다시 재판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이날 재판에는 전.현직 대우그룹 임직원을 비롯해 금속노조 조합원 및 취재 기자들로 200여 좌석이 만석을 이뤘으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경찰 50여 명이 법원 주위에서 대기하기도 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23일 오후 2시에 열리며 변호인의 반대 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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