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배기선 사무총장은 6일 "야당이 연정 제안에 긍정적 입장을 가진다면 야당 의원의 입각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상을 명시하진 않았지만 여당 지도부에서 '입각을 통한 연정 성사'가 구체적으로 거론되기는 처음이다.
***"야당의원 입각도 가능"**
배 총장은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해 야당 의원의 입각 검토 여부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도 그런 방안을 검토해 본 것으로 듣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배 총장의 이 같은 발언이 올해 초 민주당 김효석 의원에 대한 교육부총리 입각 제의 등을 두고 한 말인지, 연정 구상의 방법론으로 새롭게 검토되고 있는 것인지는 분명치 않으나 청와대가 야당 인사들에 대한 입각에 여전히 긍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점만은 확인된 셈이다.
배 총장은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주요한 국정의 기초공사를 함에 있어서는 여야가 따로 없다"면서 "대통령으로서 야당의 도움이 필요하면 열린 마음으로 야당의 협조를 구하겠다는 오픈된 마음으로 말씀을 꺼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배 총장은 다만 연정의 대상에 대해선 "연정을 누구하고 하겠다거나 누구는 안 된다고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피해갔다.
***"민주당과는 다시 손잡을 수 있기를 희망"**
한편 배 총장은 정책공조와 정책연합 등 낮은 수위의 파트너십을 강조하면서도 연정의 파트너로 여권과 가장 교집합이 큰 것으로 평가되는 민주당에 대해선 "가능하면 합당을 해야 한다"고 적극성을 보였다.
배 총장은 "우리당이 추구하는 기본적인 정강정책, 이념, 비전이 민주당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철학과 이념에 큰 차이가 없다면 다시 힘을 합해 21세기 국정과제를 해결하는 데 다시 손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배 총장은 "노 대통령도 연대와 연합을 말했지만 민주당과는 애증이 함께 하는 부분이 있고 앞으로는 국가와 민족을 먼저 생각하는 큰 길에서 함께 생각하고 손잡을 수 있는 계기가 오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진의 파악에 진력**
배 총장의 발언에 대해 민주당은 "분당에 대한 한마디 사과의 말도 없이 또다시 합당 노래를 부르고 있다"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유종필 대변인은 "기본적 이념과 비전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은 우리당이 탈당할 때 민주당의 정강정책을 그대로 본떠서 베꼈기 때문"이라고 일축했다.
유 대변인은 이어 "노무현 대통령이 연정 대상으로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 민주당을 상정하고 있는데 그러면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정체성은 뭐냐"며 "노 대통령이 버스에 한나라당도 민주노동당도 태우겠다고 하는데 한나라당을 태우고 강남으로 갈 것인지 민주노동당을 태우고 창원으로 갈 것인지 도대체 알수 없다"고 진의파악에 진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 대변인은 "대통령은 연정을 얘기하고 여당의 사무총장은 합당을 얘기하는데, 두 분이 입을 맞춰서 얘기해줘야 우리가 헛갈리지 않을 것 같다"고 일침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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