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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 재보선, 우리당 '6대0' 참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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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4.30 재보선, 우리당 '6대0' 참패

한나라 5곳 '싹쓸이' 기염, 기초단체장도 압승

4.30 재보선 결과 6곳의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열린우리당은 6대0 참패를 기록했다. 7곳의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우리당은 전패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국회의원 선거 5곳을 쓸어담아 재보선 불패 신화를 이어갔으며,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5곳에 깃발을 꽂는 기염을 토했다.

***경기 : 한나라 2곳 싹쓸이, 민노 성남중원 고배**

이번 선거에서 가장 치열한 접전 지역이면서도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한 성남중원에선 한나라당 신상진 후보가 민주노동당 정형주, 열린우리당 조성준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당초,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이 박빙의 승부를 벌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5월1일 월요일이 '노동자의 날'로 적지 않은 사업체가 5월2일까지 3일연휴를 갖게 돼 낮은 투표율을 보인 것이 민노당 정 후보에겐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당은 민노당에 이어 3위로 밀려났다.

하지만 신상진 당선자는 현재 고법에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대법의 판결을 기다리는 상황으로 대법에서 형이 확정되면 피선거권 박탈로 의원직을 잃게 된다.

포천연천에선 한나라당 고조흥 후보가 열린우리당 후보를 따돌리고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지었다. 접경지역이라는 특성상 당초부터 한나라당이 당선을 자신했던 이 지역에서 이변은 발생하지 않았다.

고 후보는 52년생, 사시 20회 출신으로 부산, 수원, 대전 지방검찰청 검사를 거쳐 서울, 대구, 광주, 인천지방검찰청 부장검사를 지낸 검사출신. 지난 17대 총선에선 열린우리당 이철우 후보에게 패해 고배를 마셨었다.

***충남 : 한나라-무소속 당선, 여당 참패**

충남 아산에선 한나라당 이진구 후보가 열린우리당 임좌순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당선됐다. 선거전 초반만 해도 아산은 한나라당이 열세로 분류한 지역. 하지만 우리당 후보가 이명수씨에서 임좌순 후보로 교체되면서 이 지역에서만 6번 출마했던 이진구 후보의 조직력이 살아나 선거전 초반의 우세가 끝까지 유지되면서 당선됐다.

이로써 한나라당은 17대 충청권에서 유일하게 당선된 홍문표 의원에 이어 충청권에서 의석이 1석 늘어 행정수도 이전 여파로 '제2의 호남'이라는 충청권에서의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이 후보는 10대 국회의원 선거때부터 13대에서 17대까지 이 지역에서만 6번 출마해 모두 고배를 마셨지만, 7번째 출마 만에 기어코 뱃지를 달았다.

공주연기에선 행정도시 건설 지역이라는 '여당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무소속 정진석 후보가 우리당 이병령 후보를 눌렀다. 당초 열린우리당은 이지역 승리를 장담했음에도, 정 후보는 개표 처음부터 리드를 잡아나가며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지었다.

정 당선자는 선거 직전 자민련을 탈당해 심대평 충남지사가 이끄는 중부권 신당 합류 의사를 밝힌 바 있어 이번 선거 승리가 주춤했던 신당 창당의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정 당선자는 60년생, 고려대를 졸업해 한국일보 기자를 거쳐 자민련 소속으로 16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선친인 정석모 전 의원이 같은 지역에서 4선을 역임한 바 있어 무소속임에도 선전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선친의 후광도 무시할 수 없었다는 평이다.

***영남 : 우리당, 영천공략 불발**

역시 한나라당 '텃밭'이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이기도 해 우리당이 희망을 가져봤던 김해에서는 한나라당 김정권 후보가 우리당 이정욱 후보를 1만1천8백85표 차이로 여유있게 따돌렸다.

이로써 김 당선자는 지난 4.15 총선에서 우리당 김맹곤 전의원에게 2천표 차로 마셨던 고배를 설욕했다. 김 당선자는 60년생, 인제대를 졸업해 경남도의회 부의장을 내리 3선한 지역 토박이다. 중앙당에서는 부대변인을 거쳐 언론감각을 익히기도 했다.

우리당 당선자를 배출할 가능성으로 기대를 모았던 경북영천지역은 개표가 중반을 넘어서면서 한나라당 정희수 후보가 승기를 잡은 후, 앞서가던 우리당 정동윤 후보를 1천2백93표 차이로 눌러 뿌리 깊은 지역구도를 다시 한 번 실감케 했다.

정 당선자는 53년생, 미국 일리노이드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포스코 경제연구소, 대우 경제 연구소 등을 두루 거쳤다.

***기초 단체장 7곳도 여당참패, 한나라 압승**

우리당은 7곳에서 치러진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한 석도 얻지 못하고 참패했다. 한나라당은 목포시장을 제외하고 5곳에서 당선됐다. 비록 7곳 중 5곳이 영남권이라 한나라당의 우세를 점치긴 했지만, 우리당은 김대중 전대통령의 고향인 목포와 부산 강서구청장 선거에 내심 기대를 걸었었다.

김대중 전대통령의 고향으로 전통적인 민주당의 지지기반인 목포 시장 선거에선 민주당 정종득 후보가 우리당의 정영식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그나마 부산강서구청장에서 개표 초반 우리당이 앞서나가 일말의 기대를 걸었지만, 결국 한나라당이 당선됐다. 경기 화성시장과 경북 영천시장, 경산시장, 영덕군수는 모두 한나라당이 당선되면서 텃밭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청도군수는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우리당 "집권당이 재보선 승리하는 것 봤냐"**

한편 개표가 마감되면서 각당 지도부의 표정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이날 우리당 지도부가 개표방송을 지켜본 영등포 당사 개표상황실은 예상외의 열세에 침통한 기운이 감돌았다. 웃음기 없는 얼굴로 상황실을 들어선 문희상 의장과 정세균 원내대표는 개표를 지켜보는 2시간여 내내 굳은 표정이었다. 카메라를 의식한 전병헌 대변인이 말을 걸어 표정을 풀어보려 했지만 눈은 TV 화면에 고정시킨 채 잠깐씩 입을 열 뿐이었다.

특히 10시50분께 경북 영천에서 한나라당이 역전소식이 전해오면서 지도부의 표정은 한층 굳어졌다. 문 의장은 패색이 짙어진 11시께 지도부를 소집해 긴급 회의에 돌입했다.

이에 앞서 40여분 간 선거방송을 보던 염동연 상임중앙위원은 김해갑, 포천연천 등 한나라당 당선자가 확정되자 답답한 듯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염 위원은 "집권당이 재보궐 선거에 승리하는 것 봤냐. 어느 집에 소만 죽어도 다 여당 탓인데..."라며 짐짓 태연하려 애썼다.

"목포선거에 사활을 걸겠다"던 염동연 위원은 "우리당이 승리를 하면 엄청난 의미를 가질 수 있었겠지만 민주당이 이긴 결과는 별 의미 없지 않느냐"며 의미를 폄하했다. 하지만 선거를 함께 지켜본 당직자들은 "호남에 국회의원 선거 없었던 게 얼마나 다행이냐"며 안도 아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염 위원은 참패에 뒤따를 수 있는 지도부 책임론에 대해서도 "수비는 항상 어려운 것 아니냐. 부족한 시간도 감안해 줘야지 이정도로 지도부 책임론 나오면 좀 억울하다"며 서둘러 당사를 떠났다.

***박근혜 "영천 분위기가 참 따뜻했다"**

한나라당은 개표가 시작되면서부터 6곳 가운데 4곳에서 우세한 것으로 나오자, 초반부터 한껏 들뜬 모습이었다. 8시가 넘어서부터 기자실에 마련된 상황실에 강재섭 원내대표, 김무성 사무총장을 비롯해 속속 도착한 당직자들은 8시55분경 박근혜 대표가 도착했을 때 절정의 분위기를 이뤘다.

개표 방송에서 '영천에서마저 한나라당이 승리할 경우 흔들리던 박 대표의 지도력도 회복될 전망'이라는 등의 기자의 리포트가 나올 땐 당원들이 웃음을 띠며 "언제 흔들린 적이 있었냐"고 박 대표를 추켜세우는 등,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한편, 각 방송사 TV를 모두 틀어 놨던 개표 상황실에서 MBC드라마 '제5공화국'이 방송될 시간이 되자 MBC채널은 꺼지기도 했다.

박 대표는 10시경 당사 곳곳을 돌며 사무처 당직자들을 일일이 격려했지만, 영천지역에서 계속해서 근소한 차이로 뒤지는 데 대해선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박근혜 대표는 영천이 뒤지는 것으로 나오는데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마지막 날까지 영천에 있었는데, 분위기가 참 따뜻했다"며 "끝까지 지켜보자"고 끝까지 기대를 놓지 않았다.

결국 10시50분경 처음으로 한나라당 정희수 후보가 우리당 후보를 역전하자 박 대표 등 주요당직자들은 크게 박수를 치며 환호했고, 김무성 사무총장이 11시경 영천 현지에 있는 당직자와 통화를 한 뒤 "1천표로 이길 것 같다"고 선언하자 그야말로 한나라당 상황실은 환호성으로 뒤덮였다.

전여옥 대변인은 영천의 승리가 확실시되자 논평을 내고 "이번 선거의 승리는 더 빨리 달리고 한숨도 쉬어서는 안된다는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여러분의 매서운 채찍으로 알겠다"며 "민심이라는 나침반으로 대선승리를 향해 대항해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11시 30분께 박 대표는 "이렇게 많은 성원을 보내준 유권자들과 국민들께 진심으로 깊은 감사를 드린다. 더욱 잘하라는 국민의 뜻으로 생각하겠다"며 "앞으로 열심히 해서 국민의 뜻을 받드는 정당과 정치로 보답을 하겠다"는 짤막한 인사를 남기고 당사를 떴다.

***민노, 성남중원 패배에 침통**

한편 성남 중원의 판세가 한나라당 신상진 후보로 굳어진 10시 50분경 한나라당의 승리가 거의 확정되자 민주노동당 정형주 후보 사무실에서는 아예 개표방송을 끄고 마무리 발언을 하는 등 침울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처음에 벌어졌던 표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자, 정형주 후보 사무실에 모여있던 민노당원들은 개표방송과 중앙선관위 홈페이지를 계속 체크하며 안타까워했고, 곳곳에서는 맥주를 나눠 마시며 "속상해죽겠다"며 아쉬워했다.

김배곤 부대변인은 "예상보다 숨어있던 한나라당 표가 많이 나왔다"며 당혹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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