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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ㆍ국정원부터 수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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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ㆍ국정원부터 수사하라

데스크칼럼-'이명재 검찰'이 해야 할 일

이명재 검찰총장이 임명된 지 오늘로 12일째다. 지난 12일동안 언론지상에서 검찰은 사라졌다. 이 총장 취임 직전까지 만신창이가 된 검찰을 향해 연일 공격을 퍼부어 대던 상황과 완전히 대비된다.

‘인사’의 위력이다. 검찰총장에 ‘이명재 카드’가 구사되자 “이번 검찰총장부터 인사청문회를 실시하자”고 요구하던 야당조차 “이 총장이 검찰 안팎에서 신망받는 인사이기에 야당도 기대가 크다”면서 물러설 정도였다.

이에 모든 언론이 “일단 지켜보자”는 대기자세에 들어간 것이다.

그러나 그 사이 이용호 게이트의 차정일 특검팀은 연일 개가를 올리며 검찰을 더욱 궁지에 몰고 있다. 대통령의 처조카 이형택씨가 등장했고, 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도 나왔다. 국정원·군·경찰도 보물 발굴 사업에 동원된 사실이 밝혀졌다.

‘단순 사기사건’ 정도로 처리된 검찰 수사결과를 일거에 무너뜨리고, 권력 몸통이 직접 개입된 초대형사건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특검 활약에 검찰 운신 폭 더욱 제한**

이럴수록 검찰의 운신의 폭은 제한된다. 이명재 총장을 선장으로 새로 출범하는 검찰이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만신창이가 된 검찰의 위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그간 제기된 각종 게이트의 의혹들을 남김 없이 수사해서 특별검사를 능가하는 수사결과를 내놓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특검에서 이처럼 권력핵심부를 직접 겨냥하는 수사성과들을 만들어내고 있으니 검찰이 떠맡게 된 짐이 더더욱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검찰인사가 늦어지는 속사정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검찰총장 교체 이후 검찰간부급 인사가 이처럼 늦어진 적은 없다. 1주일을 넘긴 사례도 거의 없었다. 이번 인사도 당초 23일경으로 예정됐었다.

하지만 이 총장이 ‘수사 지휘부 경질’ 방침을 밝힌 이후 인사시기는 계속 늦어지고 있다. 인적 쇄신을 목표로 대대적인 문책 인사의 성격을 띠게 될 것으로 보이는 이번 인선과정에서 상당한 내부 진통과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무성하다.

한 정치분석가는 이렇게 말했다. “호남인맥으로 채워진 검찰수뇌부 위에 영남 출신 총장을 올려 놓고 그간 호남인맥이 저질러 놓은 잘못들을 처리하라는 꼴이니 참 잔인한 노릇이다.”

그러나 아무리 잔인한 일이라 해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간 각종 게이트에 대한 검찰수사 과정을 돌아볼 때 인적 쇄신 없이는 새로운 수사결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권력핵심부와 연계된 호남인맥 검찰수뇌부를 어느 정도 교체해 내느냐에 따라 향후 검찰과 권력 간의 관계설정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권력핵심부 수사부터 새롭게 착수해야**

이제 조만간 검찰 간부급 인사를 시작으로 이명재 총장 체제 검찰이 본격 출범한다.

각종 게이트에 대한 부실수사와 직간접 연루로 만신창이가 된 검찰이 총장 교체 하나만으로 바로 설 수 있을 것인가?

그렇지 않다. 작금의 검찰 위기가 결국 정치권력과의 연계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권력 핵심부를 직접 겨냥한 과감한 수사를 통해서만 검찰은 지금의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수사의 첫 대상은 청와대와 대통령 주변이 될 수밖에 없다.

신광옥 전 민정수석, 박준영 전 공보수석에 이어 이기호 현 경제수석까지 각종 게이트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났다. 야당에서는 그 윗선 진짜 권력핵심, ‘최후의 배후실체’의 관련을 밝히라며 국정조사와 TV 청문회를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대통령 혹은 영부인을 직접 겨냥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의 아들들 역시 여러 게이트 사건에서 연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러한 모든 의혹들을 특검이나 정치권에만 맡겨 두고 검찰은 손을 놓는다면 향후 검찰이 설 땅은 없다.

두 번째 수사 대상은 국정원이다. 지금까지 터진 모든 게이트 사건에 한번도 빼 놓지 않고 국정원 관련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윤태식 게이트, 패스 21 사건의 경우 그 모태가 바로 국정원이다. 살인범으로 감옥에 가 있어야 할 사람을 버젓한 벤처기업가로 활동할 수 있도록 만든 장본인이 국정원이다. 그리고 그가 기업을 급성장시키게 된 과정 하나하나 석연치 않은 대목이 많다.

패스 21은 보안업체다. 국정원과 업무상 관련이 깊다. 패스 21이 자랑하는 기술력이 어디에서 왔는지, 급성장의 배경은 어디에 있는지 의혹이 많다.

현재 윤태식 게이트 수사는 공직자 수사에서 언론계를 거쳐 정치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규명되어야 할 국정원 관련 수사는 관련자들이 도피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무런 진척이 없다.

한 원로 언론인은 “국정원이 스스로를 감추기 위해 사건의 범위를 확대시키는 것 아니냐”고 핵심을 꼬집었다.

바로 이러한 의혹에 대해 검찰이 과감히 수사의 칼을 댈 때, 그래서 사건의 핵심을 밝혀낼 대 검찰은 비로소 바로 설 수 있을 것이다.

이명재 총장에 대한 신뢰와 기대는 바로 이러한 검찰의 탈바꿈에 대한 기대다.

조만간 단행될 간부급 인사에서부터 어느 정도의 쇄신이 이루어질 것인지, 쇄신된 검찰 수사진이 청와대, 국정원등 권력핵심을 직접 겨냥할 수 있을 것인지에 검찰의 앞날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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