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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농림부-전북도의 '숨겨진 속내' 신랄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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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농림부-전북도의 '숨겨진 속내' 신랄 비판

"농림부, 있는땅 없애며 새땅 만드는 자기모순에 빠져"

법원의 17일 '새만금사업 조정권고문'은 새만금 사태의 고민과 해법을 함께 담은 '명판결'로 평가받고 있다.

***법원, 농림부와 전북도의 '숨겨진 속내' 날카롭게 지적**

재판부의 원고심려는 조정권고문에 그대로 담겨 있다. 재판부는 조정권고문에서 갯벌과 해양생태계 보존을 통한 환경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동시에, 정부에 대해 전북 발전에 무엇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것인가 진지하게 생각해볼 것을 권고했다.

재판부는 노태우정권이래 역대정권의 새만금 개발 공약과 관련,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전라북도 지역에서 멀쩡한 갯벌을 파괴해 현재도 남아도는 농지를 대규모로 만들어 주겠다는 공약은 아니었다"며 "당초부터 전북 주민들에게 새만금사업은 식량이 부족해질 때를 대비해 대규모의 농지를 만들어 놓은 사업일 뿐이라고 공약했다면 전북 주민들이 새만금사업을 지역의 숙원사업으로 받아들였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즉 새만금 사업의 목적은 '전북 발전'이지 '농지 조성'이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어 농림부에 대해 "새만금사업이 당초 공약대로 임해공업단지, 항만, 관광단지의 조성 등을 목적으로 추진됐다면 농림부는 새만금사업의 주관부서로서의 지위를 상실케 될 것이므로, 서해안의 간척사업을 구상하고 새만금사업을 기획한 농림부로서는 사업의 주관부서 지위의 상실이라는 결과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농림부의 '고집'이 부처이기주의 산물이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또한 전북도가 농림부의 '농지 조성' 주장 편에 선 것도 "일단 방조제가 완성될 때까지 본심을 감추고 있는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간파했다. 전북도가 대외적으로는 아시아 최대규모의 골프도시 건설 등 '복합산업단지' 요구를 끊임없이 주장하면서도 법정에서는 환경단체에 맞서 농림부와 함께 '농지 조성'의 타당성과 수질오염 대책의 실효성을 주장해 온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재판부 "농림부는 있는 농지 없애고 새 농지 만드려는 자기모순 빠져"**

재판부는 특히 이날 조정권고문에서 '김포매립지 용도변경' 사례를 들어 농림부를 강하게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재판부는 "농림부와 농업기반공사는 감사원의 특별감사 이후부터는 농지조성이라는 당초의 사업목적을 일관되게 내세우고 있으나, 김포매립지의 용도변경 과정에서 보여준 농림부 및 농업기반공사의 태도에 비춰볼 때 농지조성이라는 사업목적이 새만금사업의 완공 이후에도 유지돼 새만금간척지 전역에서 실제로 쌀이 생산될 수 있을지는 지극히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김포매립지도 당초 농지조성의 목적이었으나 농사만으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매년 거액의 적자를 보게 되자 소유자인 동아건설이 상업단지 및 위락단지 조성을 위한 용도변경을 지속적으로 펼쳐 왔으며, 99년 동아건설의 부도 위기로 매립지 소유권을 이전 받은 농기공이 결국 매립지 상당부분을 주거.관광.물류.유통.연구단지로 활용하자는 안을 내놓았고 정부가 용도변경을 수용했다.

재판부는 이와 관련, "애써 간척해 놓은 농경지를 다른 용도로 전용해 없애려고 하면서 식량자급을 위해 새로운 간척지가 필요하다고 하는 것은 명백한 자기모순이고, 정부 스스로가 간척지에 농사만 지어서는 수지를 맞출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따라서 새만금간척지의 용도를 농경지에서 복합산업단지로 변경하지 않을 것이라고 아무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고 비판했다.

***재판부 "방조제 해수 유통시켜 갯벌 살리고, 1/3만 간척해 개발해야"**

요컨대 정부는 '농지.담수호 조성'이라는 당초의 목적의 현실성이 없음을 과감하고 솔직하게 인정하고, 민관 공동의 위원회를 구성해 사업 용도부터 다시 결정하고 그 용도에 맞는 환경영향평가를 통한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전북 발전에 도움이 되는 되는 새로운 계획을 세워서 시행하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또한 새만금사업에 대한 대안으로 '방조제를 막아 담수호를 조성해 사업을 계속하는 방안'과 '현재의 방조제를 유지해 담수호를 조성하지 않고 해수를 유통시키는 방법' 2가지를 설정한 뒤, 후자의 경우 일부 갯벌을 보전해 환경과 어업 피해를 최소화 하고, 예정된 간척지 면적의 1/3(2천8백50만평)만 개발해 전라북도가 요구하는 복합레저형 국제기업도시를 유치할 충분한 용지를 확보할 수 있으며, 막대한 담수호 조성 비용을 절감해 예산을 확보해 신속히 사업을 추진해 전북에 이익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표명했다.

재판부의 이날 균형감 있는 권고조정을 과연 정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예의주시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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