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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김덕룡, '국회 중간평가'도 '네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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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김덕룡, '국회 중간평가'도 '네탓'

이낙연, "17대에 너무 큰 기대 걸지 말라"

국회파행이 또다시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열린우리당 천정배,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17대 국회에 대한 중간평가도 '아전인수' 해석을 내놓았다. 국회 바른정치실천연구회 주최로 14일 열린 '17대 국회, 바른길로 가고있나?'라는 토론회에서다.

***천정배 "합리적 토론의 장 부재"**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인사말에서 "초선의원들을 중심으로 정쟁을 지양하는 풍토가 자리잡고 있다고 평가한다"면서도 "하지만 지금 이 순간도 국회가 합리적 토론의 장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한나라당의 임시국회 참여 거부를 우회해 비판했다.

천 대표는 "국회운영 책임자로서 17대 국회의 전체적인 모습은 과거와 같은 폭로, 정쟁, 공전이 반복되고 있다"며 "국회는 국민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합리적 토론의 장이 되는게 중요하지만 아직은 정치적 이해관계가 달라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덕룡, "우리당 합의 안지켜 절망감"**

비교적 민감한 발언을 자제한 천 대표와는 달리, "열린우리당 의원총회장에 와 있는것 같다"고 운을 뗀 한나라당 김덕룡 대표는 여권을 향한 날선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김 대표는 "통치 행위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최상의 지도자"라며 "국민을 통합하고 국민개인에게 희망을 줘야하는 의미에서 보자면 부끄럽다"고 우회적으로 갈등의 원인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돌렸다.

김 대표는 또 "처음 한나라당의 원내대표가 됐을 때 여당에는 민주화의 길을 걸은 동지가 있고 개혁의 길을 가겠다고 해서 기대했지만, 지금 내 심정은 솔직히 참담하다"고 우리당에 대한 비판도 잊지않았다. 그는 "의회정치의 기본은 대화와 토론, 합의의 정신인데, 서로간 합의한 사항도 지켜지지 못하는데 첨예한 정치현안에 과연 합의가 있을 수 있겠느냐는 절망감을 가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법사위 사태를 보면 한나라당 내에서 민주화와 개혁의 길을 가겠다는 의원들이 강경보수로 내몰리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다만 "내 부덕의 결과이기도 하다"며 "정치는 상충하는 이해를 공동선의 방향으로 절충하는 것인만큼, 한걸음씩 뒤로 물러서서 진지하게 원점에서 다시 출발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천영세 "교섭단체 특권이 파행원인", 이낙연 "너무 큰기대 걸지 말라"**

이 외에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단대표는 "행사장 문에 대못을 박고 김 의장과 원내대표들만 남아 밤을 새워서라도 뭐 하나 만들어 나가는 게 실질적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천 대표는 "17대 국회는 교섭단체라는 '상원'이 있고, 교섭단체의 특권과 비민주성이 파행의 원인"이라고 비교섭단체의 설움을 토로했다.

민주당 이낙연 원내대표는 "17대 국회는 미국에 대한 절대적 의존, 경제적으로는 성장, 북한과의 대립이라는 '전후체제' 60년에 도전한 정당이 과반을 달성했고, 전후체제에서 혜택받은 정당이 제1야당이 됐기 때문에 그로인한 갈등을 떠안고 있는 구조"라며 "혹독한 평가를 받는게 숙명이다"라고 비관했다.

그는 "양당은 전후체제를 바꿀 것이냐 지킬 것이냐는 열정은 가지고 있지만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연착륙시킬만한 정치력은 미숙하다"면서 "빈곤층이 인구의 10%에 달하는 등 다수 국민들이 처해있는 상황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상당부분 고통스러울 것이다. 너무 큰 기대 걸지 말라"고 말했다.

***김원기, "내용적 민주주의는 멀었다"**

한편 김원기 국회의장은 "요즘 국회의장으로서 얼굴들기 어려운 상황인데 오늘 주제를 보고 들어오며 마음이 무거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우리 국회는 종래의 퇴습과 관행을 못버리고 있고 이로인한 국민적 실망과 여론의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국회가 대립을 녹이는 용광로가 이니라 갈등과 분열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17대 국회가 제도적 민주주의의 기반은 마련됐으나 내용적 민주주의는 멀었다"면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복원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패널, "여야 리더십 부재가 문제"**

제각각의 평가로 인사말을 마친 후 원내대표들은 자리를 떴지만, 토론회에선 각당 지도부의 리더십이 도마에 올랐다.

이화여대 김수진 교수는 "보스정치를 대체한 민주적 리더십이 확립되지 않았다"며 "과격하고 비타협적인 중진들이 파행을 주도하고 확전에 앞장섰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여당은 대통령, 총리, 원내대표 등의 계산되지 않은 돌출 발언으로 파행의 빌미를 제공했고, 야당은 민생을 내세우고 정책공세를 취할 수 있는 장을 송두리째 포기하고 파행을 지속하거나 낡은 색깔론 공세를 폈다"고 비판했다.

열린우리당 전병헌 의원은 "열린우리당은 당선자시절부터 부풀려진 당내 이념논쟁으로 과반수 의석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조정해 내지 못했고, 한나라당은 영남을 근거로 한 재선 이상의 강경파 그룹은 외부 보수세력의 집회 및 조직화와 맞물려 당내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 의원은 "여야 할 것 없는 리더십 부재의 해법은 어떻게 소속 의원들의 합리적인 결정과 행동원칙을 내오느냐"라고 덧붙였다.

한편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4당 원내대표들은 서로 손을 포개고 카메라 앞에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그러나 "손만 잡으면 뭐하냐. 돌아서면 5분만 지나도 또 싸울텐데..."라는 한 방청객의 비아냥만 되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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