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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군ㆍ여경이 국정감사 ‘얼굴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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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군ㆍ여경이 국정감사 ‘얼굴마담’?

[기자의 눈] 국감장 주변서 차 시중, 허드렛일 여군ㆍ여경 전담

군과 경찰이 국정감사장 주변에서 여군, 여경들에게 허드렛일을 도맡아 시켜 눈총을 사고 있다.

***“가뜩이나 남자들은 칙칙한데…”**

지난 4~5일 국방위의 국방부 국정감사. 국감장인 신관건물에 들어서자마자 말끔한 정복 차림으로 출입증을 교환해주고 있는 여군 하사관들이 눈에 띄었다. ‘안내’는 당연히 여성의 몫으로 보는 우리사회의 고질적 인식이 여전하니, 유독 군만 나무랄 일은 아닌 듯 싶었다.

그러나 여군에 대한 인력배치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국감 회의장 주변 커피 등 각종 차(茶)가 준비된 자리에도 어김없이 여군들이 지키고 서있었다. 기자들이나 보좌관 등 국감 관계자들이 직접 가서 차를 타 먹으려고 하면 "어떤 차를 드시려고 하느냐"며 손수 타주기까지 했다.

경찰도 마찬가지. 8일 행자위의 서울지방경찰청 국정감사에서도 사무실 입구 곳곳에서 국회의원들에게 인사를 하거나, 엘리베이터 안내, 과일을 나르는 일은 '여경' 몫이었다.

참다못한 민주노동당 이영순 의원은 "여성 지위를 향상시키겠다고 공헌하겠다는 이 마당에 여성들의 직무가 차를 나르거나 안내하는 일에만 국한돼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그제서야 시경은 부랴부랴 일부 여경들을 철수시켰다.

국감 인력배치를 담당하는 경찰 간부는 일부 언론이 이를 지적하자 "가뜩이나 남자들은 칙칙한데, 국감을 하니까 빛 좀 내보려고..."라고 사실상 ‘얼굴마담’ 역할로 여경들을 배치했음을 시인했다.

***군인ㆍ경찰 조직 남성위주 사고 여전**

해군은 지난해 최초로 여성 부사관을 모집해 올해 1기생 30명이 탄생했다. 공군에선 첫 여군 항공기 기장(機匠)이 나왔다. 경찰에서도 지난 3일 첫 여성 마약수사관이 탄생했다.

군과 경찰은 항상 '첫'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여성의 지위가 조직 내에서 크게 향상이 됐다"고 홍보해 왔다.

하지만 국감장에서 보여준 여군과 여경의 ‘얼굴마담’식 인력배치는 군과 경칠 조직 내에 남성 중심의 사고가 여전함을 그대로 드러냈다. 경찰 간부가 밝힌 대로 "빛 좀 내보기 위해" 여성이 배치되는 조직 사고가 그대로인 한, ‘첫’이라는 ‘특별 케이스’마저도 생색내기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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