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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김지태씨 “쇠고랑찬 손으로 양도 날인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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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김지태씨 “쇠고랑찬 손으로 양도 날인 강요”

<시사저널> ‘정수장학회’ 강탈 의혹 문건 공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이사장으로 있는 ‘정수장학회’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주간지 <시사저널>은 1962년 5.16 쿠데타 직후 박정희 군부가 정수장학회의 전신인 ‘5.16 장학회’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최초 설립자인 고 김지태씨의 재산을 강탈했음을 강하게 시사하는 문건을 공개했다.

***“중정, 공소취하 조건으로 부일장학회 운영권 빼앗아”**

<시사저널>이 4일 발매된 최신호를 통해 공개한 자료는 고 김지태씨를 조사하고 구속했던 중앙정보부 부산지부장 박용기씨가 1963년 김씨에게 보낸 편지, 김씨가 1971년 8월 5.16장학회에 보낸 ‘양도경위서’, 김씨 유족이 1993년 김영삼 대통령에게 보낸 탄원서 등 관련문건 3건이다.

<시사저널>에 따르면, 당시 박용기 대령은 김지태씨에게 보낸 편지에서 “좀더 사회경험과 사회 실정을 알았다면 김 사장님과 저와의 관계가 그렇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며, 그 당시 그렇게 조종한 인간들에게 휩쓸려들지도 않았으리라 믿습니다”라고 밝혔다. 박 대령은 이어 “사람이란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르는 몸, 저 자신 김 사장님과 언제든 한번 상면할 기회를 얻어 지난 과거지사이기는 하나 마음속 이야기라도 한번 하였으면 하는 생각 태산 같습니다”라고 했다.

이는 김지태씨가 1962년 5월 밀수입과 국내재산 해외도피, 농지증명서 허위작성 등 3가지의 혐의로 부정축재자로 지목돼 구속된 뒤 공소 취하 조건으로 부산일보와 문화방송, 부일장학회 운영권 포기각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정권차원의 압력이 있었음을 강하게 시사하는 내용이다.

특히 ‘문항라 저고리는 비에젖지 않았다’는 제목의 김지태씨 평전에도 “박 전대통령이 혁명 직전 자금 제공을 요청했으나 이를 거절했고 이에 앙심을 품은 군부가 5.16 혁명을 일으킨 뒤 밀수 등의 허위 혐의를 뒤집어 씌워 버틸 수 없었다”는 대목이 있어 ‘재산 강탈’ 의혹을 한층 짙게 한다.

이와 관련, <시사저널>은 김지태씨는 5.16 장학회에 보낸 경위서에서 “부산 형무소에 투옥돼 군사재판이 진행중 계엄사령부 법무관실에서 고원증씨가 미리 작성한 양도서류를 지참하여 날인을 강요당하고 쇠고랑을 찬 손으로 본의 아닌 날인을 하게 되었음”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박용기씨로부터 ‘그당시 조종한 인간들에게 휩쓸려 저질렀다’는 사과서신을 받고 참 억울했으나 본인은 시종일관 침묵을 지켜왔다”면서도 “5.16장학회의 명예와 본인의 신변에 대한 어색한 여론을 진정시키고자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유족, YS에게도 “장학회 이사 선임권 돌려달라” 탄원**

김씨는 이어 “부산일보와 부산문화방송은 부산사회의 민심과 여론을 보아 절대로 제3자에게 매각하는 일이 없도록 강조함”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시사저널>에 따르면 김씨의 유족은 93년 당시 김영삼 대통령에게 보낸 탄원서에서도 이같은 ‘재산 강탈’ 과정을 설명한 뒤 “놀랄만한 규모의 장학사업의 원천이었던 부일장학회가 슬그머니 5.16장학회로 바꾸고 그것이 다시 정수장학회로 둔갑해 오늘에 이르렀다”며 “선친의 불명예를 씻기 위해서라도 정수장학회의 이름을 부일장학회로 바꾸고 장학회의 이사 선임권을 유족에게 돌려달라. 이것이야말로 강압에 찢긴 정의와 진실을 복원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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