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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제3의 김선일씨 사건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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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제2, 제3의 김선일씨 사건 발생할 수 있다”

[국회현지조사단 보고]“이라크 치안상황 상당히 안좋다”

이라크 바그다드 현지를 1주일간 방문하고 22일 귀국한 국회 '김선일 국정조사 특위'는 현지조사 결과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제2, 제3의 김선일씨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라크 치안상황도 매일같이 폭탄테러가 발생해 방탄복을 입고 무장 경호원을 대동해야만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안좋다"는 데 입을 모았다.

***"특단의 대책 없으면 제2, 제3의 김선일씨 사건 발생할 수 있다"**

열린우리당 김성곤 의원을 단장으로 열린우리당 윤호중 한나라당 박진 권영세,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등 7명으로 구성된 현지조사단은 지난 16일부터 일주일간의 조사활동을 마치고 귀국한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김 단장은 결론적으로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제2, 제3의 김선일씨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며 그 이유에 대해선 "김선일씨 사건이 일어난 이후 가나무역 직원 8명을 비롯해 아직도 남아있는 교민들이 있고, 아르빌 파병 지역에 상당수 교민들이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단장은 "파병지역인 아르빌 지역에 현재 다수의 교민이 들어오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며 "한국군을 대상으로 한 편의시설이나 식당, 위락시설을 위한 것 같은데, 이에 대한 특별한 대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라크를 들어가고 나갈 때 공관에 철저한 신고를 해야 하고, 이라크 종교 및 문화와 갈등을 빚는 행동을 자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단장은 또 "재발 방지를 위해선 교민들이 철수해 주면 가장 좋은데, 법적으로는 강제로 철수시킬 방법이 없다"며 "일부 교민들은 사업상의 이유 등으로 남아있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안한 치안상황은 이구동성, 파병 문제에선 시각차**

이같은 조사단의 결론은 불안정한 이라크 치안상황과 긴밀한 관련이 있다.

김 단장은 "이라크를 방문해 체류하는 기간 중에도 이라크 법무장관 폭탄테러, 경찰서 폭탄테러 등 매일같이 폭탄테러가 있었고 조사단이 공항에서 이동할 때 방탄복을 입고 방탄차량을 타고 사설 경호원을 대동했으며, 시내를 다닐 때도 무장하고 다녔다"고 말했다.

그러나 예민한 문제인 한국군 파병과 관련된 부분에선 조사단 사이에서 시각이 크게 엇갈렸다.

김 단장은 "김선일씨 살해사건을 계기로 이라크 국민들 사이에 과격 무장단체에 대한 비판의 시각이 상당히 높아져 있다"며 "많은 이라크 국민들을 접촉하지는 못했지만, 그들이 최우선으로 원하는 것은 치안의 안정"이라고 말했다.

김 단장은 "만나본 이라크 주민들은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긍정적"이라며 "내가 보기엔 치안의 안정을 위해 임시정부가 안정될 때까지 다국적군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박진 의원도 "이라크 주민들이 미국에 대한 반감은 가지고 있고 이라크가 하루빨리 주권을 정착시켜 안정과 평화를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을 깊게 가지고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다국적군이 치안과 평화, 안정을 위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 주민들은 한국에 대해서도 긍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느꼈다"고 덧붙였다.

반면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비단 한국 국회의원 조사단만 이동할 때 방탄조끼를 입고 사설경호원이 붙는 것이 아니라 이라크 내에 있는 모든 단체와 임시정부의 모든 장관들이 움직일 때도 사설경호원이 움직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라크 국민들이 치안안정을 바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반박했다.

권 의원은 "극히 한정되고 제한된 범위에서 나온 것을 가지고 한국군 파병을 정당화하는 것과 연결시킬 수는 없다는 게 개인적 견해"라고 못박았다. 권 의원은 특히 "미국은 이라크 전체에서 거부와 증오의 대상"이라며 "미국이 떠나면 치안상태가 불안해지지 않겠느냐는 의식은 있지만 근본적인 불안을 만든 주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미국에 부역하는 사람들, 하물며 미군부대에서 청소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그 가족까지도 처형당하고 있다"며 "따라서 극히 제한된 지역에서 나온 것으로 한국군 파병의 정당성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이라크 대사관, 충분히 조치한 것 같지 않다"**

한편 김 단장은 김선일씨 피랍 및 살해 경위와 관련, "납치단체와 살해단체의 동일성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며 "살해 배경은 김선일씨가 파병국인 한국인이라는 점과 가나무역이 미군 군납업체라는 점, 선교와 관련이 있지 않느냐는 점이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살해사건의 원인에 대해선 "김천호씨를 비롯한 가나무역 직원들의 안전불감증도 중요한 원인"이라며 "팔루자가 위험한데도 들어가는 등 가나무역 직원들이 불안한 치안에 익숙해져 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또 우리 대사관의 교민안전대책도 문제로 지적했다. 김 단장은 "가나무역에 대한 직접적인 테러 위험은 대사관이 김천호씨 등에게 이메일과 전화, 대면접촉을 통해 여러차례 홍보했으나 확인한 결과 통보를 받은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었다"며 "대사관이 충분히 조치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대사관에서 김천호씨를 여러차례 불러서 테러위협에 대한 경고를 했고 특히 가나무역을 구체적 타깃으로 한 경고를 했지만, 실제적으로 가나무역 직원들은 테러의 타깃이 됐다는 것을 몰랐다"고 부연했다. 그는 "가나무역 직원 4명을 만나본 결과 대사관 이메일을 받은 사람도 있고, 직접 만난 적도 있지만 표적이 되고 있다는 차원으로 이해하지는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보체계도 부족하다"**

조사단은 미국을 비롯한 우방국들과의 정보공유 체계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했다.

김 단장은 "현지정보를 위한 인맥과 채널이 다른 나라 공관에 비해 부족한 것도 확인했다"며 "미국을 비롯한 우방국과의 긴밀한 정보교류가 필요하다. 우리 정보망이 생각보다 고립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윤호중 의원도 "우리군과 미군과의 정보공유 체계는 상당히 원활하지만, 대사관과 미군과의 정보교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외에 조사단은 한국 대사관이 알자지라 방송 이전에 피랍사실을 인지했는지 여부에 대해선 "결정적 증거는 없었다"고 밝혔다. 박진 의원에 따르면 "다국적군 사령관이 보좌관을 통해 황진하 의원에게 전한 이메일에 따르면 '미군은 언론보도 이전에 김씨 납치 사건을 알지 못했다'고 했다"고 전했다.

***다음은 국회조사단의 기자회견 일문일답 전문**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제2 제3의 김선일씨 사건이 일어날 수 있다고 했는데, 특단의 조치가 무엇인가?
김성곤 단장: 딜레마다. 이런 사건을 방지하기 위해선 교민들이 철수해주면 가장 좋은데, 법적으로는 강제로 철수시킬 방법이 없다. 일부 교민들은 사업상의 이유 등으로 남아있기를 원한다.

-평화 재건 지원이라는 한국의 추가파병 목적에 대해 이라크 현지인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김성곤 단장: 우리가 이라크 주민들을 많이 만나지는 못했다. 현지에서 만난 바로는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그러나 군에 대한 판단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내가 보기엔 다국적 군 주둔의 당위성을 찾자면, 치안 안정을 위해 임시정부가 안정될 때까지 다국적군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말을 들었다. 파병과 어떻게 관련이 되느냐 여부는 의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이와 관련한 공식적 입장을 낼 예정인가?
김성곤 단장: 조사 범위를 넘는 문제이기 때문에 어렵다.

-가나무역 직원과의 면담 과정에서 김천호 사장의 주장과 배치되는 부분은 없었나?
박진의원 : 조사단은 여야를 넘어서 초당적 대표단으로 구성했고, 특정 정당의 입장에서 현지방문을 한 것은 아니다. 김천호 사장이 현지 책임자로서 직원들에 어떤 안전조치와 경고를 했는지 알아봤다. 대사관에선 김천호 사장을 여러 번 불러서 테러위협에 여러 차례 경고했고, 특히 가나무역이 구체적인 타겟이 될 수 있다는 경고를 했다. 그러나 가나무역 관계자들은 그 사실을 몰랐다. 4명을 면담했는데 대사관의 경고 이메일을 받은 사람도 있고, 직접 만나서 들었다는 사람도 있지만 표적이 되고 있다는 차원으로는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

교통의 제약으로 이라크 현지인을 많이 만나지는 못했다. 대사관으로 찾아온 사람이나 현지 언론인을 통해 파악한 바로는 이들은 미국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고 이라크가 하루빨리 주권을 정착시켜 안정과 평화를 유지해야 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다국적 군이 치안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한국에 대해서도 긍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느꼈다.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없었다.

알 자지라 방송 전의 미군 측의 김선일씨 피랍 인지 여부를 다국적군 사령부 직접 방문해 물어봤었다. 황진하 의원이 방금 다국적군 사령부 보좌관으로부터 '미군은 언론보도 이전에 김씨 피랍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권영길 의원: 치안 상황은 아무도 모른다. 치안 안정과 평화는 이라크 무장세력을 포함해 누구나 바라고 있다. 이라크 내 무장세력들의 방침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들었다. 확실한 증거를 제시될 수 없지만 현재 이라크 내에서 테러를 감행하고 있는 조직은 이라크 인이 아니라 유입된 조직체라는 것이다. 한국 국회의원의 조사단 뿐 아니라 현재 이라크 내 모든 단체 인사, 임시정부 장관들도 사설경호원이 있어야 움직인다. 체계적 치안상태는 전무하다. 이런 상황에서 이라크 국민들이 치안 안정을 바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러나 극히 한정되고 제한된 범위에서 나온 견해를 가지고 파병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것이 개인적 생각이다.

미국은 이라크 전체에서 거부와 증오의 대상이다. 미국에 부역하는 사람들, 미군부대에 청소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그 가족까지도 처형을 당하고 있다. 미국에 협조하는 파병국의 일체 국민들은 테러의 대상이 되고 강화되고 있다. 미국은 증오의 대상이고 환영받지 못한다. 미국이 떠나면 치안상태가 불안하지 않겠느냐는 의식은 있다. 그러나 미국이 근본적 불안을 만든 주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극히 제한된 지역에서 나온 것으로 한국군 파병 정당성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윤호중 의원: 최종일 준장을 단장으로 하는 우리 군의 현지 협력단이 나가있다. 그쪽을 통해 미군과의 정보협조가능 체계는 돼 있다. 우리군과 미군과의 정보공유 체계는 상당히 원활하다. 그러나 군이기 때문에 대사관과의 정보교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미 대사관을 통해 미군정보를 입수할 수 있는 채널을 왜 만들지 못했는가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사건이 난 뒤 6월21일 아침 8시30분 NSC 긴급대책회의가 있었고 9시에 우리 정부의 입장이 발표되기 전까지 대사관은 미군의 테러에 관한 미군측 정보를 전혀 입수하지 못했다. 그런 부분에서 상당히 정보 공유체계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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