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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민주노동당, '냉랭한' 대표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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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민주노동당, '냉랭한' 대표 회동

신기남 “민노당은 友黨” 발언에 천영세 “우리당은 右黨일뿐”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와 천영세 의원단대표는 22일 오전 열린우리당 당사를 방문, 신기남 의장과 이라크 파병문제와 노동계 하투(夏鬪), ‘한나라-민노 정책공조’ 등을 둘러싸고 팽팽한 설전을 벌였다.

***金 “파병전 임시국회 소집하자” vs 辛 “8월말전에 농성 풀어라”**

김혜경 대표는 회동 시작부터 “민주노동당 지도부와 의원들은 지금을 비상시국으로 규정하고 파병철회를 위한 농성을 하고 있다”며 “8월초면 자이툰 부대를 파병한다고 하는데 그 전에 임시국회를 소집해서 현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함께 배석한 천영세 의원단대표도 “‘유영철 살인사건’, 행정수도 문제, 카드대란 문제 등 산적한 현안이 많은 만큼 상원(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합의한 23일보다는 당겨서 하자”고 가세했다.

이에 신 의장은 “어제 광화문을 가다가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거리에서 고생을 하는 것을 얼핏 보면서 걱정을 많이했다”며 “임시국회는 8월 하순에 열기로 했는데, 그때까지 고생하기엔 너무 길지않느냐. (농성을) 풀고 그때까지 기다리면 안되겠느냐”고 말했다. 신 의장은 또 “나도 전달하겠지만 국회 문제는 천정배 대표와 만나서 얘기하는 게 좋겠다”고 피해갔다.

***金 “파병 철회” vs 辛 “테러에 굴복하면 더 큰 희생”**

신 의장은 이어 파병 철회 요구에 대해 “파병 문제는 국회의결과 동의로서 추가파병이 결정됐고 우리당의 당론은 파병을 철회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파병은 이라크의 평화와 재건, 복구를 위한 것이며 국제사회의 신뢰와 함께 한미동맹이라는 실리도 남는다”고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신 의장은 “명분과 실리에 입각해 압도적인 표차이로 국회가 의결한 사항인만큼 철회는 있을 수 없다”며 “다만 12월에 파병기간이 끝나니까 주변상황을 봐서 다시 논의한다는 게 우리당의 기본입장”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러나 이에 대해“김선일씨 사건을 봤을 때 16대때와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며 “민간인도 죽음을 당한 있이 있는데, 아무리 평화 재건목적이라고 해도 이라크 국민들은 이를 받아들이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명분없는 침략전쟁에 한국이 미국의 요청에 그렇게 쉽게 응해 파병할 수는 없는 일 아니냐”며 “여당이 국민들의 여론을 경청해서 국민 입장에서 생각해달라”고 요청했다.

신 의장은 그러나 “민주노동당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우리당은 여당이고 정부정책과 궤를 같이해야 한다”며 “무엇이 진정 실리외교에 맞는지 정했으면 과감하게 밀고나가야 한다”고 굽히지 않았다. 그는 “이라크의 무장집단, 테러집단은 이라크의 평화를 더디게 하는 집단”이라며 “그 집단의 무도하고 인륜에 어긋나는 일에 굴복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 아니고 더 큰 희생을 불러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이에 “우리도 테러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근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우리 군이 갔을 때 제2, 제3의 김선일씨 사건이 일어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고 재반박했다.

천영세 대표는 “영화 ‘화씨 9/11’을 봤느냐”며 “오늘부터 개봉한다는데, 빠른 시일내에 가서 보라”고 뼈있는 말을 던졌다. 그는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의) 캐리 후보가 당선되면 즉각 철군한다고 공약했다”며 “미 대선이 유동적인 만큼 그때까지 한번 미뤄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천 대표가 또 “열린우리당에서 파병 재검토 결의안에 함께 한 분들의 결정은 용단”이라고 추켜세우자, 신 의장은 이에 “추가파병을 결정하고 끌어가는 것도 용단”이라고 맞받았다.

***辛 “노조도 뜨거운 여론 경청해야” vs 金 “공권력 투입 자제해야”**

신 의장은 한편 “근로자들의 하투(夏鬪)가 이해되지만, 경제가 어려워 모두가 자제하면서 경제회복을 기다리고 있는데, 노사문제에 특장을 가지고 있는 민주노동당이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한다”며 “그것이 민주노동당 국회 입성의 가치를 발휘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궤도파업, LG칼텍스 파업 등을 언급하며 “우리 민주노동당은 충분히 조정하려고 애쓰지만 근본 원인에 대해선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면서 “서민들의 불편이 파업 때문에 오는 것은 아닌만큼 공권력 투입이나 직권중재를 남발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답했다.

신 의장은 이에 대해“노사문제의 해결에선 광역단체장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지금 파업이 진행되는 곳의 단체장은 우리당 소속이 아니다”며 “그들이 일자리 나누기 차원에서 협상에 적극 임해야 하고, 노조도 주장을 할 것은 있지만 뜨거운 여론을 경청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辛 “민노당은 友黨” vs 千 “열린우리당은 右黨”**

신 의장은 또한 민주노동당을 우당(友黨)으로 부르면서도 “민주노동당의 정체성은 개혁에 있는 것이지 정부나 여당에 대립하는 야당성에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며 “국가보안법 폐지나 언론개혁 문제 등 개혁과제에선 같은 보조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최근의 ‘한나라-민노’ 공조를 문제삼았다.

이에 대해 천영세 대표는 국회 본회의장 의석 배치에서 열린우리당이 민주노동당의 우측에 위치한 점을 거론하며 “개원후 40일을 보면 열린우리당이 오른쪽에 있는 우(右)는 맞는데, 친구로서의 우(友)는 아니었다”고 반박한 뒤 “일일이 열거하지는 않겠지만 (열린우리당이) 경제에서 후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천 대표는 이어 “우리는 사안별로 개혁과 민생을 위해 전향적으로 함께 할 수 있다면 한나라당이 아니라 자민련과도 공조할 수 있다”며 “하반기 정기국회와 국정감사 등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고 경고했다.

신 의장은 이에 전날 대변인단의 한나라당-민주노동당 공조를 비판한 논평과 관련, “옛날 탄핵과정에서 당한 일이 있어 자라보고 놀란 가슴이 솥뚜껑 고 놀란 것”이라며 “부대변인의 걱정은 성급한 감이 있고 기우인 만큼 애정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우회적으로 사과하기도 했으나, 우리당과 민주노동당 사이에 형성된 냉기류는 좀처럼 걷히기 힘들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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