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한나라, 압도적 표차로 박근혜 새대표 선출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한나라, 압도적 표차로 박근혜 새대표 선출

"나라 무너지는 중심에 盧 있다" 주장, 비주류 통합이 관건

박근혜 전대표가 19일 향후 2년간 한나라당을 이끌어갈 새 대표로 선출됐다. 4명을 뽑는 최고위원에는 원희룡 김영선 이강두 이규택 의원이 당선됐다.

***2기 박근혜 대표체제 출범**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대의원 4천8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당대회를 열고 총 유효투표 2만20표 가운데 8천4백33표(42.12%)를 얻은 박근혜 후보를 대표최고위원으로 선출했다.

관심을 모았던 2위에는 소장파를 대표하는 원희룡(2천6백10표, 13.04%) 후보가 당선됐다. 그 뒤를 이어 김영선(2천2백49표, 11.23%), 이강두(2천1백85표, 10.91%), 이규택(1천9백68표, 9.83%) 후보도 최고위원에 선출됐다. 정의화, 곽영훈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이번 경선은 대의원들의 현장 투표(50%)와 18일 저녁에 실시된 사전 여론조사(30%), 한나라당 홈페이지를 통해 13일 자정부터 19일 오후 두시까지 실시된 인터넷 투표(20%) 결과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당선자를 선출했다.

***“나라 무너지는 중심에 노무현 대통령이 있다”**

박 대표는 수락인사를 통해 “새 지도부는 대한민국의 중심을 바로 세우면서 한나라당을 수권정당의 반석위에 올려놓아야 하는 이중의 과제를 안고있다”며 “새로운 각오를 다지자”고 당원들에게 호소했다.

박 대표는 특히 “간첩이 민주인사가 되고 간첩이 군사령관들과 전직 국방장관을 조사하는 나라는 아마 전 세계에 없을 것”이라며 “이렇게 나라가 무너지고 있는 중심에는 현 정부와 노무현 대통령이 있다”고 직공했다. 박 대표는 “그나마 우리가 가지고 있던 것들마저 잃어버리고 무너뜨리면서 노무현 대통령과 현 정권은 이제 국민에 대한 신뢰와 설득력을 잃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특히 노 대통령을 겨냥, “무엇을 얻겠다고 밤낮없이 싸움만 하는 옛날 정치로 돌아가려 하느냐”며 “상생과 통합의 길을 가고자 하는 나와 한나라당의 발목을 더 이상 잡지 말라”고 강변했다.

박 대표는 이어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근본인 자유민주주의가 흔들리는 ‘국가 정체성의 위기’ ▲산업화와 민주화 이후에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국가가 가야 할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지 못하는 ‘국가 비전의 위기’ ▲갈등을 치유하기보다는,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모두 ‘반개혁’과 ‘기득권 세력’으로 몰아서 국론을 분열시키는 ‘국가 통합의 위기’를 3대 위기로 규정하고 “이 세가지 위기를 극복하는 일에 나와 한나라당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박 대표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키는 데에는 어떤 양보나 타협도 있을 수 없다”며 “금년 말까지 대한민국을 선진화로 이끌기 위한 ‘선진국가 개조 청사진’을 마련해서 국민앞에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또 ‘정책정당’ ‘원내정당’ ‘디지털 정당’을 당 개혁 방향의 3대 목표로 제시하고 “끊임없는 당개혁을 위해 당내 상설기구로 당개혁특별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만약 제가 우리 한나라당과 나라와 국민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안주하거나 개인의 목적을 앞세우거나 영달을 추구해서 실망을 안겨준다면 언제든지 책임지고 (대표직에서) 흔쾌하게 물러나겠다”고 덧붙였다.

***박정희 ‘부정적 유산’ 극복이 최대 관건**

당초 예상대로 이번 전당대회는 4.15 총선, 6.5 재보선을 통해 보여준 박근혜 리더십에 대한 당내 추인절차였다. 더욱이 압도적 표차이로 2기 박근혜 대표체제가 출범함에 따라 박 대표는 명실상부한 야당의 최고지도자로서의 입지를 확실하게 굳히게 됐다. 또한 대선 1년 전인 2006년까지 당권을 장악하게 된 만큼 박 대표는 야당 대선 주자 가운데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고도 볼 수 있다.

이는 그러나 박 대표가 ‘과도체제 대표’라는 꼬리표를 떼고 당 안팎의 험난한 지도력 검증에 본격적으로 노출됐음을 의미한다. 특히 대대적인 공세 채비를 갖추고 ‘노선투쟁’을 선언한 당 내 비주류는 벌써부터 차기 대선을 겨냥, ‘박근혜 필패론’의 군불 떼기가 한창이다. 이미 경선과정 중에 이재오 의원은 “독재자의 딸로는 안된다”는 직격탄을 날린 바 있고, 홍준표 의원은 “청와대와 여당이 상대하기 쉬운 박 대표를 파트너로 선정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박 대표의 가장 큰 자산이자 업보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에 대한 본격적인 비판의 시작을 의미함과 동시에,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 등 당내 대권 잠룡들의 노골적인 견제를 예고한 대목이다. 이에 따라 당내 대권 경쟁이 조기에 가열돼 극심한 내홍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여권에서도 야당의 강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떠오른 박 대표의 아킬레스건을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정적 유산으로 보고 이를 집요하게 파고들 것으로 예상된다. 여권은 9월 정기국회를 통과 목표시한으로 정한 친일진상규명법 등을 통해 이를 적극 부각시킬 게 확실시된다.

이에 따라 박 대표가 향후 대권가도에서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다름 아닌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독재, 친일 논란이라는 데에는 정치권의 이견이 없다. 일각에선 박 대표가 부친의 공과를 철저히 가려 비판의 대상이 되는 부분을 먼저 도려내는 정공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당내 반발을 감안할 때 조기에 현실화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더욱이 박 대표는 이날 여권의 친일진상규명법 발의를 염두에 둔 듯, “노무현 정권은 과거사 정리라는 명분아래 성취와 희망의 우리 현대사를 모두 부정하면서 회색으로 덧칠하고 있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당내 비주류 통합도 과제**

박 대표는 조만간 청년과 여성 등 지명직 최고위원 3~4명을 임명하는 등의 당직개편을 단행하는 절차를 거쳐 지도부의 면모를 개혁성 강화 방향으로 일신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중적 인기에 비해 박 대표의 취약한 당내 지지기반을 감안할 때, 비주류 중진들을 중용하는 포용정책을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당의 정책기능 강화 측면에선 박세일 박형준 박재완 의원이 이끄는 여의도연구소의 역할이 주목을 받는다. 이들과 함께 개혁파 의원들의 ‘새정치수요모임’과의 암묵적 연대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선 박 대표가 소장파와 함께 한나라당의 불모지인 호남권 개척을 위해 과감한 ‘서진(西進) 정책’에 착수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모두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 갖추기를 위한 수순 밟기다.

그러나 중장기적 로드맵과는 별개로 박근혜 지도부의 순항 여부는 비주류와의 갈등을 얼마나 최소화시킬 수 있느냐에 모아진다. 홍준표 의원 등이 “야당이 야당답지 못하다”며 최근 김덕룡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데에는 당 지도부의 온건노선에 대한 강한 불만이 섞여있기 때문이다. 이는 그동안 ‘부드러운 리더십’을 강조해 온 박 대표를 겨냥한 발언으로도 해석된다.

여기에 김용갑 이방호 이상배 의원 등 영남권 보수파들은 한나라당의 대북노선 변화 등을 당의 정체성과 결부시키며 시시콜콜 문제제기 할 것이 분명하다. 더욱이 남북정상회담의 조기개최설이 나오는 가운데, ‘박근혜 대북 특사론’ 및 박 대표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면담 등이 거론되고 있어 이것이 현실화될 경우 보수 강경파의 대대적 역공을 예상할 수 있다.

박 대표는 또 대여 관계에선 첨예한 대립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정국 상황에 대한 명확한 대응방향도 설정해 내야한다. 그동안 ‘반대를 위한 반대’에 급급했던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비롯해 의문사진상규명, 친일진상규명법 개정, 국가보안법 개폐논란 등 현안에 대한 분명한 입장제시에 실패할 경우, 정책과 이슈에서 여권에 주도권을 내주고 끌려다니 게 된다는 지적도 있다.

바야흐로 박근혜 대표는 향후 2년간 한나라당을 수권정당으로 다듬어 대권 주자의 날개를 다느냐, 아니면 검증의 희생양으로 추락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는 셈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