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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의 고민', 입각이냐 당 잔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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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의 고민', 입각이냐 당 잔류냐

문희상 “金 입각할 것”, 盧대통령과의 신뢰 유지 위해 입각 가능성

‘연령 파괴형’ 발탁으로 평가되는 노무현 대통령의 이해찬 총리후보 지명은 여러모로 여권의 개각 구도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이 총리후보에 비해 정치적으로나 운동권의 ‘급’이 한단계 위인 정동영 전의장 김근태 전원내대표 등 여권 핵심인사들의 입각 여부가 다시 안개 속에 빠졌다.

***김근태 입각 포기론 ‘솔솔’**

표면적으로 정 전의장측과 김 전대표측은 공히 이 후보의 총리지명을 반겼으나, ‘이해찬 내각’에 참여하는 데는 껄끄러운 대목이 없지않다. 정치적 위상에선 정-김 양측이 이 총리후보보다 한 단계 위이지만, 이 총리후보가 정점인 내각에 입각하게 되면 상황이 역전되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관계에서 이해찬 총리내정자와 서울대 72학번 동기로 막역한 관계인 정 전의장은 부담이 덜하다. 이에 따라 정 전의장은 특별한 돌출변수가 없는 한 예정대로 통일부장관 입각 방침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 총리후보보다 정치적 선배이자 나이도 다섯살 많은 김 전대표의 입장은 난감할 수밖에 없다. 정 전의장이 통일부로, 자신이 보건복지부로 동반입각할 경우, 일반적인 내각 서열상 후배들에게 밀리는 형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보건복지부장관 입각에 부정적이었던 김 전대표 측에선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며 다양한 진로를 고민하고 있다. 김 전대표 본인은 여전히 함구하고 있음에도 주변에선 입각을 포기하는 방법이 농도 짙게 거론된다. 이는 신기남 체제 출범 이후부터 꾸준히 제기돼 온 ‘리더십 부재론’과도 맞물려있다.

그동안 정 전의장이나 김 전대표 중 한 사람이 당에 남아 구심점 역할을 해야한다는 요구가 있어온 터에 이 총리후보 지명은 김 전대표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적절한 명분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가뜩이나 통일부장관 자리를 놓고 정 전의장과의 신경전에서 패한 듯한 인상이 부담스럽고,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보건복지부장관 자리도 국민연금과 '쓰레기 만두' 파동같은 초대형 지뢰가 터진 마당에 입각 초기부터 곤경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작용했다.

***문희상, “김근태 입각하게 될 것”**

그러나 김 전대표가 이 총리후보와의 개인적, 정치적 관계만을 이유로 당에 잔류하기에는 쉽지 않은 조건이 있다. 청와대가 현재까지 개각 구상에 별다른 변화조짐을 내비치지 않고 있어 김 전대표 개인의 의지가 작용할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문희상 의원이 9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예정대로 통일부와 보건복지부, 문화관광부가 개각 대상이 될 것”이라며 “정동영, 김근태, 정동채 의원이 입각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한 대목은, 이 총리후보 지명과 관계없이 당초의 개각 구상을 그대로 가져가겠다는 청와대의 의지를 가늠케 한다.

***"친구하자", 노무현-김근태 4.17 회동 비사**

특히 김근태 전대표는 탄핵파동 과정에 어렵게 복원된 노대통령과의 '관계'가 입각 문제로 상처를 입어서는 안된다는 부담을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당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4.15총선직후 노대통령과 김 전대표의 회동 비사를 이야기하며 김 전대표의 고심을 전했다.

그는 "4.15 총선에서의 대승 이틀뒤인 지난 4월17일 오후 김근태 당시 대표는 노대통령의 부름을 받고 청와대로 들어갔고, 이 자리에서 노대통령은 탄핵과정에 김 대표가 적극적 역할을 해준 데 대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며 "노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김 대표, 우리 친구합시다'라고 말해 과거 대통령후보 경선과정에 있었던 감정의 찌꺼기를 완전히 털어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같은 노대통령의 파격적 예우에 감격한 김 대표는 '그동안 유배생활 하느라 얼마나 고생이 심했냐'고 위로하자 노대통령이 눈물을 흘렸고 김 대표도 같이 눈물을 흘렸다"고 전하며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이 자신의 해양수산부 장관 경험을 얘기하며 김 대표에게 경험을 쌓기 위해서라도 입각할 것을 권유해 김 대표가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처럼 상호신뢰에 기초해 입각을 결정한만큼 비록 그후 어느 장관으로 갈 것인가를 놓고 혼선이 있었고 후배인 이해찬 의원이 총리가 되면서 모양새도 불편해진 것은 사실이나, 차기대권을 위해서라도 현시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노대통령과의 신뢰 유지인만큼 김 전대표가 대통령의 뜻을 거슬리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 다른 당의 관계자도 “청와대에서 먼저 입각 제안을 거두지 않는 한, 김 전대표가 당에 잔류할 경우 노 대통령과 척지겠다는 항명의 의지인데 그게 쉽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또다른 관계자 역시 “(대권을 향한) 그랜드 디자인을 하는 사람으로서 일시적인 정치환경 변화에 따라 처신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도움이 되겠느냐”고 말했다. 초기 정 전의장의 ‘입각파동’이 ‘권력암투’로 비쳐지면서 입은 상처가 아물지도 않은 상태에서 또 한번 진로를 번복하는 것은 일종의 ‘무리수’라는 얘기다.

결국 김 전대표의 진로는 차기를 향한 개인적 구상과 노 대통령의 집권 2기 개각구상의 접점에서 결정되겠지만, 현재로선 후자에 비중을 두는 관측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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