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6.5 재보선, 열린우리당 ‘4대0’ 완전 참패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6.5 재보선, 열린우리당 ‘4대0’ 완전 참패

한나라 영남-수도권 싹쓸이, 민주 전남지사 회복

5일 전국 1백14개 지역에서 실시된 재보궐선거 결과 열린우리당이 4곳의 광역단체장을 모두 야당에 내주는 참패로 끝났다. 19개 기초단체장 선거도 열린우리당은 충청지역에서만 3명이 당선됐을 뿐, 수도권과 영호남에서 전멸해 패배의 충격이 더하다.

반면 한나라당은 광역단체 4곳 가운데 3곳을, 기초단체장 19곳 가운데 13곳을 싹쓸이하는 기염을 토했다. 민주당도 전남도지사 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을 누르고 승리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나라당 영남 수도권 ‘싹쓸이’, 우리당 기초단체장 3명에 그쳐**

관심을 모았던 영남권 선거에서 부산시장은 한나라당 허남식 후보(62.3%)가 열린우리당 오거돈 후보(37.7%)를 누르고 당선됐고, 경남지사도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61.6%)가 우리당 장인태 후보(27.5%)를 큰 표차로 따돌리고 압승을 거뒀다.

제주지사 역시 한나라당 김태환 후보(56.0%)가 열린우리당 진철훈 후보(44.0%)를 제치고 당선됐고, 전남지사 선거에선 민주당 박준영 후보(57.6%)가 열린우리당 민화식 후보(35.0%)를 큰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19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이 13곳을 휩쓴 반면, 열린우리당은 충청권의 3곳을 얻는데 그치는 참패를 기록했다.

우선 한나라당은 서울경기의 수도권 5개 시장.구청장을 싹쓸이했다. 한나라당은 서울 중구, 영등포구, 강동구 등 전통적인 강세 지역에서 성낙합, 김형수, 신동우 후보를 당선시켰다. 이와 함께 경기 부천시장과 평택시장에도 한나라당 홍건표, 송명호 후보가 각각 당선됐다.

또한 부산 해운대 구청장과 대구 동구청장, 북구청장에 한나라당 배덕광, 이훈, 이종화 후보가 당선됐고, 충북 충주시장 선거 역시 한나라당 한창희 후보가 당선됐다. 경남 창원과 양산에서도 한나라당 박완수, 오근섭 후보가 당선됐으며, 대전 유성구청장에는 한나라당 진동규 후보가 당선됐다. 제주시장 선거에서도 한나라당 김영훈 후보가 당선됐다.

열린우리당은 대전 대덕구청장과 동구청장 선거에서 김창수, 박병호 후보, 충남 당진에서 민종기 후보 등 3명이 당선되는 데 그쳤다.

전북 임실과 화순에서는 무소속의 김진억 이영남 후보가 각각 당선됐으며, 전남 진도에서는 민주당 김경부 후보가 당선됐다.

총 38명을 뽑는 광역의원 당선자는 한나라당 28명, 열린우리당 6명, 민주당 2명, 민주노동당 1명, 자민련 1명으로 집계됐다.

한편 이날 투표율은 28.4%에 그쳐, 지난 4.15 총선 당시의 60.6%, 지난 2002년 6월 지방선거의 48.8%에 비해 크게 낮았다.

***우리당 신기남 체제 난관 봉착**

4.15 총선과 노무현 대통령의 복귀 이후 민심향배의 가늠자이던 이번 재보선 결과 열린우리당의 참패는 향후 정국의 거센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우선 신기남 의장 등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책임론 공세를 피해가기 어려워 보인다. 선거 막판, 당 내에선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대3까지만 되면 그래도 견뎌볼만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했으나, 4패가 현실이 된 이상 과도적 성격의 신기남 체제에 대한 회의론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

물론 지도부의 권력 안착기에 치러진 선거인만큼 신 의장 사퇴 요구 등 극도의 내홍이 당장 외부로 표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 의장이 개표 직전 “당 의장이 되고 나서 바로 재보선에 직면해 개인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이해를 구했고, 당권파를 형성하고 있는 천신정 그룹에서도 재보선 패배를 ‘신기남 책임론’으로 몰아기기엔 무리라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도 지도부 체제의 한계에 대한 지적이 그동안 누적돼왔고, 이번 재보선 참패가 이에 기름을 부은 격이어서 시간이 갈수록 조기전대를 통한 분위기 쇄신 요구가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김혁규 총리 지명 등 정치현안에 대한 당내 불협화음과 맞물려 거대여당이 직면한 위기가 순조롭게 지나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김혁규 전 지사의 진두지휘 아래 당 지도부가 총출동했음에도 영남교두보 확보에 실패함으로써 김혁규 총리 지명을 둘러싸고 여권 내 진통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패배하더라도 40% 안팎의 지지율은 나오지 않겠느냐던 당의 기대에도 한참 못미친다.

이에 따라 그동안 청와대의 완고한 입장에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모양새를 취하던 당내 김혁규 반대세력의 목소리는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재보선 결과에 상관없이 김 전 지사에 대한 총리 지명을 강행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어떤 식으로건 당청간 마찰이 불가피하다.

특히 김혁규 총리지명 강행, 영남발전특위 구성 논란 등이 영남에서 효과를 발휘하지도 못했을 뿐더러 호남권 선거 패배와도 직결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당내 호남권 인사들을 중심으로 집단 반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함께 여권이 그동안 보여준 분양원가 공개 백지화 논란, 언론개혁 논란 등 개혁 후퇴와 정책 혼선에 대한 지적과 주요 인사들의 입각을 둘러싼 권력다툼 양상에 대한 비판론도 신기남 지도부를 압박하는 요인이다. 1백8명의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독자 목소리를 낼 경우 지도부의 통제불능 상태는 더욱 가속화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박근혜 대표 재신임 확실시**

반면, 후보를 낸 3곳의 광역단체장 선거는 물론, 대부분의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압승을 거둔 한나라당은 제 2당으로 전락한지 50여일 만에 정국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지난 총선을 전후해 이탈이 가속화됐던 텃밭 영남에서 지지층을 확실히 재결속함으로써 저력을 과시했다. 여기에 총선에서 참패를 기록했던 수도권 기초단체장 선거에서에서도 전승을 거둬 보수세력을 지지기반으로 정국 주도권 장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17대 국회 초부터 주요 현안 처리와 입법과정에서도 대여견제력을 크게 확보, 공세적인 태도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김혁규 전 지사의 총리지명과 관련, 영남권 승리를 바탕으로 불가론을 더욱 거세게 몰아붙이며 여권을 압박할 게 분명하다. 공세의 논리는 거대 여당의 ‘오만의 정치’이며, 분양원가 공개 등 여권의 아킬레스건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서민층의 지지를 회복해 간다는 구상이다.

박근혜 체제의 순항도 기정사실화됐다. 이번 재보선을 승리로 이끈 박 대표는 당내 기반 확대는 물론, 내달 치러질 전당대회에서도 재신임이 확실시된다.

***민주, 재기 발판 마련**

민주당도 전남도지사 선거 승리를 통해 총선 패배를 설욕하고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혁규 총리지명, 영남발전특위 등 여권의 자충수를 ‘호남 소외론’과 결부시켜 전통적인 지지층을 재결합한 결과다.

이에 따라 당 안팎에서 제기돼 온 열린우리당과의 합당론은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크다. 개별 의원들의 백기투항 가능성은 더더욱 없어졌다.

원내에선 한화갑 대표를 중심으로 독자생존의 길을 모색하는 한편, 사안과 국면마다 캐스팅보트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행보는 중장기적으로는 기정사실화된 열린우리당과의 합당 시 교섭력과 지분확대를 노린 수순으로 보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한편 지난 총선에서 3당으로 도약한 민주노동당은 이번 제보선에서는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지 못했다. 당선보다는 2자리수 지지율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기대했던 임수태 경남지사 후보가 지난 총선 정당지지율인 13%에 못미치는 10.9%에 그쳤고, 김선동 전남도지사 후보는 7.4%의 한자리수 득표율에 머물렀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