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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특강후 학생과 일문일답>"지도자 최고미덕, 솔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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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盧특강후 학생과 일문일답>"지도자 최고미덕, 솔직함"

盧 "한미관계, 달라진 게 이 정도면..."

노무현 대통령은 27일 연세대 특강후 행한 학생들과의 일문일답에서 주한미군 재배치 등 한미관계와 관련 "지금과 다른 관계 되도록 체계적으로 하는 게 대통령이 할 일이지 당장 바꾸려고 하면 서로 마음이 심하게 상한다"며 "서로 협력적 관계 속에서 서로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한미관계,달라진 게 이 정도면..."**

노 대통령은 "재배치도 충분히 협의하고 (주한미군) 감축해도 사전에 충분히 협의하고 발표라도 같이 해서 국민 보기에 파트너로 대접받고 있는 느낌 주면 좋지 않겠냐"면서 "지금까지는 안 그랬고, 그래서 미국은 왜 바꿔야 하는지도 모른다"며 불공평한 한미관계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노 대통령은 "정부로서도 계속 이렇게 하면 국민 감정 안 좋아지고 상당히 부담된다 이런 얘기를 해서 시스템과 체제를 바꾸려고 하고 있고 미국도 대화 방법이 많이 달라졌다는 게 실무자 의견이다. 달라진게 이 정도면 안 달라지면 어쩔 뻔 했나 이런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아직도 의제 설정은 조중동, 재계가 한다"**

노 대통령은 "오늘날 의제 설정하고 의제 주도하는 힘이 어디 있냐"면서 "아직은 조중동(조선.중앙.동아일보)과 재계가 내거는 주제가 주제가 된다"며 아직도 보수 세력이 우리사회의 아젠더 설정을 독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노동.농업정책에 대한 입장 변화'를 묻는 질문에 "우리끼리 아무리 해도 시장이 받아주지 않으면 안되는 경우가 있다. 지금은 시장 힘이 정치권력 힘보다 더 크다"며 "시장의 규정 안에서 우리가 정책을 만들어 간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특히 FTA 등 시장 개방에 대해 "한국이 개방적 경제 체제를 오래전부터 해왔고 다른 선택을 지금 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세계 시장과 전혀 손발 안맞는 법을 만들어 관철해서는 살아 남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정말 시장 논리로만은 있을 수 없는 수준의 투자를 농업 부문에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동계 요구에 대해서도 "노동자 요구 그대로 밀어 부치다가는 시장서 부딪쳐 경제 파탄날 수 있고 일반 국민의 보편적 상식에 부딪혀 저항에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건 전총리 애독서인 '열국지' 비판하기도**

노 대통령은 또 지도자의 자세에 대해 언급하면서 고건 전총리의 애독서로 알려진 '열국지'를 언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열국지 시대의 리더십을 갖고와 저더러 (그렇게) 하라는 사람이 있는데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고 전총리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노 대통령은 또 "열국지에 보면 이런 게 많이 나와 있는데 리더의 자질로 말 잘하고 대화 잘하고 제스처, 얼굴, 때로는 선동의 능력도 있고 사람 잘 다스리는 것 등도 있다"며 "그러나 민주주의 사회에선 이것 없이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요즘 정치 공학 책을 보면 국민을 어떻게 속일까, 어디를 자극할까 이런 기술들이 수없이 나오는데, 그런 것을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조건처럼 쓴 책을 보면 아주 답답하다"며 "가장 정직한 게 가장 훌륭한 술수이고, 정치에서 최고의 단수는 투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또 "리더가 되는데 까지 필요한 자질이 있고, 리더가 된 뒤 필요한 자질이 있는 법"이라면서 "리더에게는 꼭 필요한 자질이 있고,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성실과 공정, 신뢰와 절제, 헌신과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통찰력은 정치지도자에게 있어 역사의식을 말한다"면서 "역사를 진보하는 방향으로, 또는 퇴보하는 방향으로 역류시켰는가가 리더십 평가의 최고 기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엔 극적상황 없다보니 별로 존경할 사람 없다"**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노 대통령은 여전히 '링컨'을 꼽았다. 노 대통령은 "링컨 이야기를 읽으면 모든 사례가 다 있다. 없는 게 없다. 민주적 리더십 공부하는데 필요한 모든 사례를 다 남겨 놨다. 국가가 분열된 상황에서 국가를 구출했고, 오늘날까지도 변함없는 인권의 가치를 진보시켰다"며 '링컨 예찬론'을 폈다.

노 대통령은 특히 "국난이 있고 골치 아픈 일을 해야할 시기에 돌아가셨다"면서 "그분이 그대로 남북전쟁의 전후처리, 화해정책을 폈다면 그 분도 탄핵소추 받아서 의회 표결했을지도 모른다"고 최근 탄핵 사태의 부당함을 빗대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임기를 이어받은 존슨 대통령이 링컨의 남북화합정책을 밀고 나가다가 의회에서 탄핵소추 받았는데 한표 차이로 간신히 이겨 쫓겨나진 않았다"며 "존경할만한 인물이 되려면 때론 극적 상황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한국엔 극적 상황이 없고 그러다 보니 별로 존경할 사람이 없다"면서 "중간에 돌아가셨으면 뜰 수 있는 사람도 있는데 안 돌아가셔서"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특강에는 사전에 미리 준비된 질의자가 질문을 던지다가 한 학생이 "대통령에게 진정한 질문을 하려면 직접 질문자를 호명해 달라"며 문제제기를 해, '리더의 자질로 신뢰 얘기를 했는데 대통령 당선 후 노동, 농민 정책이 바뀌었다'라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한편 이날 특강 장소인 연대 백주년 기념관 안에는 '환영 국민의 대통령!"이라는 환영 프래카드가 걸려 있었으며, 노 대통령은 강연이 끝난 뒤 연대 상징인 독수리 상과 꽃다발을 전달받기도 했다.

노 대통령이 대학 특강을 한 것은 지난해 5월18일 전남대, 6월24일 산업기술대에 이어 세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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