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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탄핵발의, 법률적으로 타당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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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법조계, "탄핵발의, 법률적으로 타당치 않다"

민변-변협 비판, "모기 잡으려 칼 빼든 꼴"

9일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헌정사상 초유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대한변호사협회(변협)는 "야당의 탄핵 사유는 법률이 정한 탄핵 사안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고, 총선을 위한 정략적 탄핵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야당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법조계, 야당의 총선 정략적 탄핵 발의 규탄**

민변은 성명을 통해 "대통령에 대한 탄핵사유는 대통령이 헌법의 기본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를 하는 등 ‘중대하고 명백한’위법행위를 하였을 때로 엄격하게 제한 해석되어야 할 것"이라며 "대통령이 기자회견 중에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특정정당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것을 가리켜 탄핵사유에 해당할 정도의 중대한 헌법이나 법률위반이라고 할 수는 없다"라고 지적했다.

민변은 대통령 탄핵 사유에 대해 "돌이켜 우리 역사를 보면, 이승만 정권의 심각한 금권과 관권에 의한 부정선거와 학생과 시민에 대한 발포, 유신정권 때의 심각한 독재권력 행사, 전두환 정권의 광주 학살이나 호헌조치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라며 탄핵 발의는 신중해야 함을 강조했다.

민변은 "우리는 위 야당들이 왜 지금 이 시기에 국가와 국민의 안위에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라는 극한적인 투쟁을 벌이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대통령에 대한 탄핵발의가 이루어진 것이라면 이는 무책임의 극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두 양당을 비난했다.

변협도 성명을 통해 "중부지방에 내린 폭설로 인한 국민적 재해에는 아랑곳없이 지금 정치권은 온통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논쟁에만 정신을 쏟아붓고 있는 형국"이라며 "정치권이, 지금 문제삼고 있는 사유만으로 일정 기간 대통령직의 공백을 가져올지도 모르는 탄핵소추를 강행하거나 탄핵소추논의를 계속 이어가는 것은 견문발검으로 민생외면의 나락에 빠져들고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변협은 현재 야당의 탄핵 사유에 대해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에 대한 탄핵사유는 대통령이 파직될 수도 있는 충격상황을 무색케 할 만큼 중대한 것이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강조하는 한편, 대통령에게도 "헌법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 정치권이 양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을 해소시켜 줄 것"을 촉구했다.

다음은 민변과 변협의 탄핵발의에 대한 규탄 성명 전문이다.

***두 야당에 의한 대통령에 대한 탄핵발의를 규탄한다 **

새천년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소속 의원 159명의 서명을 받아 사상 초유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하였다. 이들이 주장하는 탄핵사유는 노무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특정정당에 대한 지지를 유도하고 총선민심에 영향을 미치는 언행을 반복하는 등 선거법을 위반하고 헌법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을 묵살하였고, 자신과 측근들의 권력형 부정부패가 심각하며, 국민경제를 파탄시켰다는 것 등이다.

헌법은 대통령의 탄핵사유에 대하여 “그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라고 규정하고 있다. 전체 국민의 직선에 의해 선출되고 국가의 원수이자 행정부의 수반이며 국군통수권자로서의 대통령의 지위 및 헌법상 보장된 재직 중 형사소추제한의 취지를 고려할 때 대통령에 대한 탄핵사유는 대통령이 헌법의 기본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를 하는 등 ‘중대하고 명백한’ 위법행위를 하였을 때로 엄격하게 제한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돌이켜 우리 역사를 보면, 이승만 정권의 심각한 금권과 관권에 의한 부정선거와 학생과 시민에 대한 발포, 유신정권 때의 심각한 독재권력 행사, 전두환 정권의 광주 학살이나 호헌조치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대통령이 기자회견 중에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특정정당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것을 가리켜 탄핵사유에 해당할 정도의 중대한 헌법이나 법률위반이라고 할 수는 없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과 관련하여 대통령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하면서도 기본적으로 존중한다는 의견을 밝혔는바, 대통령이 헌법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을 묵살하였다고 하기도 어렵다. 대통령 자신과 측근들의 권력형 부정부패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상태이고 대통령으로서의 ‘직무집행’과의 관련성도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국민경제를 파탄시켰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증명되지 못하였고 헌법과 법률위반이라고 하는 헌법상의 탄핵사유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결국 이렇게 보면 현재 위 야당들이 주장하고 있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사유는 법리적으로 근거가 부족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위 야당들이 왜 지금 이 시기에 국가와 국민의 안위에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라는 극한적인 투쟁을 벌이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현재의 제16대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심판을 받기 위한 총선을 기다리고 있다. 그것도 1개월 남짓밖에 남지 않았다.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대통령에 대한 탄핵발의가 이루어진 것이라면 이는 무책임의 극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제16대 국회는 유례없는 부패로 얼룩졌고 정치관계법 개정과정에서는 당리당략에 따라 국민과의 약속은 물론 자기들끼리의 합의마저도 저버리는 추태를 보임으로써 국민들로부터 더 이상 국회로서의 권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가 근거도 미약한 탄핵발의로 정치관계법의 개정과 각종 민생현안에 대한 해결 등 정작 해야 할 자신의 책무를 방기하고 정국을 파탄지경으로 몰아가는 것은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을 무시하고 우롱하는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국정혼란과 국민불안을 방지하기 위해 탄핵발의만은 자제되어야 한다는 온 국민의 열망을 오로지 당리당략을 위해 저버린 두 야당을 강력하게 규탄하며, 국민에 의한 준엄한 심판만이 이 나라를 바로 세우는 길임을 확인한다.

2004. 3. 9.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최병모

***탄핵정국을 거두고 도탄의 민생을 추슬러야 한다 **

중부지방에 내린 폭설로 인한 국민적 재해에는 아랑곳없이 지금 정치권은 온통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논쟁에만 정신을 쏟아붓고 있는 형국이다.

국회에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를 의결한다면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탄핵불가 결정이 있을 때까지 대통령의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게 된다(헌법 제65조 제3항, 헌법재판소법 제50조). 만약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의 탄핵을 결정하는 날에는 대통령은 대통령직에서 파면된다는 충격상황이 벌어지게 된다(헌법 제65조 제4항, 헌법재판소법 제54조 제2항).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에 대한 탄핵사유는 이들 충격상황을 무색케 할 만큼 중대한 것이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최근 정치권 일각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사유로 들고 있는 사항들-대통령이 지난 2월 24일 방송기자클럽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하여 특정 정당을 돕고 싶다고 대답한 발언과 측근비리-이 탄핵사유로 삼을 만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한다. 측근비리의 문제는 대통령 재임 중의 법률위반이 아니기 때문에 탄핵사유에서 아예 제외된다.

대통령의 발언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적하듯 공무원인 대통령의 중립의무에 반하는 것이라 하더라도, 국민의 직접선거로 선출된 대통령이 그만한 일을 가지고 파면된다는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하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적하는 대통령의 중립의무 위반은 탄핵사유로 삼기에는 너무도 작아 보인다. 대통령의 사과만 있다면 탄핵소추를 그만두겠다는 정치권 일각의 태도가 그 반증이다. 사과 정도로 끝날 일이 어찌 탄핵사유가 되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이, 지금 문제삼고 있는 사유만으로 일정 기간 대통령직의 공백을 가져올지도 모르는 탄핵소추를 강행하거나 탄핵소추논의를 계속 이어가는 것은 견문발검으로 민생외면의 나락에 빠져들고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한편 우리는, 대통령도 헌법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 정치권이 양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을 해소시켜 줄 것을 촉구한다. 지금은 우리 모두 눈밭으로 달려가 도탄에 빠진 민생을 부축해야 할 때다. 하물며 정치인들은 국가를 경영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이 아니던가.

2004. 3. 9.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박재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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