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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정동영 의장 체제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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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우리당, 정동영 의장 체제 출범

신기남 2위, ‘개혁지도부’로 면모일신

열린우리당은 11일 임시 전당대회를 열어 정동영 의원을 새 당 의장으로 선출했다. 정 의원은 이날 잠실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열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서 5천3백7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신기남 의원이 2천8백17표를 얻어 2위, 이부영 의원이 2천1백43표로 3위, 김정길 전 행자부 장관이 1천7백42표를 얻어 4위를 차지했고, 5위 이미경 후보는 1천6백95표를 얻어 자력으로 상임중앙위원에 선출됐다. 이들과 함께 경쟁했던 장영달 유재건 허운나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신기남-이미경 등 가세, 개혁지도부 출범**

정 의장은 이날 민주당 신주류와 개혁당 세력 및 호남 유권자들의 고른 지지와 함께, 젊은 층의 표 쏠림에 힘입어 압도적 승리를 거두었다. 정 의장만큼 전국적 지명도를 갖춘 대항마 부재에 따른 현상으로 경선 시작과 더불어 예상됐던 결과다.

여기에 4월 총선에서 60대 중,후반의 대표가 당을 이끌고 있는 한나라당 및 민주당과의 차별화를 위해선 50대 개혁 지도부 체제를 갖춰야 한다는 대의원들의 전략적 선택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정 의장과 함께 열린우리당 개혁 그룹을 주도해 온 신기남 의원이 2위를 차지한 것과 여성계 출신으로 역시 개혁 이미지의 이미경 의원이 예상외의 선전으로 지도부 자력진출을 이룬 대목에서도 확인된다. 개혁 성향이 강한 새 지도부에 안정과 통합의 보완 역할은 이부영 김정길 의원이 담당하게 됐다.

***“최병렬 대표와 1대1 토론 갖자”**

정 의장은 취임 일성으로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몇몇 정치인들의 물갈이가 아니라 통째로 정치판을 판갈이 하라는 것”이라며 “과감하고 단호한 공천혁명으로 세대교체, 세력교체를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구상하는 개혁 프로그램의 속도와 폭을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정 의장은 이어 불법 정치자금의 국호환수 특별법 제정을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에게 제안했다. 그는 “불법정치자금에 대한 국고환수 특별조치법을 제정해야 한다”며 “안기부 자금과 차떼기 자금도 즉각 환수돼야 하며, 우리당과 관련된 부분도 예외가 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선거관련법 개정과 관련, 최병렬 대표에게 “무엇이 개혁이고 무엇이 개악인지, 무엇이 낡은 것이고 무엇이 새로운 것인지 TV에 나와 일대일 토론을 갖자”고 요구했다.

정 의장은 한편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국가경제지도자회의’ 개최를 정치권에 제안, “양대 노총과 경제 5단체, 대학총장, 정당 대표, 정부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여 실업문제 해결을 위한 대타협을 이뤄내자”고 촉구했다. 민생과 경제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보임으로써 개혁 일변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실험대에 오른 정동영 리더십**

개혁 그룹의 리더격인 정 의장을 필두로 열린우리당이 명실공히 ‘개혁 지도부’ 진용을 갖춤에 따라 여권은 물론 정치권 전반의 세대교체 바람에도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정 의장은 기존 당과의 차별성 확보를 위해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당 내 일부의원들에 대한 처리에 속도를 내는 한편 외부인사 영입 작업을 본격화해 ‘물갈이 정국’ 주도권 확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설 연휴 전에 출범할 예정인 선대위에는 지명도를 갖춘 외부인사와 당내 개혁그룹의 대거 중용이 예상된다.

이같은 정 의장의 개혁 드라이브가 착근하기 위해선 김원기 전 의장, 김근태 원내대표 등 중진 그룹과 마찰을 최소화하는 게 일차적 과제다. 새 지도부 인선과 조직책 선정, 총선전략 등에 이견이 노출될 경우 당 운영에도 적잖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정 의장이 다양한 세력의 결합체인 열린우리당을 조화롭게 포용하고 20%에 못 미치는 당 지지율을 끌어올려 한나라당과의 양강구도를 조기에 실현하는 것도 그의 리더십이 연착륙하기 위한 조건이다. 경선과정을 거치며 ‘정동영 대세론’에 제 세력이 암묵적 동조를 보이긴 했지만, 당 지지율의 정체기가 지속될 경우 이들의 견제심리가 표면화 될 소지가 크다.

한편 정 의장이 그동안 외부인사영입위원장으로 내각과 청와대 참모들의 ‘대규모 징발론’의 진원지였다는 측면에서 강금실 법무장관, 문재인 유인태 수석 등 중량급 인사들에 대한 총선 출마 압박도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노무현 대통령의 조기 입당론과 맞물려 여권 총선전략의 핵심으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개혁공세로 총선정국 돌파**

정동영 체제의 우리당은 개혁성과 참신성을 내세워 당면한 총선 정국을 한나라당으로 대표되는 보수진영과 ‘개혁 대 수구’ ‘젊은당 대 노인당’ 구도로 몰고 갈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66세의 최병렬, 68세의 조순형 대표가 이끄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비해 51세의 정 의장을 간판으로 한 열린우리당은 개혁과 세대교체의 이미지를 선점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 의장은 이 같은 세대교체 효과를 총선 승리로 몰고가기 위해 한나라당 민주당과의 가파른 대립각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당선 기자회견에서 ‘기동성 있는 현장정당’을 강조하며 “더 이상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말한 것이 정 의장이 구상하는 총선 구도의 단면이다.

이에 따라 정 의장은 총선 양강구도 형성을 앞당기기 위해 대선자금 정국에서 불법대선자금 환수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등 한나라당에 대한 전면전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관련법 개정을 위한 TV토론을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에게만 제안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한편 정 의장은 ‘형제당’ 등의 발언으로 총선 후 연합정권 구상을 내비친 바 있어 민주당에 대한 직접적 공세는 가급적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민주당과의 재통합 논의는 총선 변수에서 배제될 것으로 보인다. 정 의장은 당선회견에서 “신년들어 당내 재통합을 주장한 분은 없었고,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한 얘기”라며 “민주당과는 정치개혁 노선을 갖고 경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선을 그었다. 재통합 거부입장이 분명한 신기남 이부영 이미경 의원 등이 지도부에 포진한 점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반면 정 의장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민주당과의 대결 구도가 더욱 첨예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호남 출신의 정 의장의 당선은 총선에서 호남 표심을 얻기 위한 민주당과의 필연적 경쟁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민주당은 정 의장을 대표적인 ‘분열의 책임자’로 지목, ‘배신당’ 공세 수위를 높여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총선을 앞둔 정동영 체제의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야권과 첨예한 대립과 충돌이 불가피해 험난한 행보가 예상된다.

***정동영 의장은**

전북 순창 출생으로 51세의 정 의장은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 MBC 기자, 앵커를 거쳐 15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전신인 국민회의 공천으로 전주 덕진구에서 당선된 재선 의원이다. 15, 16대 총선에선 전국 최다득표로 당선됐고, 이후 2000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선 47세의 나이로 최연소 최고위원에 선출됐다.

이후 민주당 대변인, 최고위원을 역임하고 지난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경선 지킴이’를 자처하며 완주, 전국적 지명도를 갖췄다. ‘국민참여운동본부장’으로 대선을 거치며 민주당 추미애 상임중앙위원과 차기 대권 주자 이미지를 공고히 구축한 것도 당 의장에 선출된 밑거름이 됐다.

대선 이후엔 이른바 ‘천신정(천정배 신기남 정동영)’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민주당 신주류 강경파의 핵심으로 등장,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했다.

정 의장은 그러나 정치권 입문 8년간 정치흐름을 주도하기보다는 편승한다는 비판을 받아왔고, 당 내에서도 끊임없이 갈등의 진원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번 당 의장 선출이 그의 차기 대권을 향한 가도에 득이 될지 실이 될지에 대한 평가도 크게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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