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열린 민주당 당무회의가 폭력극으로 끝난 후, 김근태 의원은 모든 당직 사퇴와 함께 이날부터 사흘간 당무회의장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갈 것을 선언했다.
***“민주세력 재결집 위해 노력하겠다”**
김 의원은 “집권여당의 책임있는 지도부의 한사람으로서 지난 수개월 동안 계속된 지루한 신당논란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결론도 내리지 못한 오늘의 이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모든 당직을 사퇴하고 오늘부터 당무회의 현장에서 사흘간 단식농성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의원은 이날 당무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한다”며 이같이 밝히고 “민주적 절차를 폭력으로 저지한 오늘의 사태는 폭거”라고 규정했다.
김 의원은 “견해차이를 전제로 절차와 규정이 있고, 서로 불신하는 상황을 대비해 당헌 당규가 있는 것”이라며 구주류측의 당무회의 표결 저지를 비난했다.
김 의원은 이어 “오늘 당무회의를 계기로 민주당은 사실상 정당의 기능을 상실하고 말았다”며 “민주당이 정치적 사망에 이르는 길, 그 문을 열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특히 당직사퇴와 단식농성이 “중대결심”의 1단계임을 밝히고 “만약 오늘의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면 민주세력의 재결집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해 추가적 행동이 이어질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신주류와의 교감이나 탈당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으나, 김 의원은 “나는 내 길을 간다”며 신주류와의 관련성을 부정했다. 신당추진모임이 당무회의 무산과 더불어 창당주비위 구성을 선언한 것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나는 그에 대한 의논을 한 바도 없고 검토한 바도 없다”고 불참의 뜻을 표했다.
당직사퇴 선언에 따라 김 의원은 상임고문, 당무위원, 경제활성화대책위원장 등 현재 맡고 있는 모든 당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7시부터 당무회의장에서 사흘간의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박상천, ‘신주류 책임론’ 강조**
한편 구주류 박상천 최고위원도 당무회의 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표결 저지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사실상의 ‘승리’를 선언, 김 의원과 대조를 이뤘다.
박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이 김두관 장관 해임건의안을 다수의 힘으로 처리한 것에 빗대 “다수당이 이를 무리하게 표결로 통과시킨 것이 정당성이 없지않느냐”며 신주류의 표결처리 방침을 비난했다.
박 최고위원은 또 “절이 싫어 떠난다는 스님들51명이 나머지 49명이 도를 닦겠다는데도 절을 불지르고 떠난다는 게 민주주의냐”며 “DJ, YS도 총재시절 그런 일은 안했다”고 주장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렇게 (신주류가) 정당사상 유례없는 일을 하려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라며 신주류의 책임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다음에 당헌을 개정할 때 ‘당 해산 및 신설시 재적당원 2/3이나 3/4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내용으로 고쳐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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