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와 홍사덕 원내총무 등 당 지도부가 최근 양길승 청와대 제1부속실장 ‘향응파문’ 및 한총련 사태와 관련, 공세의 초점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맞추기 시작했다. 특히 홍 총무의 “노 대통령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 발언과 관련, 대통령 탄핵까지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어 향후 큰 파문이 예상된다.
***홍사덕, “노 대통령에 대한 입장 근본적 재검토”**
홍사덕 총무는 9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총련의 미군 장갑차 점거 및 한나라당 지구당사 시위와 관련, "모든 책임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있다"며 "이런 일이 계속된다면 노 대통령에 대한 입장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홍 총무는 "노 대통령과 정부의 비호, 묵인 아래 김정일 노선을 추종하는 일부 과격단체들이 이 나라의 안보와 민주헌정 질서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총무는 "대통령이 이적단체인 한총련의 합법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한총련의 미군 장갑차 점거시위 정황을 경찰이 알면서도 예방조치를 취하지 않았겠느냐"며 "특히 범청학련이 한나라당 지구당사를 습격했으나 경찰이 방조에 가까운 미온적 태도를 보인 것은 군사독재 시절에도 없던 만행"이라고 주장했다.
한총련 소속 대학생 4백여명은 8일 오후 한나라당 원주지구당 사무실을 습격해 지구당 건물에 스프레이를 칠하고 현관문을 파손했었다. 한나라당은 또한 최근 부산 등 여타 지구당에 대해서도 한총련의 습격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 총무는 “재검토가 탄핵을 말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이미 많은 의원들이 이대로는 안되는 것 아니냐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며 “의원들과 함께 심각하게 근본적인 재검토를 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최병렬, “대노(對盧) 투쟁 불사”**
이에 앞서 최병렬 대표도 8일 양길승 제1부속실장 향응 사건에 대한 청와대의 ‘축소은폐’ 의혹과 관련, 이를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에 비유하며 강력한 대노(對盧) 투쟁을 선언했다. 워터게이트 사건은 닉슨 당시 미대통령의 중도 하야를 초래한 사건으로, 최 대표의 이같은 언급 또한 홍사덕 총무와 유사한 맥락의 '탄핵'을 시사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최 대표는 이날 제주도지부장 이취임식 연설에서 “워터게이트 사건때 (닉슨 대통령은) 도청했다고 쫓겨난 게 아니라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 문제였다”며 “날마다 거짓말을 연출하면 국민이 어떻게 보겠느냐”고 청와대를 비난했다.
최 대표는 “대통령은 언론의 압력에 의해 사표받을 수 없다고 했는데 대통령 말이 뭐가 됐느냐”며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국민에게 사죄하는 자세를 취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이어 “노 대통령에게 분명히 경고하는데 계속 부도덕하고 무책임한 거짓말을 하면 국민과 함께 나서서 투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최병렬 대표, 홍사덕 총무 등 한나라당 지도부의 잇따른 '강성 발언'은 향후 정국을 급랭시키며 극한정쟁을 초래할 소지가 크다는 점에서 향후 추이를 예의주시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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