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책위의장에 이강두 의원(거창/함양, 3선)이 선출됨으로써 한나라당의 새로운 지도부 구성이 일단 완료됐다.
최병렬 대표(경남 산청 출신)와 홍사덕 원내총무(경북 영주 출신)에 이어 정책위의장까지 영남권이 독식한 셈이다. "'영남 마피아'가 당권을 장악했다"는 한나라당 개혁파들의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형국이다.
이 의원은 30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총 투표자 2백41명 중 91표를 얻어 79표를 얻은 전용원 의원을 12표차로 따돌리고 정책위의장에 당선됐다. 한나라당으로서는 처음으로 실시한 정책위의장 경선이었다.
임명직 정책위의장에 이어 2번째로 정책위의장을 맡게 된 당내 대표적 경제통인 이 의원은 당선 인사말에서 “정책정당을 만들어 여당과 경쟁해 국민의 심판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하고 “내년 총선에 꼭 승리하고 새로운 정치발전을 가져오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함께 경선에 나선 홍준표 의원은 "경제가 나빠야 야당이 잘 된다"는 종전의 구설수 때문인지 28표, 김만제 의원은 24표, 김용균 의원은 18표에 그쳤다.
이강두 신임 정책위의장은 경제기획원 예산심의관과 대외경제총괄국장, 주소련 초대 경제공사 등을 지낸 경제관료 출신으로 14대에 국회에 첫 발을 내디딘 후 내리 3선을 했다. 일처리가 꼼꼼하고 성실해 이회창 전 총재를 비롯해 역대 당 지도부로부터 신임이 두터웠던 이 의장은 정책위의장 출마를 위해 국회 정무위원장직까지 내던지는 모험을 감행했다.
이 의장은 선거 공약에서 원내외 위원장들이 정책개발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예비내각제'를 도입하겠다고 해 눈길을 끌었었다.
전문성과 균형감각, ‘적’을 만들지 않는 정치스타일로 당 안팎에서 호평을 받는 이 의장의 당선으로 한나라당은 보수성향의 대표와 개혁성향의 총무, 중도적인 정책위의장이라는 모양새를 갖췄다.
그러나 이들 모두 영남 지역 출신이라는 점에서 ‘한나라당은 영남당’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또한 최병렬 당대표는 조선일보 편집국장 출신, 당내 2인자인 홍사덕 원내총무는 중앙일보 출신이라는 이유로 조중동 출신이 한나라당의 핵심 요직을 차지하게 됐다는 점도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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