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부영 의원이 27일 탈당의사를 밝히고 교섭단체 구성을 목표로 독자적 신당창당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한나라당 개혁파의 리더격인 이 의원이 선두에서 탈당의사를 밝혀, 정치권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7월 탈당 기정사실화**
이부영 의원은 이날 일본 오사카 한국인촌 건립추진위 총회에 공동추진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한 뒤 민주당 김근태 의원 등이 동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원내총무 및 정책위의장 경선이 끝난 뒤 당 대표를 만나 생각을 전달하는 절차를 거치겠다"고 말해 7월초 탈당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는 "적어도 9월 정기국회 전에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정기국회때 대표연설, 국정감사 등을 통해 국민에게 남북문제 등에 간해 전향적이고 지역성을 극복한 전국적 새 정당의 필요성을 강조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탈당 규모에 대해 "현재까지 의견을 모아온 7명 외에도 남북문제 등에 대해 보수일변도인 한나라당 간판으로는 내년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수도권 의원들이 상당수 있다"고 말했다.
***"정기국회 전 교섭단체 구성 목표"**
이 의원을 포함해 김부겸 김영춘 이우재 김홍신 안영근 서상섭 의원 등의 탈당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리더인 이 의원이 정기국회 전 원내교섭단체(20석) 구성을 목표로 신당창당에 나설 뜻을 밝힘으로써 당 안팎의 세 규합 정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당내 개혁적 성향의 일부 수도권 의원들이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밝혀 동반탈당 규합 대상이 주로 수도권 의원들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당초 4~5명선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던 탈당파 규모가 이 의원 주장대로 10여명 안팎에 이르면, 신당 창당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민주당을 비롯해 정국에 미치는 파괴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이 의원의 기자회견에 동석했던 민주당 김근태 의원이 "한나라당 탈당 의원이 의미있는 일정한 수가 되면 민주당내 신당 논의에도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여기에 탈당파들은 그동안 민주당 내 신당파와는 거리를 둔 일부 중도개혁 성향의 L모, J모 의원 등과도 깊숙한 논의를 해온 것으로 알려져, 이들이 합류할 경우 본격적인 정계개편의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병렬 체제 출범부터 흔들**
이부영 의원의 탈당선언은 최병렬 한나라당 신임대표에게도 큰 시련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병렬 대표는 27일 대표 수락연설에서 탈당파들에게 당 잔류를 호소했었고, 탈당파는 극소수가 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기 때문이다.
최병렬 대표가 직접 탈당파 의원들을 접촉하며 설득하고 있는 가운데, 이부영 의원이 말한대로 탈당파 의원 숫자가 10여명 안팎으로 늘어나게 되면 최병렬 체제는 출범부터 크게 동요할 가능성이 크다.
최병렬 체제가 '보수 개조'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출범한 마당에 당내 개혁파들이 대거 탈당하게 되면 최병렬 체제는 '수구노선'과 '민정계 영남당'으로 낙인찍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병렬 대표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필사적으로 탈당파들을 막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당내 개혁파의 또다른 상징인 김덕룡 의원을 '원내총무'로 내세워 개혁파 탈당을 최소화하려는 작업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탈당파 7인은 29일께 모임을 갖고 향후 진로를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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