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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금지연 아니라 안전상 이유로 회담 연기"

임동원 2000년 6월 극비방북, 정상회담 연기 협의

북한이 2000년 6월 초부터 남북정상회담의 일정 조정을 남쪽에 요청했으며, 임동원 당시 국정원장이 6월3~4일 극비리에 평양을 방문해 이 문제를 북쪽과 협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겨레신문이 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그가 정상회담 일정을 미리 조정한 것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2억달러 대북송금 지연으로 북쪽이 정상회담을 하루 연기했다는 의혹이 일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동원, 극비 방북해 정상회담 연기 협의**

한겨레신문은 "남북정상회담 준비에 관여했던 당시 정부 관계자들은 '북쪽은 6월초 경호와 안전상 이유를 들어 정상회담을 하루 앞당기거나 늦출 필요가 있다는 의사를 전달해 왔으며, 정부는 비공식적 경로를 통해 북쪽과 이 문제를 협의해 회담연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한겨레신문은 한 관계자는 "이 문제로 임동원 당시 국정원장이 직접 6월3~4일 비밀리에 육로를 통해 평양을 방문해 북쪽 고위층과 협의했다"며 "당시 남북간에 이 문제를 비밀로 하기로 협의해 지금까지 밝히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임 전 국정원장이 같은 해 5월에도 남북정상회담 의제를 논의하기 위해 비밀리에 방북했던 사실은 일부 언론을 통해 알려졌으나, 6월 방북 사실이 알려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정상회담 연기 배경 해소되나**

이 같은 주장은 대북송금이 늦어져 정상회담이 하루 연기됐다는 지금까지의 의혹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부분어서 주목된다.

이와 관련, 남북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지난 2000년 6월10일 북한은 돌연 정상회담을 하루 연기한다는 통보를 해왔다. 당시 북한이 밝힌 이유는 준비가 덜 됐다는 것이었으나, 대북송금 파문이 불거지면서 그동안 송금 지연을 이유로 회담을 연기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따라서 임 전 국정원장의 방북과 정상회담 일정에 관한 사전 조율이 사실로 규명될 경우, 대북송금 의혹의 핵심인 정상회담 연기 배경에 대한 의구심이 일정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송두환 특검팀은 최규백 전 국정원 기조실장을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2000년 6월초부터 남북정상회담 연기를 포함한 일정조정을 요청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북측이 정상회담 일정이 사전에 공개된 데 불만을 갖고 일정조정을 요청했으며, 남북간 협의까지 마쳤다는 설명이다.

특검팀은 또 4일 박재규 전 통일부장관을 불러 남북정상회담이 연기된 경위에 대해 중점 조사했다. 박 장관은 이날 조사에서 "당초 예정된 정상회담 하루 이틀 전에 회담연기를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며 "대북송금 사실은 전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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