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30일 구주류 핵심인 박상천 최고위원과 정균환 원내총무를 겨냥, “정치일선에서 물러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공식적인 신당 추진 논의의 첫걸음 격인 당무회의에 바로 앞서서다.
***“박상천, 정균환 의원은 정치일선에서 물러나라”**
추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민주당 당무위원회의에 부쳐’라는 글을 통해 “‘정통모임’이라는 단체까지 결성하여 민주당 분열을 끝간데 없이 만들고 있으므로 실명을 언급할 수밖에 없다”며 “박상천, 정균환 의원은 용단을 내려 정치일선에서 물러나시고 오늘의 이 혼란을 수습할 수 있는 길을 열어달라”고 요구했다.
추 의원은 “지난 대선과정에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버리려고 했던 분들이 선거 끝나고 민주당을 사수한다는 것은 모순된다”면서 “그것은 분열과 패배주의로 혼란을 야기했던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술책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추 의원은 그러나 “단순히 전국에서 의석을 가진다는 의미의 전국정당화는 지역주의의 본질을 외면한 대증요법이지 원인치료법은 될 수 없다”면서 “민주당 내에서 신당의 사명을 그렇게 설정하는 것은 방향성을 상실한 것”이라며 신주류의 주장에 대해서도 비판을 가했다.
추 의원은 “전국정당화는 개혁의 힘을 얻기 위한 수단개념이지, 그 자체가 정당의 다른 모든 이념에 우선하는 가치개념이 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소외된 계층과 약자에 대한 배려라는 소중한 정치적 책무를 외면하고 전국정당화만 추구한다면 그것은 힘의 논리로 정치를 하겠다는 것으로 집권한 세력과 다수의 야합”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추 의원은 “대통령께서는 민주당을 지역당이라고 스스로 비하하고 지역적 기반의 사고를 뛰어넘지 못한다면 안된다고 하지만 이는 지역주의의 현상만 본 것이고 그 원인이나 본질을 보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 의원은 “지역차별과 소외의 문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호남인들의 간절함이 영남출신 대통령을 그토록 적극적으로 성원했던 가장 큰 이유”라며 “지역차별과 소외를 풀고자하는 호남의 염원을 직시하지 않고 단순히 역학구도로서의 전국정당을 주장하는 것은 맹목적”이라고 덧붙였다.
추 의원은 신당에 대한 자신의 입장으로 “정치적 책무를 꾸준히 해 온 당의 정체성을 역사적으로 이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추 의원은 그러나 이날 당무회의에는 개인일정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다.
다음은 추미애 의원의 글 전문.
***민주당 당무위원회의에 부쳐**
분열과 혼란, 대립과 반목이 판치는 세상입니다.
백가쟁명의 와중에 누구도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의 과실을 누리면서 이렇게 무책임해도 되는 것인지 불안한 마음을 금할 길 없습니다.
다시 한번 정치가 과연 어떠해야하는 것인지 생각하고자 합니다.
저는 정치의 역할이란 소수에 대한 배려를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유시장원리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를 잘 갖추어주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경쟁의 장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경제원리에서는 효율성이 우선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정치는 경쟁에서 뒤처진 약자에게 사회적으로 배려를 해주어 시장의 실패를 보완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대통령께서는 민주당을 지역당이라고 스스로 비하하고 지역적 기반의 사고를 뛰어 넘지 못하면 안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는 이는 지역주의의 현상만 보신 것이고 그 원인이나 본질을 보지 않으신 것 같습니다. 지역주의의 문제는 지역차별과 지역소외의 문제를 바라보지 않으면 그 본질을 보지 못하게 됩니다. 단순히 전국에서 의석을 가진다는 의미의 전국정당화는 지역주의의 본질을 외면한 대증요법이지 원인치료법은 될 수 없는 것입니다.
정치적으로 고립된 호남은 그동안 지역차별과 소외의 족쇄에 피해를 당해왔습니다.
개발독재시대에 경부축을 중심으로 한 개발혜택을 가장 많이 본 영남권과는 달리 산업기반시설이 취약한 서부 호남권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수도권으로 이주를 많이 하였습니다. 수도권에서는 지역차별이 계층적인 차별로 연결되었습니다. 호남에서 이주한 인구 중에 상대적으로 빈곤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호남인들은 그 누구보다도 진정으로 지역차별과 소외의 문제에서 벗어나고자 염원합니다. 그러한 간절함이 영남출신 대통령을 그토록 적극적으로 성원했던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지역차별과 소외를 풀고자하는 호남의 염원을 직시하지 않고 단순히 역학구도로서의 전국정당을 주장하는 것은 맹목적입니다.
민주당 내에서 신당의 사명을 그렇게 설정하는 것은 방향성을 상실한 것입니다. 바로 힘없는 소수에 대한 배려와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이라고 한 민주당이 지역차별이 계층차별로 재생산된 소외와 차별의 희생양이 되었던 호남을 또다시 울리고 영남 다수의 환심을 얻어 전국정당이 되겠다는 것은 정체성을 잃는 행위입니다.
차별과 소외의 본질을 언급하지 않고 다수의 환심을 얻어 정치적 전국정당화를 추구하는 것은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 무엇을 위한 것입니까?
민주당은 개혁을 추진할 힘을 얻기 위하여, 개혁우군을 확보하기 위하여 전국정당이 되고자 몸부림쳤습니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정당의 정신을 버리지는 않았습니다. 지금 신당이 표방하는 것처럼 전국정당이 될 수 만 있다면 지역차별과 소외의 극복, 남북 교류 협력과 평화 통일 지향,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책 등을 실현하기 위한 목적은 실종되어도 좋다고 동의할 지지자는 없을 것입니다. 단순 전국정당이 이 모든 문제를 일거에 해결해주는 만능 열쇠가 될 수는 없습니다.
전국정당화는 개혁의 힘을 얻기 위한 수단 개념인 것이지 그 자체가 정당의 다른 모든 이념에 우선하는 가치개념이 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소외된 계층과 약자에 대한 배려라는 소중한 정치적 책무를 외면하고 전국정당화만 추구한다면 그것은 힘의 논리로 정치를 하겠다는 것으로 집권한 세력과 다수의 야합이라 할 것입니다.
저는 단순히 민주당의 간판을 유지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민주당의 정강정책과 정신을 소중히 이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통정당으로서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배려를 하고, 분단국가의 현실을 직시하고 민족에게 미래에 대한 비젼을 제시해온 정당으로서 그 정치적 책무를 꾸준히 해온 당의 정체성을 역사적으로 이어나가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끝으로 저는 그런 의미에서, 지난 대선과정에서 민주당 대통령후보를 버리려고 했던 분들은 이제라도 미련없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간곡히 청합니다.
이제와서 민주당을 사수하겠다고 하지만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부정했던 사람들이 선거 끝나고 민주당을 사수한다는 것은 모순됩니다. 그것은 분열과 패배주의로 혼란을 야기했던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술책에 불과합니다.
정치후배가 선배의 존함을 함부로 공개한다는 것은 인간적으로 매우 송구한 일입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정통모임"이라는 단체까지 결성하여 민주당 분열을 끝간 데 없이 만들고 있으므로 실명을 언급할 수밖에 없음을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박상천 의원님, 정균환 의원님, 두 분께서 용단을 내려 정치일선에서 물러나시고 오늘의 이 혼란을 수습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시기를 간곡히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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