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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당권경쟁 첫 ‘안방 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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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당권경쟁 첫 ‘안방 심판’

‘100분 토론’서 경선주자들 서청원 맹공

한나라당 대표경선에 나선 6명의 후보들은 29일 밤 ‘MBC 100분 토론’에 출연, 당의 새로운 리더십과 정치개혁 등을 주제로 토론 공방을 벌였다.

공식적인 선거운동 돌입에 앞서 가진 첫 TV 토론인 만큼 각 후보들은 자신의 정견 발표에 주력했다. 그러나 후보 간 상호 토론 시간에는 서청원 최병렬 강재섭 등 이른바 ‘3강’에 날선 질문이 몰려 전당대회를 한달여 앞둔 경선 판세를 가늠케 했다.

***“내가 당 대표 적임자”**

강재섭 의원은 기조발표를 통해 “작년에 (대표를) 했던 분, 너무 연세가 많은 분이 또 다시 대표가 된다면 국민들은 한나라당이 변화하기 힘들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서청원 최병렬 의원을 겨냥한 뒤, “노무현 대통령과 상대해서 경쟁할 수 있는 사람은 강재섭 뿐”이라고 ‘젊은 후보론’을 내세웠다.

김덕룡 의원도 “대통령 선거에서 두 번이나 졌는데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며 서 의원을 질책하고,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특정지역당이 돼선 안된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호남과 충청권을 아우르는 개혁정당으로 바꿔내겠다”고 말했다.

서청원 의원은 “한나라당은 지금 수구, 보수, 노쇠한 이미지를 고쳐 중산층과 서민들을 우군화해야 한다”며 ‘중간세력 주도론’을 강조하고, “내년 총선에서 국민들이 승리를 안겨주면 국정의 반을 한나라당이 맡아 책임지겠다”고 주장했다.

최병렬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과 주위 사람들을 보면 나이가 많아서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젊어서 문제”라며 3개 부처 장관과 서울시장 등을 역임한 자신의 경륜을 과시하고 “세대교체보다 중요한 것은 ‘강력한 리더십’”이라고 역설했다.

김형오 의원은 “낡은 깃발, 패배의 얼굴이 당의 대표가 된다면 한나라당에 미래가 있겠느냐”며 ‘세대교체론’을 주장했고, 이재오 의원도 “변화하는 시대에는 변화에 걸맞는 지도력,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5人 협공에 서청원 여유**

이어진 상호토론 시간, 각 후보들의 질문공세는 서청원 최병렬 강재섭 ‘3강’에 집중됐고, 특히 서 의원에겐 십자포화가 쏟아졌다. 반면 서 의원은 비교적 약체로 평가되는 이재오 김형오 의원에게 각각 NEIS 갈등 해결 방법과 젊은 인물 영입에 관한 견해 등 경선 현안과 거리가 먼 질문을 던지는 여유를 보였다.

대표경선 불출마 선언 번복과 총선 후 내각구성권을 확보하겠다는 주장이 서 의원에 대한 타 후보들의 공통된 공격 포인트.

강재섭 의원은 “(서 의원의 주장은) 조각권을 받아서 국무총리나 해보자는 것으로 자민련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고 비난했고, 최병렬 의원은 “현 제도(대통령제) 하에서 총리를 내고 연정을 하자는 견해는 대단히 위험하고 잘못된 발상”이라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서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이기면) 여론을 통해 (총리) 지명권이 우리에게 올 수밖에 없다”면서 “연정이 아니라 거국내각 측면에서 참여하자는 것이다. 국가의 어려움을 수습하자는 애국적 충성에서 나온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덕룡 의원은 “영호남을 제외하고 지난 대선을 분석해보면 수도권에서 대패했고 동작구(서 의원의 지역구)에서도 졌다”면서 ‘대선패배 책임’을 꼬집었다. 최병렬 의원은 “노 대통령의 ‘말 바꾸기’를 공격하고 있는데 우리 당이 그런 시비에 휘말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대표경선 불출마 선언 번복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서 의원은 “대선을 승리로 이끌지 못한데 대해서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정면대응을 피했다.

***최병렬의 '보수 개조론'도 논쟁거리**

최병렬 의원에게는 그가 내세우는 ‘보수 개조론’이 타 후보들의 공격 대상이 됐다.

강재섭 의원은 “보수를 강조하는 것, 색깔 시비를 강조하는 것은 이제 하지말고 실용주의 노선으로 가는 게 어떠냐”고 대립각을 세웠고, 이재오 의원은 “반성문을 발표할 정도로 심각하게 반성을 했다면 대표경선에 나오지 말았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우리당은 정체성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며 “보수가 나쁜 게 아니라 수구가 나쁜 것이고, 보수는 색깔론도 아니다”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강재섭 의원은 민정계 출신으로 보수성향이 강한 TK(대구경북)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이 집중적으로 공격을 받았다.

김덕룡 의원은 “대구 여론조사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현역 국회의원을 찍지 않겠다는 응답이 높았다”며 “강 의원이 대표가 되면 새로운 인물들이 상향식 공천을 통해 공천을 받을 수 있겠느냐”며 강 의원의 ‘개혁성’을 검증했다.

김형오 의원은 “강 의원이 ‘젊은 리더십’을 외치면서도 ‘세대 교체’는 의도적으로 쓰지 않는다”며 “득표를 위한 방법으로 통합론과 실용주의를 말한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굴뚝산업 없이 IT산업이 있을 수 없다”며 “부패 없고 경륜있는 분들은 당의 병풍으로 함께 가고, 표를 모으는 창구는 젊은 사람들을 앞세워 총선에 승리하겠다”고 반박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대표경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모으기 위해 다음달 13일부터 7회의 권역별 합동연설회를 열기로 했으며, KBS와 SBS가 주최하는 TV 토론에도 참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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