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산하 96개 사업장이 6일 첫 산별교섭을 시작한 가운데, 금속노조 산별교섭에서 제외돼 있는 금속연맹 산하 현대자동차, 대우조선 등 대규모 기업별 노조들도 산별노조 전환을 강력히 추진하기로 해 노조의 산별화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등 대기업 노조 산별전환키로**
현재 금속연맹은 만도, 영창악기, 통일중공업 등 1백8개 노조가 가입한 금속노조와 현대자동차, 대우조선, 현대미포조선 등 83개 기업별 노조로 구성돼 있다. 그 중 기업별 노조 소속 대기업 노조원이 연맹 조합원의 75%를 차지하고 있어 기업별 노조의 산별 전환은 전체 산별 교섭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금속연맹은 6일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금속연맹 백순환 위원장과 현대자동차 이헌구 노조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산별노조시대'를 맞이해 금속노조가 얻어낸 산별교섭체계에 힘을 싣기 위해 6월 기업별 노조의 산별노조 전환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금속연맹은 임단협과 함께 6월 10일부터 13일까지 쟁의행위 찬반투표와 함께 금속노조 가입 찬반투표를 벌일 예정이다. 이렇게 대기업 노조가 산별로의 전환을 강력하게 추진하게 된 데에는 금속노조의 산별교섭이 큰 영향을 끼쳤으며, 노조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속연맹은 산별노조 전환 추진 계획 이외에도 ▲주5일 근무제 실시 ▲비정규직 차별철폐와 정규직화 ▲근골격계 직업병 예방 및 대책마련 ▲최저임금 실현 등을 공동 요구사항으로 내걸며 5월 본격적인 교섭을 실시하고, 실현되지 않을 경우 6월 18일 총파업에 돌입할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사진>산별교섭
***금속노조 첫 산별교섭 열려**
한편, 금속노조와 금속산업 사업자측은 30여명의 대표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6일 오후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상견례 및 첫 산별교섭을 진행했다.
금속노조측은 사측이 조속한 시일 내에 사업자 단체를 구성할 것을 골자로 한 기본협약 요구안과 '주5일 근무제 실시', '비정규직 차별철폐'등의 조합통일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금속노조의 산별교섭은 2002년 11월 기본협약이 체결된 이후, 7차에 걸친 노사 실무위원회를 통해 지난 22일 최종 합의됐었다.
현재 민주노총 산하 25개 산별노조 중 산별교섭을 실시하고 있는 곳은 은행으로 이뤄진 금융노조와 증권사로 구성된 증권노조 정도다. 금융노조는 2000년부터 사용자 대표 전원이 참여하는 집단교섭을 실시해 왔고, 지난해에는 주5일제 근무 등에 합의하기도 했다.
***산별교섭 쉽지 않을 듯**
그러나 금속노조의 산별교섭은 협상과정에서 많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노조가 근무환경이 비슷해 교섭에 유리한 반면 금속노조 소속 사업장들은 임금, 노동환경, 업체 사정 등의 편차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민감한 임금 협상은 일반적인 수준에서만 합의하고 구체적 협상은 지역별로 진행하기로 하는 등 협상에 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게다가 산별교섭 체계도 아직 완전하게 갖춰진 것이 아니다. 사측은 아직 사업자 단체를 구성하지 못하고 있고, 금속노조 소속 대규모 사업장인 (주)만도는 교섭권을 위임했지만, 협상안 수용 여부는 추후에 결정하겠다고 하고 있다. 올초 심한 노사갈등을 겪었던 두산중공업은 산별교섭에서 제외돼 있는 상태에서 임단협에 난항을 겪고 있고, 오리온 전기, INI스틸 등도 산별교섭체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금속노조는 그러나 산별교섭체계로 인해 노조의 동일한 사안에 대해 공동으로 교섭을 진행하기 때문에 교섭비용을 줄일 수 있고, 기업간 편차가 큰 임금과 노동환경 개선에도 큰 몫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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