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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천만 미 진공전략 비판대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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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천만 미 진공전략 비판대 올라

미 군사전문가들 '빠른 진격에만 치중, 배후 방치' 우려

바그다드로 향하고 있는 미·영 연합군이 선발 부대의 후방에 이라크군 일부를 방치하고 남부 지역 주요 도시조차 완벽히 점령하지 않은 채 빠른 진격에만 몰두해 미군에게 커다란 위험을 무릅쓰게 하고 있다는 비판이 연일 제기되고 있다.

미국내 군사 전략 분석가들은 빠른 바그다드 진격에만 치중하는 전략때문에 미군은 배후를 공격할 수 있는 적군을 등지게 되고 선발부대가 지나간 도심 지역에서 혼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미군의 계획에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25일 지적했다.

<사진: 실려나가는 미군>

***“적군 등지고 싸우면 위험천만”**

이같은 비판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이라크군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혀 전선의 교착이 일어나기 시작한 지난 24일부터다. 군사 전문가들은 전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토미 프랭크스 미 중부군 사령관의 이같은 작전은 불필요한 위험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확장된 보급선과 선발부대의 배후로 이라크가 집중 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의 이같은 우려가 대두되자 프랭크스 사령관은 수일전 이라크군이 갑자기 공격할 수도 있다고 인정하는 듯 했으나 24일에는 다시 “이라크 남부에 있는 정규군과 준군사조직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그러나 미군이 무시하고 지나갔다는 이라크군은 벌써부터 미군 선발부대를 뒤에서 공격하고 있다. 이라크 남부 나시리야 부근에서 방향을 잘못잡은 미 육군 보급부대가 이라크 비정규군의 매복 공격을 당해 12명의 실종자를 낸 23일의 피해가 대표적인 경우다.

남부지역 도시를 점령하지 않는 전략에 대한 비판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미 국방부의 한 관리는 미군이 점령하지 않은 지역도 적절히 통제할 수 있다고 자신하면서 “인구가 많은 도시도 점령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버지니아주에 위치한 싱크탱크인 렉싱턴 연구소의 군사전략 분석가 로렌 톰슨은 앞으로 닥칠 중요한 전투에 필요한 전투력을 보전하기 위해 남부 도시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시를 방치해두는 미군의 전략이 가진 위험성은 그 지역 주민들이 소요와 약탈, 대미 투쟁을 벌일 수 있다는 점이다.

1차 걸프전에서 기갑 여단을 지휘했던 전 미 육군대장 윌리엄 내쉬는 선발 부대 후방에 위치한 지역에도 군대를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후방지역을 관리하고 인도적인 지원을 제공할 부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급선도 너무 길게 확장, 병력은 너무 적어”**

군사전략 분석가들은 480여 킬로미터까지 확장된 보급선에도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미군이 도시를 점령하지 못하거나 점령을 포기하고 우회해 바그다드로 진격하면서 보급선이 지나치게 길게 형성되어 있어 후방에서 이라크군의 유격전이 벌어질 경우 선이 끊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퇴역 장성들이 설립한 국방정보센터 소속 스티븐 베이커 전 미군 소장은 “다소 무리하게 진격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미군은 측면 공격의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며 “언제라도 공격받을 수 있는 취약한 보급선에 대해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소수의 병력을 이용한 기습 공격’이라는 미군의 바그다드 침공 작전에 대해서도 비판하고 있다. 현재의 미군 병력은 1차 걸프전 병력의 절반에 불과한데 이는 소수의 병력을 이용한 공격을 선호하는 럼즈펠드 장관의 평소 지론이 반영된 것이라고 전해진다.

로렌 톰슨은 “병력이 너무 적다"며 "이번 전쟁에서 적군에 대한 미군 비율은 미국이 지난 한세기동안 참전한 주요 지상전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고 말했다.

미국은 현재 12개의 이라크군 사단과 전투를 벌이고 있는데 1개 사단은 대개 1만5천여명의 병력을 보유한다. 톰슨은 미군의 신속한 승리를 예견하면서도 “이라크 지상군 규모와 대등한 규모의 지상군이 맞붙었을 때, 한쪽이 다른 한쪽을 신속히 압도하기란 어렵다”며 공군력이 지상군을 보완해 줄 수 있다는 것도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사진: 부시와 럼즈펠드>

***우려와 비판에도 아랑곳없는 펜타곤**

바드다드 진공전략이 갖고 있는 약점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을 비롯한 미군 당국은 자신들의 전략을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고 로이터 통신은 26일 보도했다.

럼즈펠드는 25일 “미국인들은 이라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해 전략 분석가들보다 더 잘 알고 있다”며 분석가들의 비판을 우회적으로 비난했고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은 미국의 계획을 “훌륭한 전략”이라고 자찬했다.

마이어스는 이어 “우리는 큰 틀의 계획을 갖고 있다”며 “나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만큼의 병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속한 승리’를 장담했던 미국이 이라크군의 예상치 못한 강력한 저항 때문에 ‘수렁에 빠져 들어가고 있다’는 불길한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미군 당국이 군사 전략 전문가들의 충고까지도 간단히 무시해 버리자 미국내의 우려는 더더욱 증폭되고 있다.

“잔인한 전투가 대기하고 있다”는 럼즈펠드의 경고를 접한 미국인들의 심정은 복잡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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