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차기 국방위원장은 누가 될 것인가?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근호에서 "김정일의 차남인 김정철의 어머니에 대한 우상화가 시작됐다"며 "김정철의 어머니이자 전통무용가였던 고영희에 대한 우상화는 북한의 차기 지도자로 김정철이 김정일의 낙점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증거"라며 이를 자세히 보도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핵문제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미묘한 현 시점에 북한의 3세 후계상속이라는 상당히 앞선 주제가 왜 미국언론에 의해 활자화됐는가라는 배경에 대해 의혹어린 눈길을 던지고 있기도 하다.
다음은 <뉴스위크> 보도의 요지이다.
***상반된 성격의 김정남과 김정철**
원래 북한에서 김정일의 후계자로는 장남인 김정남이 유력했다. 지난 10년간 당이나 군부에서 후계자로서 전폭적 지지를 받아온 김정남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그의 좋지 못한 이미지. 이미 모스크바의 사립학교를 다닐 때부터 화장실이 더럽다고 학교를 그만두는 등의 돌출행동을 보였던 김정남은 다이아몬드가 박힌 롤렉스 시계와 돈다발을 갖고 다니며 사치와 향락에 찌든 생활을 했다.
김정남은 2001년 위조여권으로 일본 디즈니랜드를 방문하려다 체포되어 3일간의 억류끝에 중국으로 추방됐다. 김정남 사건은 유럽연합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을 하고 있을 때 발생한 것이어서 김정일의 심기를 크게 불편하게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정철은 이복형인 김정남과는 달리 신중하고 눈에 띄지 않는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1994년 13살때의 사진 외에는 외부에 알려진 사실이 많지 않은 김정철은 스위스 베른에 있는 국제학교를 다닐 때에도 가명을 썼고 주변에서 그의 부모님이 운전사와 청소부로 생각할 정도로 베일에 가려진 인물이었다.
김정남이 계속되는 돌출행동과 무분별한 사치행각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눈밖에 나게되자 차기 북한 국방위원장으로 김정철이 급부상했다. 이후 북한 내부에서 정남과 정철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권력투쟁은 본격화됐다.
하지만 최근 북한에서 김정철의 어머니인 고영희를 "친애하는 수령 동지를 위해 헌신하는 존경스런 어머니"로 묘사하는 우상화가 시작되면서 "김정일이 김정철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 아니냐"는 관측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북한 군부 강경파 '외교관계에 오점을 남길 수 있는 김정남은 거부'**
현재 북한내부의 권력 투쟁을 놓고 갖가지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북한문제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크게 '아직 김정일의 권력승계에 대한 부분을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의견과 '이미 북한의 차기 국방위원장 자리는 김정철의 몫'이라는 두가지 주장으로 나뉘어 있다.
도쿄의 근대 한국 연구소의 가츠미 사토 씨는 "지금은 누가 북한의 차기 지도자가 될 것인지 걱정할 때가 아니다"라며 다소 유보적 입장을 보인 반면, 또 다른 전문가들은 "북한군부의 강경파들도 해외를 돌아다니며 돌출행동으로 외교문제에 오점을 남길 수 있는 김정남의 지도자 등극을 막기 위해 김정철을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익명의 도쿄주재 한국 외교관은 "만약 김정일이 차남 김정철을 후계자로 지목하면 심각한 북한내 권력투쟁으로 쿠데타가 발생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지난 주 북한은 1994년 이래 미뤄졌던 영변 핵 시설 가동을 재개했고 지대함 미사일의 시험 발사를 단행했다. 이에 대해 UN측은 북한에 대해 "북한이 인류평화의 새로운 위기를 증폭시키고 있다"며 경고했다.
만약 이라크 문제가 해결된다면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는 모두 북한에게 포커스를 맞출 것이다. 북핵위기를 둘러싼 국제정세의 변화와 묘한 함수관계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향후 북한의 차기 지도자 선정은 초미의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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