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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앞에 소모적 정쟁 멈춰라"

종교계 큰 어른 1백인, 긴급 시국선언 발표

종교계 지도자들이 최근의 북핵위기와 대북송금 논란에 대해 소모적 정쟁을 중단하고 민족 전체의 이익을 우선시하라고 질책하고 나섰다.

종교계의 큰 어른들의 이번 질책은 북핵위기, 대북송금, 주한미군 철수, 이라크전 등으로 어수선한 우리나라에 국론결집의 큰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소모적 정쟁 멈춰라"**

불교,개신교,천주교 등 7대 종교로 구성된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의 1백여명의 종교 지도자들은 14일 대북송금 문제 등 남북교류와 관련된 부분은 민족 전체의 이익을 고려하는 차원에서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을 담은 시국 결의문을 발표했다.

강원용 평화포럼 이사장,송월주 조계종 전 총무원장, 최창규 성균관장, 백도웅 한국기독교회협의회 총무, 장응철 원불교 교정원장, 김철 천도교 교령 등은 이날 서울 양재동 소재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KCRP 정기총회에서 “대북 송금 문제를 비롯한 남북교류와 관련된 부분은 민족 전체의 이익을 고려하는 차원에서 해결을 모색해야 하며 소모적인 정쟁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미국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인내를 갖고 북한과 대화에 나서야 하며 어떠한 이유에서든 한반도에서 전쟁을 해서는 안된다"면서 “미국은 세계 평화를 위해 포용적인 자세로 이라크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도모해야 하며 더 이상의 전쟁과 테러의 악순환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북한도 남북한 비핵화 선언의 정신을 존중하고 평화를 위협하는 어떠한 핵개발도 시도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한반도 평화만들기’ 1천만명 서명운동 추진**

KCRP는 또 이달중 김수환 추기경과 강원룡 목사, 송월주 스님 등 종교계 원로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한반도 평화정착 방안을 논의하는 세미나를 열고 한반도 위기에 대한 국론통일을 모으는 계기를 마련키로 했다.

이에 앞서 12일 KCRP는 이달부터 정전협정 50년을 맞는 오는 7월 27일까지 현재의 남북간 정전협정을 항구적 평화협정으로 대체하자는 ‘한반도 평화만들기’ 1천만명 서명운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KCRP의 변진흥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북핵문제에 따른 한반도 전쟁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저변에는 미국 등 외부세력의 ‘한반도 흔들기’가 자리하고 있다고 본다”며 “그런 가운데 일각에서 ‘반핵 반김’ 집회 등 성격이 불분명한 선동집회를 준비하면서 국론분열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종교지도자들이 나선 것"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KCRP는 지난 65년 개신교,불교,원불교,유교,천도교,천주교 등 6개 종단 지도자들이 모여 대화모임을 갖기 시작한 것을 출발점으로 지난 86년 정식으로 조직됐으며, 2000년 민족종교협의회의 가입으로 현재는 7대 종단이 가입된 국내최대 종교협의기구다. KCRP는 국제적으로 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ACRP), 세계종교인평화회의(WCRP)와 연대해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고 있기도 하다.

종교계의 어른들인 KCRP 종교지도자들의 이번 시국 결의문은 북핵위기, 대북송금, 주한미군 철수, 이라크전 등으로 어수선한 우리나라에 국론결집의 큰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음은 14일 발표한 시국 결의문 전문.

***제3회 종단교역자 대화캠프 및 KCRP 총회 참가자 결의문**

이웃 종교간의 이해와 협력을 도모하고,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를 염원하는 우리 종교인들은 2003년 2월 14일 양재동에 있는 서울교육문화회곤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종교>라는 주제로 제3회 종단 교역자 대화캠프를 개최하였으며, 아울러 이를 주최한 한국종교인평화회의의 2003년도 정기총회를 개최하였다.

참가자들은 작금의 한반도 위기 상황에 대하여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우리 사회가 국론의 분열을 자초하여 극단적인 대립과 갈등으로 치달아 민족적인 불행을 자초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국민들께 호소하고자 하였다.

이에 참가자 모두는 이라크에서의 전쟁 위기와 북한 핵문제로 야기된 한반도와 국제적 긴장사태를 시급히 해결하여 어떤 일이 있어도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확고한 의지를 담아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1. 북한은 ‘남북한 비핵화선언’의 정신을 존중하고, 평화를 위협하는 어떠한 핵개발도 시도해서는 안된다.

2. 미국은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인내를 갖고 북한과 대화에 나서야 하며, 어떠한 이유에서든 한반도에서 전쟁을 해서는 안된다.

3. 미국은 세계 평화를 위해 포용적인 자세로 이라크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도모해야 하며, 더 이상의 전쟁과 테러의 악순환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4. ‘대북 송금’ 문제를 비롯한 남북교류와 관련된 부분은 민족 전체의 이익을 고려하는 차원에서 해결을 모색해야 하며, 소모적인 정쟁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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