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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MD 수용여부가 盧의 최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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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MD 수용여부가 盧의 최대 관건"

MBC다큐 '미사일 방어망' 심층분석 큰 반향 일으켜

북한이 지금 당장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핵 프로그램을 전면 폐기한다면 북미간 불가침조약이 체결될 수 있을까? 미국 정부는 부시 대통령까지 나서서 북한을 침공할 뜻이 없다고 몇 차례 밝히기는 했으나, 불가침조약으로까지 나아갈 생각은 전혀 없어 보인다. '선제공격'을 전제로 미국이 국가적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미사일 방어계획(MD)을 백지화시키지 않는 이상. MBC가 도달한 결론이다.

지난달 26일부터 다섯번째 시리즈에 돌입한 MBC 시사다큐멘터리 '이제는 말할 수 있다' 2편 '미국의 검은 방패-미사일 디펜스(2월2일 방송)'는 미국 부시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MD 전략의 내막을 집중 조명해 세간의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MBC는 미국 보수세력이 MD 추진의 주요 명분으로 '북한 위협론'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추적, 1950년대부터 시작된 MD의 실상과 한국이 이에 편입됐을 경우 맞게 될 한반도 위기상황을 지적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본격적인 국가미사일방어(NMD) 체제 배치를 지시했고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MD가 북핵 위협에 대한 억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까지 주장, 한국의 MD 편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시의적절한 방송이었다는 평가가 높다.

MBC가 이번에 공중파방송으로는 이례적으로 공개리에 제기한 'MD 문제'는 대통령 취임직후 미국을 방문할 계획인 노무현 당선자에게도 구체적 '선택'을 강요하는 미국의 압박카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외교가의 전망이다. 김대중 대통령도 지난 2001년 3월 방미당시 MD 지지선언을 하라는 미국측 요구를 거부했다가 그후 미국의 견제로 햇볕정책 등이 중단되는 시련을 겪어야 했었다.

지난해 F15K 강매에 이어 앞으로 노무현 새 정부에게 큰 외교.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게 확실시되는 MD에 대한 MBC의 보도내용을 소개한다. 아울러 프레시안도 앞으로 이 문제를 중점적으로 추적해 나갈 것임을 약속한다.

***'북한 위협론'과 MD 추진**

MBC는 부시 집권 이후 미국이 탄도미사일 방어를 금지해 온 ABM 조약에서 탈퇴하는 등 선제적 군사행동을 미국의 공식적인 국가안보전략으로 채택하기에 이르는 과정을 전했다.

특히 "북한이 1998년 시험발사한 대포동 미사일은 소련이라는 '악의 제국'이 사라진 이후 미국 공화당, 군수업체, 보수적 싱크탱크들에게 MD 구축의 결정적 명분을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대포동 미사일 시험발사를 빌미로 소위 '불량국가'인 이란, 이라크, 북한 등이 미사일에 생화학 무기는 물론 핵무기 탑재할 능력이 있다는 주장을 전개하며 MD 조기구축을 합리화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과연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대기권 재돌입시 고열에 견딜 수 있는 특수합금의 개발 ▲5천5백km이상 대륙간 목표를 정확히 타격하기 위해 필요한 관성항법유도 장치 ▲핵무기 장착을 위한 핵탄두의 소형화 기술 등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느냐는 의구심은 국제사회에서 그동안 누누이 제기돼왔다.

또한 미국의 반격을 뻔히 알면서 북한이 군사적 목적으로 미사일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겠느냐는 상식적 판단도 '북한 위협론'의 허구성을 지적하는 근거다.

이같은 전제하에 방송은 북한이 개발 중인 대포동 미사일은 알래스카 주변부만을 겨냥할 능력이 있을 뿐 실제 미국의 전략시설에는 거의 위협이 되지 못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주장은 MD 체제 구축을 위한 '명분용'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MD 구상은 이뤄질 수 없는 꿈"**

방송은 또 MD의 기술적, 경제적 문제, 주변국과의 정치적 관계 등 우리가 신중하게 짚어봐야 할 사항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특히 MD 한국배치 문제는 노무현 정부 집권 초반 미국으로부터 강요받을 최대 현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반드시 검토해야 할 사항이다.

방송은 우선 MD의 기술적 결함을 들어 "미사일을 방패로 삼아 '아메리카'를 거대한 요새로 구축하겠다는 미국의 주장은 애초부터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2003년부터 한국 도입이 확실시되는 패트리어트 시스템은 MIT대학 등 미국 과학자들의 검증에서조차 거의 한 발의 스커드 미사일도 맞추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현재 유일하게 실전배치가 가능하다는 패트리어트3(PAC-3)은 개발 테스트에서 50% 미만의 성공률을 보였고, 실전에서는 성공률이 20%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수많은 기술적 결함을 가지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같은 기술력의 한계는 2조4천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되는 우리나라 정부의 시스템 도입비용 문제와도 직결된다. 애초부터 기술적 결함을 노정한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우리 정부가 천문학적 비용을 투자하는 것이 과연 경제적으로 타당한가 하는 물음이다.

또한 방송에 따르면 99년 김대중 정부는 대북관계 및 주변국과도 긴장을 불러올 수 있다는 이유로 미사일 방어체계에 참여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그 결과 김대중대통령은 2001년 3월 방미때 부시로부터 혹독한 외교적 수난을 겪어야 했고, 그 후 계속된 미국의 집요한 압박 앞에 현재는 "사실상 기술적으로 미사일 방어는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미국은 지난해 우리 해군 신형 구축함 사업의 일환으로 미국의 이지스 체계 도입을 결정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우리 해군은 이지스함에 중장거리 요격 미사일인 SM3 미사일을 장착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 해군이 SM3 미사일을 장착할 경우, 한반도 안보의 범위를 훨씬 벗어나는 것을 의미하며,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에 자동적으로 편입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방송은 지적했다.

또한 미국의 MD 계획에 있어 "남한은 적으로부터 최우선적인 공격 대상이 되는 엑스밴드 레이더기지의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어 중국 등 미국이 설정한 가상의 적의 공격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MD 편입은 거부돼야"**

방송은 이어 '선제공격'을 전제로 하는 MD의 한국 배치가 향후 남북관계 및 동북아 안정을 저해하는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PAC-3 시스템의 한국 배치는 북한 미사일의 무력화를 MD 구상의 초기 목표로 삼아온 미국의 구상이 실행 단계에 접어든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국의 MD 편입은 중국과 러시아 일본 등 한반도 주변국들의 군비 증강을 유발하는 효과도 예상할 수 있다. 방송은 "동북아 미사일 방어의 진짜 목적은 미국에 닿을 수 있는 중국의 대륙간 탄도탄을 무력화시키고자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에서는 생략됐으나 이미 러시아는 독자적 미사일 방어망 구축을 선언했고 미국과 MD체제 공동연구개발을 추진해 온 일본은 북핵 파문을 근거로 지난해말'실전배치' 단계로 이행할 분명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같은 증거들을 바탕으로 방송이 도달한 결론은 다음과 같았다.

"만일 남한이 미국이 주도하는 미사일 방어체계에 편입될 경우 우리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북한은 물론 주변국과 긴장관계에 빠질 것이 분명하다. 동북아는 또 다시 신냉전의 구도로 양분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미국이 주도하는 미사일 방어체계에 남한이 편입되는 상황은 거부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총 14편으로 기획된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다섯 번째 시리즈는 이처럼 북핵문제로 요동치고 있는 한반도 안보상황과 한미관계의 이면에 포커스를 맞췄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방송은 앞으로 기지촌 여성을 둘러싸고 한미간의 뒷거래를 파헤친 '동맹속의 섹스(2월9일)'를 비롯해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3월2일)', '카터 정부의 주한미군 철수계획(3월30일)' 등으로 이어질 예정이어서 앞으로 적잖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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