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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보다도 비논리적인 부시의 외교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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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보다도 비논리적인 부시의 외교정책”

"WMD 개발ㆍ사용의 원조는 미국"-美 <네이션> 비판

유엔 사찰단의 대대적인 무기사찰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량살상무기(WMD)가 발견되지 않은 이라크에 대해서는 공격을 고집하면서 더 진전된 핵무기 기술을 가지고 있는 북한, 이란과 같은 나라들은 방치하고 있는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한 미국내 비판의 목소리가 날로 높아져 가고 있다.

미국의 진보적 시사주간지 네이션(The Nation)은 ‘논리가 들어갈 틈이 없는 부시의 외교정책(No Room for Logic in Bush Foreign Policy)’ 제하의 기사에서 그러한 부시의 외교정책은 북한보다도 비논리적이라고 비판했다.

칼럼니스트 로버트 쉬어(Scheer)가 지난 2일 기고한 이 칼럼은 이어 “미국인은 선제공격 전략에 정당성을 부여한 사람들”이라며 부시 외교정책을 지지하는 사람들까지 싸잡아 비판했다. 핵무기를 개발하고 사용한 것도 미국이며 대량살상무기로 무고한 사람들은 위협하는 것도 미국이었다면서 이는 “병적이고 결국 자멸하고 말 망상”에 불과하다고 잡지는 비난했다.

이 칼럼은 아무것도 잃을 게 없는 북한과 같은 나라들을 모욕하는 것은 재앙을 불러 올 뿐이며, 이를 이해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대북 대화 시도를 미국은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이 칼럼의 전문.

***'논리가 들어갈 틈이 없는 부시의 외교정책'/The Nation, 2일**

이럴 수가, 그 대량살상무기들이 엉뚱한 곳들에서 튀어나오고 있다.

공군전진기지, 보병단, 병원선 그리고 유순하지만 전투훈련이 된 기자들이 이라크에 대한 '정권 교체(regime change)' 전쟁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이 전쟁은 사담 후세인이 갖고 있지도 않는 것으로 보이는 대량살무기를 없앤다는 명분으로 추진되고 있다.

유엔 무기사찰단원들이 미국 정보기관의 브리핑을 받은 후에도 빈손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은 당혹스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북한이 훨씬 더 진전된 핵무기 프로그램을 공개함으로써 세계의 이목을 빼앗았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대단히 위험하다. 왜냐하면 미국 정보기관들이 그 괴상하고 예측불가능한 북한이 이미 충분한 풀루토늄을 갖고 있고, 우리의 우방이자 3만7천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한국을 쉽게 공격할 수 있는 1-2개의 핵탄두 폭탄기술을 실험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1998년 북한은 일본 영토를 지나가는 장거리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했다. 미국 정보기관 관리들은 북한 정권이 하와이나 그 이상까지 다다를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북한과의 전쟁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해왔다.

미 국무장관 콜린 파월은 지난 일요일(12월 29일) “우리(미국)는 북한과 전쟁할 의사가 없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이 제정신을 차릴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 북한) 누구도 군대를 움직이지 않고 있고, 서로를 위협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파월은 나아가 “인내심을 갖고 신중하게 처리하자. 우리 우방ㆍ동맹국들과 같이 일하자”고 말했다.

놀랄 일은 아니지만, 파월은 평화는 그것을 위해 위해 싸울 가치가 있는 것이며, 외교적 수완을 발휘하는 것은 나약함의 표시가 아니고, 오히려 전쟁이 나약함의 표시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는, 부시행정부 내의 공인된 전사(戰士)다.

파월이 없었다면 행정부내 겁쟁이 매파들(chicken hawks)은-그들은 전투경험도 없는 전쟁광들이다-유엔 사찰관들에게 기회도 주지 않고 이미 이라크를 공격했을 것이다.

부통령 딕 체니와 국방장관 도널드 럼스펠드에 의해 주도되는, 선제적 행동이라 불리는 것을 응원하는 볼썽사나운 치어리더들은 이라크 무기사찰이 녹슨 무기 잔해 이상을 찾아내지 못하자 매우 실망했다. 그 무시무시한 무기 프로그램의 잔해들은 이란의 근본주의 정권을 응징하고자 미국 정부의 용인 하에 이라크에 제공되고 사용된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북한, 이라크와 함께 여전히 부시가 억측한 “악의 축”에 포함된 이란은 이라크보다 훨씬 앞선 핵무기 프로그램을 갖고 있을 수 있다.

사실, 시아파 근본주의자들은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미국의 값비싼 중앙아시아 새판짜기에 쾌재를 부르고 있음이 분명하다. 이 근본주의자들은 이웃나라 이라크의 해체로부터 최대의 혜택을 입게 될 것이다. 미국이 이란의 오래된 꼭두각시인 북부동맹을 아프가니스탄의 왕초로 임명할 때 수혜를 얻었던 것처럼.

한편, 부시 대통령이 현존하는 무기 통제 조약을 공공연히 비웃으면서 핵확산금지체제는 난장판이 돼버렸다. 부시는 터무니없는, 미국의 오랜 역사에서 가장 쓸데없는 방위 계약임이 분명한 미사일방어의 환상에 의존함으로써 미국이 안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아직도 안전하다고 느끼는가? 그래서는 안된다.

미국 정부의 외교정책은 지금 북한의 그것보다 논리적이지 못하다. 굶주리는 독재정권의 서투른 협박시도는, 북미간 불가침조약을 체결하자고 (핵 프로그램을 시인한) 첫날부터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북한과의 토론조차 부시 행정부가 거부하자 약간 복잡한 양상이 되었다.

미 행정부의 계획은 이 과대망상적이고 명목뿐인 나라(북한)를 격리시키는 것이다. 마치 북한이 지구상에서 이미 가장 고립된 곳이 아니었던 것처럼.

만약 미국이 북한과 같이 완전히 망가진 나라와 평화를 이룩하지 못한다면 곤란에 빠질 것이다. 컬럼바인에서 바이마르 공화국까지 잃을 게 없는 나라를 모욕하는 것은 언제나 재앙을 가져온다.

한국과 일본은 이것을 이해하고 있고 북한을 세계 공동체 안으로 되돌려 놓으려는 시도로 중요한 움직임을 하고 있다.

핵무기라는 괴물을 만들어냈고 무고한 민간인에게 이 죽음의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한 지구상의 유일한 나라, 미국은 왜 다른 나라들이 핵무기를 가지고 싶어 하는지 이해해야 한다.

그것은 병적이고 결국 자멸하고 말 망상이다. 그러나 우리 자신이 선제 공격과 '지하요새 요격' 등 보다 효율적인 핵무기 개발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지금,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나라가 또 있겠는가?

워싱턴에 고분고분 따를 것을 대담하게 거부하는 사람들에 대해 핵무기를 포함한 파괴적인 선제공격을 하겠다고 위협하면서 대량살상무기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는 사람들은 바로 우리 미국인이다.

한편, 부시행정부는 갈수록 불안정해지고 있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분쟁의 악몽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알 카에다를 뿌리뽑을 교두보 확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고, 체첸ㆍ레바논ㆍ예멘ㆍ팔레스타인ㆍ파키스탄 등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이슬람 근본주의에는 분명 무관심하다.

반면 미국은 6천마일 떨어진 곳에 있는, 일련의 파괴적인 테러 공격과는 아무 관련이 없어보이는, 쇠약해진 세속적 독재자를 몰아내기 위해 거대한 군대를 이동시키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안보를 향상시킬 것을 목표로 하는 일관된 외교정책의 수립은 분명 아니다.

지난 2년간 부시행정부는 세계에 대한 우리의 접근법을 완전히 망쳐놓았다. 이 때문에 이제는 보다 논리적이 되자는 요구마저도 비애국적인 행동이 될 정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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