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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鄭'ㆍ'한-자'공조 되긴 되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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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鄭'ㆍ'한-자'공조 되긴 되는건가?

'뜸들이기' 지나쳐 "이대로 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대선정국 막판 변수로 손꼽혀온 이른바 '한-자' 공조와 '노-정' 공조에 난기류가 흐른다.

선거일이 임박할수록 좀처럼 속내를 알 수 없는 자민련과 정몽준 대표의 미적지근한 태도에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조바심만 증폭되고 있다.

특히 얼마 남지 않은 대선 일정상 자민련과 정몽준 대표의 이같은 태도는 '몸값 부풀리기'가 아니냐는 일반론적 관측을 넘어 '더 이상의 정국 변화 없이 이대로 선거가 끝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전망마저 등장하고 있는 형편이다.

11일 하루동안 자민련과 통합21에서 흘러나온 뉴스들도 '공조 성사' 쪽이라기 보다는 '공조 불가' 쪽이었다.

***"한나라당에 자민련이 서운해 하는 게 사실"**

이인제 권한대행의 입당 당시만 해도 한나라당과의 공조가 확실시되던 자민련이 아직까지 뚜렷한 공조의사를 밝히지 않아 한나라당의 속을 태우고 있다. 더욱이 최근 자민련 내부에는 이 후보 지지 움직임이 둔해진 반면 '대선 중립'을 김종필 총재에게 요구하는 목소리가 오히려 높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한-자' 공조의 성사 여부는 여전히 안개속이다.

이와 관련, 이 대행은 11일 한나라당과의 공조가 진통을 겪고 있는 원인에 대해 "딱 한가지로 얘기할 수 없다"며 "정치적 문제는 쉽게 풀릴 수도 있고 사소한 것이라도 어렵게 꼬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대행은 또 "어찌됐든 한나라당에 대해 자민련이 서운해 하는 게 사실"이라고 덧붙여 심상치 않은 당내 기류를 내비쳤다.

그러나 이 대행은 "설사 당이 중립을 취한다 해도 당원은 누군가를 선택해 투표를 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라고 덧붙여 자민련의 당 차원 이 후보 지원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독자적인 이 후보 지지도 고려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당초 이 대행은 9일 전국시도지부장 회의를 통해 이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이회창 후보 지지를 결정할 계획이었으나 시도지부장 회의에 참석한 10명 중 9명이 대선 중립을 요구하거나 이 후보 지지는 곤란하다는 의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김 총재 측근들 사이에서는 "한나라당이 공식적인 연대를 요청해 오지도 않고 있고 의원 빼가기 등 과거지사에 대한 사과도 없는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지지선언을 할 이유가 없다"며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어떻게 해서든 자민련과의 공조를 성사시켜야 한다"며 자민련의 외곽지원에 힘입어 선거 막판 충청권 바닥 표심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으나 이렇다 할 협상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공조 없이 공동유세 없다"**

민주당과 국민통합21간의 대선 공조도 협상 막판에 파열음을 내고 있다. 양당은 정책조율 과제를 대부분 타결한 가운데 합의문 작성에 들어갔으나 대미문제 등 막판 쟁점의 절충과정에서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21 전성철 정책위의장은 11일 "마지막 남은 쟁점은 대미정책의 표현 차이"라며 "오늘 오전 답변이 오리라 기대했는데 오지 않아 실망했다"고 말했다. 전 의장은 "정책공조 없이 공동유세는 없다"며 경고성 발언도 덧붙였다.

정몽준 대표가 10일 "정책조율을 빨리 끝내라"고 지시한 지 하루만에 이처럼 당내 기류가 급변한 것은 민주당측이 TV토론 등을 이유로 협상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불만에서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일각에서도 정책조율을 이유로 차일피일 지원유세를 미루고 있는 정 대표의 공조의지에 회의론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TV토론 때문에 바빠 통합21측의 절충안에 대해 답변을 늦게 한 것이 사실이나 우리 당은 그쪽 의견을 대부분 들어주고 있다"고 불만을 표했다.

그러나 '노-정' 공조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 비단 민주당의 협상 태도 때문만은 아니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통합21 내부에서 정 대표의 당 운영방식과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통합21의 후보단일화 추진단장을 지낸 민창기 전 선거특보가 민주당과의 조속한 대선공조를 촉구하며 탈당한 것도 정 대표의 미온적 태도에 대한 당내 불만이 표출된 대목이다.

아직까지는 공조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경우 정 대표가 떠안게 될 정치적 부담을 고려, 조금 늦더라도 정 대표가 결단을 내리지 않겠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러나 단일화 승부 패배로 인한 '충격' 때문인지 단일 후보가 결정된 이후 보름이 넘도록 공조에 대한 명확한 속내를 드러내지 않은 정 대표의 미적지근한 태도가 자칫 대선때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비관적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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