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의 TV 합동토론이 22일 저녁 실시됐다. 목동 방송회관 스튜디오에서 송지헌 아나운서의 사회로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토론에서 두 후보는 ▲단일화 ▲정치 ▲경제 ▲통일외교안보 ▲사회문화 분야 등 5개 분야에 걸쳐 치열한 정책공방을 주고받았다.
문답식 상호토론 방식으로 진행된 이날 토론에서 노 후보는 국민경선을 통해 검증된 후보임을, 정 후보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 대한 본선 경쟁력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했다. 두 후보는 각 분야 토론을 통해 상대방의 자질과 능력 검증에 주력하며 네가티브 공방은 되도록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盧 "국민경선 통해 검증 완료" 강조**
그러나 노 후보는 '검증 받지 않은 후보', '현대전자 주가조작 의혹', '대북 4억달러 지원' 등으로 정 후보를 겨냥했으며, 반대로 정 후보는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과 관련한 노 후보의 발언 기록을 들춰 노 후보의 '원칙'을 추궁하기도 했다.
이날 TV토론은 KBS, MBC, SBS 등 공중파 방송 3사를 비롯, 뉴스전문채널인 YTN이 생중계했다.
***鄭 "고른 지지, 경제ㆍ국제감각 " 내세워**
후보 검증 차원에서 단 한차례 진행된 이번 TV토론은 단일후보 결정을 위해 곧이어 실시될 여론조사에 미칠 영향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면에서 양측은 미디어단과 자문위원단을 총 동원, 사전 대책에 만전을 기한 모습이었다.
한편 대선후보 공식등록일(27~28일)까지 남은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아 이날 TV토론에 이어 양측은 빠르면 23일부터 여론조사를 실시, 26일 단일후보를 결정할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은 분야별 토론 요지.
***모두발언**
정몽준 후보는 모두발언을 통해 이회창 후보에 대한 본선 경쟁력을 강조했다. 정 후보는 "이회창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며 "호남 뿐 아니라 고른 지지를 받는 후보, 경제와 국제감각이 있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무현 후보는 국민경선을 통해 선출된 '검증된 후보'임을 강조했다. 노 후보는 "지난 봄 국민 경선에서 세칭 국민 후보로 선출됐다"며 또다시 후보경쟁을 벌여야 하는 데 대해 "착잡하고 억울한 생각도 들지만 부덕의 소치로 보고 시련을 거쳐 큰 사람되라는 뜻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후보단일화**
후보단일화 분야에서 두 후보는 합의 과정에서 난항을 빚게 된 책임을 서로에게 집중 추궁했다.
한편 노 후보는 '이익치 도쿄 발언' 등을 들어 정 후보 주변의 의혹을 지적했고 이에 대해 정 후보는 "지난 석달동안 한나라당은 나를 공격하는 데 시간을 보냈다"며 "이회창 후보가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후보는 바로 나"라고 응수했다.
본선경쟁력에 대한 정 후보의 질문에 노 후보는 "월드컵 분위기로 지지도가 높다고 해서 경쟁력 있는 후보가 아니고 검증을 해봐야 한다"며 "이익치씨도 와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과연 (정 후보가) 검증을 견뎌낼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고 맞섰다.
후보단일화 분야 공방 도중 정 후보가 "이회창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왜 바람직하지 않은지를 말하는 게 낫겠다"고 제안해 한때 두 후보가 이 후보를 협공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정치분야**
정 후보는 'DJ의 자산과 부채를 승계하겠다', '난 꾀가 있어 자산만 상속하겠다' 등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노 후보의 입장 변화를 추궁했으며, 대통령 후보로 지명된 후 김영삼 전 대통령을 찾아간 점을 지적, "노 후보의 원칙이 무어냐"고 비판했다.
노 후보는 "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도장 하나 잘 찍으면 친인척이 수백억, 수천억원 이익보는 지위에 있고 대주주로 있는 회사에 비자금, 주가조작 사건이 있어 지도자로서 부정부패를 단절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집권 후 정 후보의 정경유착 가능성을 주장했다.
이 외에도 정 후보는 과거 노 후보의 파업현장 발언을, 노 후보는 정 후보가 90년 3당 합당시 민자당에 참여한 일 등을 들추기도 했다.
***경제분야**
법인세 인하 문제와 관련해 노 후보는 현행 유지를, 정 후보는 "미국과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 법인세가 많이 높다"며 인하를 각각 주장했다.
정 후보는 노 후보의 행정수도 대전 이전 정책과 관련, "국민적 합의와 충분한 연구 없이 특정 지역을 못박은 것은 선거 때 바람직한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노 후보는 "충청은 고속도로가 거미줄처럼 건설됐고 공항도 있어 6백만평의 부지를 닦아 집을 지으면 된다"고 실현 가능성을 부각시켰다.
노 후보는 상속세와 증여세의 완전 포괄주의에 대한 입장을 추궁했으며, 정 후보는 "우리나라는 93년 상속세 시효를 10년으로 올렸고 유형별 포괄주의로 갈 길을 막았다"며 "무한정 권한을 정부에 주는 것은 조세법률주의에 어긋나고 조세로 인해 국민이 불안할 수 있다"며 유형별 포괄주의를 주장했다.
***통일외교안보ㆍ사회문화분야**
통일외교안보 분야에서 핵개발 이후 대북지원의 지속여부를 놓고 두 후보는 첨예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노 후보는 북한과의 관계에서 "주도권 확보를 위해 계속적인 지원"을 강조했고 정 후보는 "핵개발은 군사적 문제가 아니라 국제정치적 사안"이라며 현금지원 중단을 주장했다.
한편 교육 분야에서 노 후보는 고교 평준화 유지를, 정 후보는 자립형 사립고 확대와 고교 평준화 폐지 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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