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정몽준 오늘밤 전격회동

<긴급> 후보단일화 급진전 예상, 盧 "여러차례 만날 수도"

민주당 노무현,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는 15일 저녁 10시30분 국회 귀빈식당에서 만나 후보단일화 방안을 논의하기로 합의해 후보단일화 협상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노후보측 신계륜 후보비서실장과 정후보측 민창기 선대위 유세본부장은 전일에 이어 이날 오전 재차 실무접촉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양측은 실무접촉 뒤 공동발표문에서 "구태정치 집단인 한나라당과 이회창 후보에 공동 대처하기 위해 후보단일화를 위한 방식 등을 진지하게 토의하고 노력한 결과 오늘밤 10시30분 단독회담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 실장은 "노 후보가 다소 불만족스럽고 불완전하더라도 일단 만나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포괄적으로, 의제 제한없이 두 후보가 마음을 툭 터놓고 만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신 실장은 또 "회담의 기본방향은 한나라당의 오만방자함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최소한 공동대응 합의 정도는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민 본부장은 "두 후보가 이야기하다 세부적 논의사항이 생기면 양당 협상단에 넘겨 논의할 것"이라며 "조건없이 만나기로 한 것은 상당한 성과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하늘만 알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후보단일화의 당사자인 두 후보가 직접 만나 후보단일화의 방법과 시기 등 미타결 쟁점에 대해 논의하게 됨으로써 후보 단일화 문제가 급진전될 전망이다.

노무현 후보는 이날 정몽준 후보와의 회동과 관련, "이번에 (단일화가) 안된다고 아예 안되는 것으로 결판낼 생각은 아니다"고 말해 이날 회동에서 결론이 안나더라도 한두차례 더 만날 생각이 있음을 시사했다. 노 후보는 이날 오전 시내 세종호텔에서 열린 한국여성단체연합회 초청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만나서 잘 되는 쪽으로 해나갈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노 후보의 이같은 발언은 단일화 방식 합의 등 사전 조율을 거쳐 한차례 회동을 통해 단일화를 매듭짓겠다는 입장에서 변화한 것으로 이날 회동 이후에도 단일화 가능성을 차단하지 않고 양측이 서로 의견을 좁혀나갈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돼 후보단일화 성사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정몽준 후보도 13일 KBS TV 토론에서 노무현 후보와 여러 차례 만나 서로간의 이해를 돕고 후보단일화 방안뿐 아니라 후보단일화후 협조방안에 대해서까지 논의를 하자는 제안을 한 바 있다.

지금까지는 양측이 TV토론을 하자는 데는 인식을 같이 하면서도 단일화 방식과 관련, 여론조사 방식을 취할 경우 일반국민을 상대로 할 것이냐 일반국민과 대의원을 절반씩 섞어 할 것이냐를 두고 대립이 첨예해 담판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각자의 주장을 일부 수정한 절충안 도출 가능성도 흘러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노무현 후보는 이에 앞서 14일 후보단일화를 하더라도 당대당 통합은 하지 않겠으며 권력분점 논의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이번 노-정 회동에서는 후보단일화 방법에 대한 논의가 우선적으로 진행되며, 여기서 합의에 도달할 경우 후보단일화 결과가 나온 뒤 양자간 공조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