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 후보 선대위가 당 지도부로부터의 주도권 탈환 작업을 본격화했다. 선대위측은 5일 반노진영의 집단탈당 사태와 관련, 당 지도부의 책임을 집중 추궁하고 한화갑 대표와 정균환 원내총무의 사퇴를 요구했다.
선대위측이 이처럼 지도부에 대해 맹공을 퍼붓고 나선 것은 당내 후보단일화론의 흐름을 선점하고 당권파와의 주도권 경쟁을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돼 한차례 격랑이 예상된다.
***이해찬, "한화갑 대표, 정균환 총무 사퇴하라"**
5일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서 이해찬 기획본부장은 "집단탈당 사태나 전국구 의원들의 제명 요구 등 해당행위에 대해 대표 및 최고위원들이 경고 한마디도 하지 않는 등 당 운영을 소홀히 하고 있다"며 한 대표와 정 총무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 본부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최고위원들 어느 누구도 제대로 된 경고조차 한마디 하지 않았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당 지도부가 지기 위상을 망각하고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채정 정책위의장도 "지도부는 당 운영을 하라고 있는 것인데 새삼스럽게 회의를 열어 단일화 방법에 대해서 얘기를 했다고 한다"며 "당 지도부는 쓸데없는 것 신경쓰지 말고 당 운영이나 잘 하라"고 비판했다.
임 의장은 또 "전국구 의원들의 제명요구 뿐만 아니라 우리 당 몫의 상임위원장 두명이 탈당했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당 지도부는 이 문제부터 먼저 해결해야지 뒤에서 권리나 행사하려고 하고 훈수나 두고 있으면 되겠느냐"고 공격했다.
***당내 후보단일화론 주도권 다툼 본격화**
선대위측이 이날 당 지도부를 맹공하고 나선 것은 반노 진영의 집단탈당을 계기로 급물살을 타고 있는 후보단일화론의 당내 흐름을 선점하고 선대위의 권한 강화를 모색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해석된다.
특히 4일 한 대표가 기존 당 체제를 통해 당내 후보단일화론을 주도하겠다는 뜻을 표하고 나선 것이 선대위측의 감정을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 대표는 이날 "후보단일화 문제를 당 공식기구에서 추진할지, 아니면 선대위에서 추진할지 여부 등을 공론화 과정에서 결정해야 한다"며 "필요할 경우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보단일화 문제를 정대철 선대위원장에게 위임한 노무현 후보와의 갈등을 예고한 대목이다.
***선대위 당권파 마찰 불가피**
선대위측은 후단협 세력의 집단탈당 사태에 대한 당 지도부의 책임을 추궁하는 한편 이를 계기로 당권파로부터 실질적 권한을 탈환, 노무현 후보 중심으로 본격적인 대선체제 정비를 서두를 것으로 전망된다.
선대위측은 그동안 "당헌당규상 선대위가 발족하면 기존 당 기능을 해소하고 선대위에 모든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며 재정권과 인사권 등 실질적 권한의 조속한 이월을 요구했으나 당 지도부는 이를 "우격다짐, 일방통행식 주장"이라고 일축해왔다.
이에 따라 선대위는 당 지도부가 노 후보에 대한 본격적인 지원을 망설여온 것이 내분을 악화시켜 이번 집단 탈당을 부추겼다는 공세를 강화, 선대위의 권한 강화를 도모하고 나설 것으로 보여 이에 따른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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