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21은 5일 오전 11시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어 정몽준 후보를 당 대표와 대통령 후보로 추대하고 대선을 위한 창당 작업을 완료했다. 국민통합21은 이날 합의제 방식의 집단지도체제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당헌 제정안과 정강정책을 채택해 지도부를 구성하는 한편 대통령선거대책위를 발족, 본격적인 대선체제를 갖췄다.
***정몽준, 한나라당과 민주당 싸잡아 비판**
당 대표와 대선 후보로 선출된 정몽준 후보는 이날 후보수락 연설을 통해 종전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의 강한 톤으로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맹공을 가했다.
정 후보는 우선 “한나라당은 지난 5년간 제1당의 지위를 누려운 ‘집권 야당’”이라며 “그 당의 후보는 ‘집권 야당’ 5년을 이끌어온 ‘과거의 사람’이고 그 후보는 5년 전에 이미 실패한 정치인으로 검증이 끝났다”고 비판했다.
정후보는 또 "(이회창 후보의 경우) 가까이 따르는 식솔들이 수천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들 모두에게 한 자리씩 주려면 부패해질 수밖에 없다"며 "한나라당은 원천적으로 부패요인을 안고 있다"고 성토했다.
또한 이회창 후보 부인 한인옥씨의 발언을 비꼬아 “하늘이 두 쪽 나도 정권을 잡아야 할 것이 아니라 두 쪽 난 지역감정을 통합하는 것이 정치의 책임”이라며 “정치개혁 없는 정권교체는 여야의 뒤바뀜과 정치보복이란 악순환만 되풀이 할뿐”이라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이어 “5년전 외환 위기를 경험하면서 잘못된 경제정책의 결과가 어떤 것인지 뼈저리게 겪었다”며 “그러나 당시 집권당인 한나라당에서 책임을 진 정치인은 한명도 없었으며 반성은커녕 국민을 우습게 보고 집권당 행세를 해왔다”고 공격했다.
민주당에 대해서도 정 후보는 “민주당은 부정부패에 얼룩진 어두운 사례를 남겼다”며 “남-남 갈등을 일으켜 국민통합에 실패한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정 후보는 또 “민주당은 인사편중의 정치, 의료대란과 교육행정의 혼란으로 평범한 시민들의 가슴에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남겼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정후보의 연설은 종전에 상대방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던 패턴과 크게 달라진 것으로, 최근의 지지율 하락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가에서는 앞으로 정후보가 상대방에 대한 공격적 비판 방식으로 최근 급락한 지지율을 복귀하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정 후보는 이어 집권 청사진으로 ▲대북 평화공존체제 정착 ▲한국형 경제시스템 구축 ▲대기업 본사 지방 이전 ▲여성 할당제 도입 ▲학부형, 교사 참여 교육위원회 설치 등을 제시했다.
***‘4자연대’ 재가동 방침**
국민통합21이 이날 정당으로 공식 출범하고 정 후보가 당의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됨에 따라 조만간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의 단일화론과 관련한 주도권 확보를 위해 본격적인 세확산에 나설 전망이다.
국민통합21은 우선 여론 지지도와 세 확산을 도모, 이회창 후보와 양강구도를 구축한 뒤 민주당 노무현 후보를 압박해 후보단일화를 성사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 후보는 당의 공식 추인을 받은 후보자격을 취득한 만큼 과감한 정책 제시와 당세 확장을 통해 유력 대선주자로서의 기반을 확고히 다져갈 방침이다.
그동안의 ‘옥석구분론’에서 과감히 탈피해 자민련 김종필 총재 및 이한동 전 총리 등과의 접촉을 확대, ‘4자연대’ 재가동에 주력하는 한편 민주당 이미 탈당했거나 탈당 예정인 민주당 후단협 세력에 대한 개별 또는 집단 영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나설 방침이다.
***‘절충식 국민경선제’ 검토**
그러나 국민통합21로서는 최근 정 후보의 지지도 하락에 따른 내부 갈등과 노무현 후보의 ‘국민경선’ 제안으로 인한 압박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출범과 더불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정 후보는 이날 아침 MBC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특정 후보가 특정지역의 지지에 의존한다고 하면 지역감정 선거를 하자는 것”이라고 말해 상대적으로 고른 지지도 분포를 보이는 자신을 중심으로 단일화돼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정 후보는 이어 “노 후보가 후보단일화에 부정적이었다가 입장을 바꾼 데 대해 관심을 두고 상의해보겠다”면서도 “국민이 관심을 갖는 것은 어떤 후보가 돼야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강조해 자신이 단일화후보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주장했다.
이와 관련 정 후보측은 노 후보측과 견해차를 보이고 있는 단일화 방식과 관련, 여론조사와 TV 합동토론회, 권역별 투표 등을 혼합한 ‘절충식 국민경선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통합21측의 절충식 국민경선제는 ▲양 후보가 참석하는 TV 합동토론회를 한 차례 가진 뒤 16개 시, 도별 전국 동시투표를 실시, 당일 전산집계를 통해 후보를 결정하거나 ▲TV 합동토론회를 실시한 뒤 6개 권역별로 같은 날 동시 대의원 대회를 갖고 투표를 하되, 후보는 서울 합동연설에만 참석하고 나머지 지역은 생중계를 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대의원 선정은 각 당에서 선정한 대의원을 각각 35%로 하고 나머지 30%는 객관적인 선정위원회를 구성, 인터넷 접수를 통해 일반 국민을 당원형식으로 모집하는 형식이다.
이에따라 국민통합21측은 오는 15일께 객관적인 조사기관에서 여론조사를 실시, 두 후보간 지지도 격차가 10%이상 벌어질 경우 지지도가 높은 후보를 단일후보로 선출하되 지지도 격차가 10% 미만일 경우 절충식 국민경선제를 실시하는 방안을 마련, 노 후보측과 단일화 협상에서 제의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방안을 담은 국민통합21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경선을 실시할 경우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 것이고 본선 경쟁력이 훨씬 높은 정 후보에게 표쏠림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면서 ‘민주당에 잔류하고 있는 중도세력들도 정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현재 노 후보측은 여론조사형 단일화 방안은 수용 불가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절충식 경선방식에 대한 협상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양측이 단일화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음은 정몽준 후보의 후보수락 연설문 전문
***젊은 대한민국, 부드러운 사회**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동지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 여러분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저는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 순간은 우리 모두에게 감동의 시간입니다.
우리의 정치사는 오늘 이 시간을 무능하고, 낡고, 부패한 정치가 막을 내린 시대로 기록할 것입니다. 이 나라에는 지금 새로운 기운이 솟아나고 있습니다. 변화와 도전의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우리의 정당 국민통합21은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 새로운 지도자를 상징합니다. 새 시대의 새 정치는 젊은 지도자가 열어야 한다는 것은 시대적 요청입니다.
이 자리에 서는 순간, 새로운 모습들이 눈에 보입니다. 유구하게 흐르는 긴 강물의 한복판에 선 느낌입니다. 우리를 있게 한 선조들의 삶의 모습이 보입니다. 선조들이 겪으셨을 고통과 환희가 제 전신을 타고 흐르는 것을 느낍니다.
또 한편으로는 우리의 품속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의 눈망울과, 뛰어다니는 아이들이 보입니다. 우리는 이 긴 흐름의 한복판에 서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역사는 수난과 고통으로 점철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우리의 조상들이 비참하고, 빈곤하고, 잿빛으로 채색된 삶만을 살아오지는 않았습니다. 우리 선조는 고통을 창조적인 문화로 일구어낸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부끄러운 일이 없지 않았지만 정직한 성찰을 통해 그것을 이겨냈습니다. 절망적인 순간들이 있었지만 그 어려움을 희망으로 바꾸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 잦은 외적의 침입과 강대국의 문화적 횡포 아래에서 견딜 수 없었을 것입니다. 우리의 찬란한 전통은 미래로 이어질 것입니다.
우리의 후손들은 고통스러운 상황 자체를 근원부터 미래를 재구성하는 주역이 되어 세계사의 선두에 설 것이라고 믿습니다.
중요한 것은, 오늘의 현실이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는 사실입니다. 국토 분단은 반세기가 넘게 지속되고 있습니다. 인권 문제가 아직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사회 정의를 위해서는 더 구체적인 실천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가 살아있는 공동체이기 위해서는 구성원과 구성체 간의 신뢰가 더 현실화되어야 합니다.
자연과 생태계 전체의 건강에 대한 예민한 감성이 요청되고 있습니다.
가치나, 의미나, 보람이 삶으로부터 동떨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도덕적 성찰과 반성도 필요합니다. 공동체 삶을 지탱해주는 문화예술의 창조적인 확장도 더 강조해야 합니다. 과학의 지속적인 발전과 경제 번영을 위한 준비도 소홀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저는 이러한 염려스러운 사태의 직접적인 책임은 정치에 있다고 단언합니다.
사회를 통합하고, 국가에 대한 무한한 봉사를 책무로 하는 정치가 특정 집단만을 위하고, 국민들 앞에서는 지배기능만을 행사하는 권력으로 전락했습니다.
역사적 조망이나 세계적 시각을 가린 채 ‘현재’와 ‘우리’라는 울타리 안에만 갇혀있습니다.
오늘의 정치는 이 나라를 비탄으로 몰아넣었습니다. 기성 정당들은 국가와 국민은 아랑곳 하지 않고 권력 다툼만 하고 있습니다.
정치 개혁이 없는 정권 교체는 단순한 여야의 뒤바뀜과 사실상의 정치보복이라는 악순환만 되풀이 할 뿐입니다.
하늘이 두쪽 나도 정권을 잡아야 할 것이 아니라 두쪽난 지역감정을 통합하는 것이 정치의 책임입니다.
한나라당은 지난 5년간 제 1당의 지위를 누려온 ‘집권 야당’입니다. 그 당의 후보는 ‘집권 야당’ 5년을 이끌어온 ‘과거의 사람’입니다. 그 후보는 5년전에 이미 실패한 정치인으로 검증이 끝났습니다. 한나라당은 지난 5년간 무엇을 했는지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5년전 외환위기를 경험하면서 잘못된 경제정책의 결과가 어떤 것인지 뼈저리게 겪었습니다. 시민들은 IMF 위기를 겪으면서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까?
국민들 대다수가 IMF 사태에 정치인의 책임이 크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집권당인 한나라당에서 책임을 진 정치인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한나라당은 반성하기는커녕 지금도 국민을 우습게 보고 오래전부터 집권당 행세를 해왔습니다. 승세를 굳힌다는 명분으로 의원 빼가기와 공작정치에 여념이 없습니다.
가까이 따르는 식솔들이 수천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들 모두에게 한 자리씩 주려면 부패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나라당은 원천적으로 부패요인을 안고 있는 것입니다.
민주당은 부정부패에 얼룩진 어두운 사례를 남겼습니다. 남남갈등을 일으켜 국민통합에 실패한 정당입니다. 민주당은 인사편중의 정치, 의료대란과 교육 행정의 혼란으로 평범한 시민들의 가슴에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남겼습니다.
제가 정치에 뜻을 두게 된 것은 이같은 정치적 파행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시스템으로는 미래를 경영할 수 없습니다. ‘과거의 사람’으로 21세기를 살아갈 수 없습니다.
제가 대통령의 직을 감당하고자 희망하는 것도 정치를 올바로 세우겠다는 저의 꿈과 국민 모두의 꿈을 이루어내고 싶기 때문입니다. 꿈을 잃은 오늘의 세대에게 내일의 꿈을 심어주겠습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대통령직은 영광의 자리가 아니라 고난의 자리입니다.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섬기는 자리입니다.
권력투쟁의 승리가 가져다주는 오만한 자리가 아니라 국민들의 신뢰가 가져다주는 겸손한 자리입니다. 타인에게 책임을 전가해도 좋은 자유로운 자리가 아니라 어떤 일에나 무한 책임을 지는 고통스러운 자리입니다.
권력이란 무소불능(無所不能)한 것이 아닙니다. 권력은 그렇게 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견제되어야 합니다.
저는 국민들의 현명한 판단과, 국회, 언론 그리고 성숙한 시민단체에 의하여 철저하게 제약받는 대통령이 되고자 합니다. 이제 그런 대통령이 나와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모든 것을 바꾸어야 합니다. 그것은 역사의 명령이고 시대의 대세입니다. 국민의 간절한 소원입니다. 누구도 이것을 거스를 수 없습니다.
지금은 새로운 역사관, 새로운 세계 인식, 새로운 정치관 을 가진 젊은 지도자가 나서야 할 때입니다.
이것이 우리 국민들이 지니고 있는 새로운 시대의 자존심입니다. 저는 국민들의 이러한 기대를 충족시켜 드리고자 합니다. 그럴 자신이 있습니다.
뚜렷한 역사의식과 현실 판단 능력을 가지신 당원 동지 여러분들과 국민들의 지지를 받은 이상, 저는 이 일을 수행하는 참된 일꾼으로 저 자신을 헌신할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과거의 틀을 깨겠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저의 굳은 약속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국민 여러분들의 꿈과 제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저는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는 겸허하게, 그러나 뜨거운 의지로, 당원 동지 여러분과 국민들의 추대를 수락합니다.
국민통합21은 이번 대선만을 위해 태어난 정당이 아닙니다. 국민통합21은 21세기를 이끌어갈 개혁정당으로 커갈 것입니다. 저는 국민통합21과 언제나 함께 하면서 희망찬 21세기를 열어가겠습니다.
존경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우리 앞에 놓여있는 과제는 간단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제 새로운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어야 합니다. 우리는 국민들에게 속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내일을 예상할 수 있다는 신뢰, 억울함은 반드시 풀린다는 자신감, 대접받고 있다는 자존심, 꿈은 틀림없이 이루어진다는 믿음을 주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정치가 우리 뜻처럼 순수하고 소박하지 않습니다. 권력의 집행은 의외로 많은 역설과 모순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선의 판단이 최악의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정치는 정도(正道)와 원칙을 지켜야 하고, 그것을 준거로 한 끊임없는 성찰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은 저로부터 밝고 환한 청사진을 기대하실 것입니다. 당연히 그래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저는 이러한 심정, 이러한 역사의식, 이러한 정치 판단, 그리고 대통령직에 대한 소명감을 가지고 다음과 같은 국정지표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시장경제가 경제활동의 자유뿐만 아니라 정치적 자유도 최대한 보장하는 체제라는 믿음을 공유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 경제는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속으로는 곯고 있습니다. 집집마다 빚더미가 쌓이고 신용불량자가 하루에도 수천명씩 양산되고 있습니다. 집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습니다. 대학 졸업생은 취직을 못해 이력서를 들고 이 회사 저 회사를 기웃거립니다.
주부들은 시장가기가 겁난다고 하는데도 한쪽에서는 과소비를 하고 있습니다. 저축률이 30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세계 일류국가가 되는 것은 월드컵 4강보다 몇배 더 어려운 일입니다.
시행착오를 반복할 여유가 없습니다. 세계의 흐름을 한 눈에 읽고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대북정책은 7.4공동성명과 91년 남북한 기본 합의서의 정신을 존중하여 평화공존체제를 굳건히 하고, 남북 7천만 동포가 자유를 구가하는 통일시대를 준비하겠습니다. 주변 4강과의 외교를 강화하여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겠습니다.
변화하는 세계 경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한국형 경제 시스템을 갖추겠습니다. 환경, 보건, 교육, 주택, 그리고 복지정책을 대폭 개선하여 모두 함께 잘 사는 따뜻한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서울과 지방의 격차를 해소하겠습니다. 포항제철의 경우처럼 대기업의 본사를 지방으로 이전하여 지방에도 좋은 대학과 문화시설이 유치되도록 하겠습니다.
일하기 원하는 20~30대 젊은이들은 본인이 노력하면 누구나 취업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만들겠습니다. 여성의 권익을 최대한 신장시켜 남녀차별을 없애겠습니다. 여성 할당제를 도입하여 여성의 정치-사회 참여를 획기적으로 신장시키겠습니다.
교육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백약이 무효라는 무력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학부형과 교사가 참여하는 교육위원회를 만들어 교육정책을 바로 세우겠습니다.
미혼모가 버린 아이들을 보호하는 대구의 복지시설 ‘애망원’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미혼모가 뱃속의 아이를 뗀다고 약을 복용하여 선천적으로 불구가 된 아이들을 보면서 이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는가, 이들이 받는 천형(天刑)은 우리의 죄를 대신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인 난곡에 가서 주민들을 만났습니다. 한 할머니는 이북에서 피난왔는데 사고로 반신불수가 된 상태에서 남편마저 가출하여 혼자서 살고 있었습니다. 정부와 이웃의 도움으로 생명을 유지하여 그래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난곡의 주민들과 같은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을 보살펴서 사회의 그늘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이제 우리는 출범의 돛을 올렸습니다. 우리의 항해는 순탄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자신이 있습니다. 우리의 현실 판단은 바릅니다. 부정직한 정치가 우리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습니다.
우리의 신념은 정당합니다. 우리의 훼손된 역사와 사회를 이대로 흐르게 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의 정열은 순수합니다. 우리는 권력을 탐하는 것이 아닙니다. 국민들에게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요청하는 것입니다. 저에게는 분노할 줄 아는 능력이 있습니다.
불합리하고 비효율적이며, 불공정한 것들을 과감히 혁파할 줄 아는 분노의 능력을국정 수행에서 명쾌하게 증명해 보일 것입니다.
긴 강물의 한복판에 서서 우리 선조의 한과 삶을 다시 한번 생각합니다. 먼 흐름의 끝에 있는, 이미 태어난, 그리고 아직 태어나지 않은 우리의 후손들을 바라봅니다.
새로운 용기가 솟아납니다. 기회를 잃을 수는 없습니다.
12월은 6월의 두배입니다.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정치혁명을 이루어 국민들께서 월드컵 대회의 두배가 되는 기쁨과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6월에 월드컵의 꿈을 이루었듯이 12월에는 ‘젊은 대한민국’의 꿈을 반드시 이루겠습니다. 오늘 이 시간을 출발점으로 하여 우리 모두 힘을 다시 모아 새 역사를 창조합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우리는 21세기의 주역입니다.
저, 정몽준은 그 사명을 앞장 서서 실천하는 국민 여러분의 충실한 일꾼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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