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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兵風, 종결인가 2라운드 돌입인가?

테이프 '판독불능' 결론, 김대업 '진정서' 물증에 달려

김대업씨가 '이회창 후보의 차남 수연씨의 병역면제를 알선했으며 그 과정에서 한인옥 여사로부터 '입막음용'으로 수천만원을 받았다'는 내용이 담긴 진정서를 검찰에 제출, '병풍' 논란은 급속하게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특히 장남 정연씨 병역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렇다 할 결론 없이 매듭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관심의 초점은 수연씨의 병역면제 과정 및 한인옥 여사의 개입 여부와 이에 관련된 후속물증을 김씨가 제출할 것인지에 맞춰졌다.

김대업씨가 진정서를 통해 추가 의혹을 제기하고 나서자 민주당은 "병역비리는 이제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파상적인 병풍공세를 재개했고 한나라당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 정치권의 '병풍' 공방도 다시금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증거·증인 확보돼 있다"**

그동안 김씨는 일부 언론을 통해 수연씨 병역비리 의혹을 간헐적으로 흘리며 검찰 수사 추이에 따라 관련 증거를 공개하겠다고 밝혀왔다. 따라서 김씨가 수연씨 건을 새롭게 들고 나선 것은 장남 정연씨 병역비리 수사의 핵심 물증인 '김대업 테이프'가 '판독불능'으로 잠정 결론 내려진 것과 무관치 않다.

검찰은 16일 김대업씨가 두 번째로 검찰에 낸 녹음 테이프에 대한 대검 과학수사과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 결과, 목소리의 주인공이 김도술씨인지 여부에 대해 ‘판단불능’이라는 결론이 나왔다고 밝혔다.

특히 국과수는 “김씨 테이프가 인위적으로 편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런 수사결과로 정연씨 병역비리 수사가 종결 분위기로 접어들었을 뿐 아니라 오히려 김대업씨가 역으로 몰릴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따라서 김씨가 수연씨 병역 비리 의혹을 들고 나온 것은 검찰의 병역비리 수사에 불씨를 재점화하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한나라당의 '병풍 조작설' 역공이 거세짐에 따라 김씨가 자신의 주장이 수세에 몰린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내놓은 '회심의 카드'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진정 내용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 수연씨 병역비리 의혹에 관련된 '2차 김대업 테이프'가 제출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와 관련, 김씨는 지난 2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수연씨 병역면제) 관련 내용이 모두 녹음돼 있고 돈을 주고 받은 사람, 처리해준 사람 등 증거가 확보돼 있으며 돈거래 사실을 증언해 줄 사람을 설득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검찰, 수연씨 병역비리 수사 착수·공소시효 지났다는 의견도**

검찰 관계자들은 김씨가 수연씨 문제를 갑자기 제기한 데 대해 적잖이 당혹스러워하면서도 김씨가 한 여사와 직접 접촉했는지 등 진정 내용의 사실여부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씨가 진정에서 2000년 수연씨 병역면제와 관련해 한 여사로부터 "뒷말 안 나오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5천만원을 받았다고 주장함에 따라 김씨가 한 여사와 만났다고 지목한 홀리데이인 서울 호텔 등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검찰은 김씨가 89년 수연씨 병역면제 은폐 등을 위해 돈을 받았다는 정황을 담아 제출한 자술서 형식의 진정내용이 위법행위인지 등 사법처리 가능 여부에 대해 법률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김씨가 주장하는 병역면제 및 금품수수 과정 등 사실관계를 면밀히 파악한 뒤 법적인 하자가 있는지 여부를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반면 검찰 내부에서는 이 사건이 수사대상이 아니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김씨가 낸 진정 내용은 공소시효가 지났거나 죄가 되지 않는 사안”이라면서 “그러나 고소 사건과 달리 진정을 할 경우 무고죄를 적용할 수 없어 김씨를 처벌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씨의 진정 내용 가운데 89년 돈을 주고 받았다는 부분은 공소시효(5년)가 지난 수사대상이 아니며 2000년 한인옥 여사가 돈을 건넸다고 주장한 부분 역시 범죄 구성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민주당 '병풍' 공세 급가열**

검찰 수사와는 별개로 정치권의 '병풍' 공방도 거세졌다. 민주당은 16일 김씨가 제출한 진술서 내용을 근거로 대대적인 '병풍' 공세를 재개했다.

이날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서 정대철 선대위원장은 "이 후보 차남의 병역비리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면서 "검찰이 나서서 밝히되 밝힐 수 없다면 특검제라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채정 정책본부장은 "김대업이 돈을 안 받았다면 당장 명예훼손으로 무고죄가 된다"며 "이런 엄청난 일을 아무런 근거없이 말했겠느냐"고 했고 이재정 의원은 "한나라당이 김대업을 고발하지 않는 것을 보니 사실인 모양"이라고 거들었다.

김한길 미디어본부장은 "사실이면 (이회창 후보가) 후보를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했고 이해찬 의원은 "한인옥씨는 병역비리에 대해 지금까지 한마디 언급도 없이 한나라당이 대변인, 변호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 여사의 입장표명을 요구했다.

이낙연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김대업씨가 처벌받을 각오를 하고 자신이 돈을 받았다고 증언했으니 이제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검찰은 한인옥씨를 즉각 소환해 수사하고 필요하다면 김대업씨와 대질신문을 하라"고 촉구했다.

***한나라당, "대응할 일고의 가치도 없다"**

반면 한나라당은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수연씨에 대한 진정은 내용적으로 전혀 사실무근일 뿐만 아니라 형식적으로도 형사문제가 되지 않는 것을 검찰로 자꾸 가져가서 한나라당과 이 후보를 모함하고 무고하려는 것"이라며 "김씨의 이러한 무고 등 추가범죄에 대해 즉각 고발조치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남경필 대변인도 같은 날 "김대업씨가 정연씨에 대한 조작극이 더 이상 통하지 않으니 수연씨를 물고 들어간 것"이라며 "대응할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남 대변인의 말처럼 한나라당은 '무대응' 원칙을 세운 듯 보인다. 민주당의 고위 당직자들이 모두 나서 일제히 공세를 퍼부은 16일 한나라당은 권태엽 부대변인 명의의 논평 하나만을 냈을 뿐, 별다른 대응을 보이지 않았다.

권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한화갑 대표의 비서 서모씨의 '김대업 5억원 청구설'을 거듭 제기, '파렴치 가정파괴범에게 면죄부를 준 것도 모자라 검은 돈까지 줘가며 정치공작을 사주한 것은 용서받지 못할 범죄행위'라며 한 대표의 사죄를 촉구했다.

한나라당이 이렇게 '무대응' 자세를 보이는 것은 김대업씨의 정연씨 관련 의혹제기가 뚜렷한 확증 없이 사라져 가는 국면에서 새로운 의혹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본격 2라운드 진입인가 또 한번의 해프닝인가?**

일단 수연씨 병역비리 의혹의 파괴력은 김씨가 관련 증거를 후속적으로 제출할지 여부에 달린 것으로 관측된다.

만일 김씨가 그동안 예고해 온 대로 수연씨 병역비리와 관련된 녹음 테이프 등 폭발력 있는 물증을 제출할 경우 검찰 수사는 물론 정국은 또다시 '김대업 테이프'를 둘러싸고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그동안의 병풍 수사과정에서 김씨의 주장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상실된 게 사실이고 '언제까지 김대업 입에 놀아나야 되냐'는 검찰 내부의 불만이 높아 비중있는 물증이 제시되지 않을 경우 김씨와 민주당은 자칫 역풍에 휘말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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