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정부와 뿌리깊은 악연을 맺어온 이신범 전 의원이 대통령 3남 홍걸씨와 지난 2년 3개월여간 미국에서 벌인 법정 소송 과정을 기록한 책을 발간하며 박지원 청와대 비서실장을 집중공격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DJ일가 호화생활 추적기'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의 정식명칭은 <대통령 아들인데 그 정도 살면 어때!(도서출판 우도)>. 이 책은 이신범 전의원이 2000년 1월 홍걸씨의 미국 호화생활 실태를 폭로하면서 시작된 법정소송 과정에서 홍걸씨 주변의 각종 비리의혹에 대해 이 전 의원이 나름대로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한 책이다.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하게 된 배경에서부터 국적, 직업, 수입을 거짓으로 게재한 홍걸씨의 융자신청서 및 재판 속기록 등 관련자료, 홍걸씨와 무기거래상 조풍언씨와의 유착 관계 등 한국 검찰의 홍걸씨에 대한 조사에서는 중심적으로 취급되지 않았던 내용이 주를 이룬다.
***"홍걸씨 사건 배후는 박지원 실장"**
이 전 의원은 특히 이 책을 통해 "처음부터 나는 미국에서 벌어진 홍걸과의 소송은 대통령과 실세 박지원과의 싸움으로 인식하고 대처했다"며 박지원 청와대비서실장을 겨냥한 각종 의혹을 제기해 청와대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 전 의원은 "홍걸씨 사건을 뒤에서 지휘한 것은 박 실장"이라며 "박지원씨는 각종 루트를 통해 나에게 수많은 회유와 협박을 가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한 사례로 올해 5월 윤석중 청와대비서관을 만났을 때 박 실장이 전화를 통해 "소송을 제기해 홍걸을 괴롭히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나? 약속을 못 받으면 그만두라"고 윤 비서관에게 지시하는 대화내용을 들었다고 기술했다.
이 전 의원은 또 뉴욕 제일은행이 박 실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뉴욕 퀸스법원이 박 실장에게 1만3천3백13달러의 배상을 명한 판결문 등을 근거 자료로 게재하고 이 같은 채무는 박실장의 공직자 재산신고 내역에서 누락됐다고 주장, 이에 대한 박 실장의 해명을 요구했다.
또한 박 실장의 부인 이선자씨가 지난해 11월 미 법원의 선서진술서에서 '나는 줄곧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었고 지금도 한국 국적자이다'라고 적은 대목도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의원은 "박지원 부인은 도리어 미국 국적을 취득하고 DJ 집권 후 청와대 재직시에도 상당한 기간 미국 국적을 유지했다"며 "이는 미 연방법에 의해 5년 징역까지 가능한 거짓 진술"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의원은 이밖에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 전경환씨가 도미했던 1986년경 박씨가 전경환씨와 가까웠던 것은 당시 교포사회에서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박씨는 군사정권에도 한다리를 걸치고 재력과 출신지를 배경으로 DJ에게도 선을 댄 기회주의자"라고 주장했다.
***"권력비리, 개인은 용서해도 사건진상은 밝혀야"**
이 전 의원은 이밖에 김홍걸 비리와 관련, "최규선 게이트를 통해 홍걸씨 비리가 우연찮게 드러났으나 전모가 모두 밝혀진 것은 아니다"라며 "권력비리 사건이 정권만 넘어가면 유야무야 되는 경향이 있는데 개인은 용서하더라도 사건 진상은 밝혀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홍걸씨와 벌인 법정소송 외에도 이 전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과 나', '영부인은 아들의 호화생활에 책임이 없나', '권력의 실세 박지원의 빛과 그림자' 등 권력 중심인물들과 빚은 갈등관계도 별도의 장을 통해 기술해 앞으로 상당한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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