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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검증'의 도마 위에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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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정몽준 '검증'의 도마 위에 오르다

현대 관련 의혹 등 산 넘어 산, '鄭風' 갈림길에

정몽준 의원이 17일 오후 대선출마를 공식선언한다.

정 의원의 출마 선언은 정치권과 여론의 혹독한 '검증작업'의 시작임과 동시에 '정풍'의 지속이냐 소멸이냐의 갈림길을 의미한다. 출마 선언후 그동안 정 의원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관련된 정보를 대대적으로 비축해 온 것으로 알려진 한나라당의 고강도 공세가 일차적으로 예상된다. 노무현 후보 체제로 전환하면 민주당의 본격적 견제도 예상된다.

정 의원측은 이에 대한 방어논리 마련에 공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지나, 연말 대선까지는 치열한 공방이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정몽준 최대 아킬레스건, 현대중공업 지분 처리**

무엇보다 정 의원의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부분은 현대그룹 관련 문제들이다. 정 의원은 대선출마와 현대그룹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원론적 입장을 거듭 주장해 왔으나 정치권은 현대를 털어 나오는 먼지를 모두 정 의원과 연계시킬 분위기다.

이와 관련, 이미 정 의원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 지분 정리 방식 등이 가장 민감한 현안으로 떠오른 상태다. 정 의원도 출마선언과 함께 이 문제에 해법을 제시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어 17일 어떤 방안이 나올지 관심거리다.

현대중공업 지분처리가 중요한 것은 현재 노동계와 재계 및 정치권 모두가 이 문제를 정몽준 출마 비토 여부를 결정지을 일차적 잣대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만약 주위에서 납득할 수 없는 방식의 처리방식이 제기된다면 그를 둘러싼 '권력과 부의 동시 장악' 비난공세는 향후 대선기간 내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정 의원측은 대권에 도전하더라도 지분은 포기하지 않고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 '묘안찾기'에 고심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정 의원이 이사장으로 있는 아산재단에 기부하는 방안, 현대중공업이 자사주 취득 형식으로 인수하는 방안, 고위 공직자가 재임 중 공정성 유지를 위해 재산을 금융기관에 명의신탁하고 운용내역은 전혀 알지 못하도록 하는 블라인드 트러스트 등이 명분과 실리를 챙길 수 있는 방안으로 거론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몽구 현대차 회장 등 형제들이 정 의원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됐다.

그러나 형제들의 지분 인수는 '눈 가리고 아웅한다'는 비난을 살 수 있고, 블라인드 트러스트 방식은 법적으로 한국에선 허용되지 않아 논의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산재단 기부 및 현대중공업의 자사주 취득 방식은 국민을 납득시키기에는 최선의 방안이다. 그러나 1천7백억원에 달하는 재산을 선뜻 내놓을 것인지 아직 결심이 서지 않은 듯 하며, 이럴 경우 현대중공업을 완벽한 전문경영인체제로 전환시켜야 하는데 그에 대한 준비가 부족해 선뜻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분위기다.

***정치권, 현대그룹 관련 자료 수집에 총동원령**

이밖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현대그룹의 부정특혜 의혹, 분식회계를 통해 오래전부터 정몽준 대권 도전이 계획돼 왔다는 의혹 등 현대와 관련한 공세 징후가 여러 곳에서 감지된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정책자료를 통해 2000년 5월 현대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시작된 이후 정부는 금융기관과 국채기관을 동원해 현대그룹에 33조6천억원을 지원했다며 특혜지원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금융감독원이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2000년 금감원 감리에서 지적을 받은 과징금 관련 비용을 과소상계한 것으로 드러나 분식회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현대중공업이 도네이션 형태로 사회단체 및 재단에 기부한 후원금의 용도와, 정 의원이 회장으로 있는 대한축구협회 등에 대한 현대중공업의 직간접적 지원 내역 등에도 정치권의 촉각이 곤두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정 의원이 평소 현대그룹 관계자들에게 고압적으로 군림했었다는 일각의 주장이 제기되면서 정 의원에게 불리한 전직 현대 관계자들의 폭로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풍' 지속될 수 있나**

정 의원이 겪게 될 '검증' 절차는 이것만이 아니다.

한나라당은 대선지형의 3자구도 재편은 일단 나쁠 것 없다는 입장이나 정몽준 의원이 단일후보로 나서는 노-정 연대를 '최악의 시나리오'로 간주, 이를 저지하기 위해 방대하게 '정몽준 검증자료'를 수집해 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예로 주간조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한나라당이 준비해온 정몽준 의혹은 ▲출생 의혹 ▲정신병력 ▲현대전자가 LG 반도체를 흡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특혜의혹 ▲대북지원 명목으로 현대그룹에 투입된 공적자금 의혹 ▲92년 초원복집 사건 당시 정 의원의 도청 지시 의혹 ▲89년 현대 해고자사무실 테러사건의 배후설 등이다.

일단 출생의 비밀 등은 자칫 역풍을 초래할 수 있는 과도한 네가티브성 사안이라는 점에서 시기와 상황을 고려해 공세의 완급을 조절해 나간다는 게 한나라당의 전략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측은 이같은 자신의 사생활과 관련된 정치권의 공세에 대해 사실대로 공개해 정면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예로 일요신문이 보도했던 대학시절 커닝 및 이에 따른 정학 사건의 경우 정 의원의 솔직한 시인으로 도리어 약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정 의원측은 이에 따라 대선출마를 선언하는 자리에서 현대중공업 지분정리 방안과 출생 의혹 등 주변 신상에 관한 해명을 통해 뒷소문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검증은 이제부터가 시작**

공식적인 대선후보군에 합류한 만큼 정 의원에 대한 '검증'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그동안 순풍을 등에 업고 관망자세로 일관해 온 정 의원도 정치권 진흙탕 싸움에 어떤 식으로건 발을 들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정 의원이 현대중공업 지분 처리를 국민 일반의 공감대를 얻을 정도로 분명히 하고, 개인사적 네가티브 공세에 대해 솔직한 자세로 대응할 경우 도리어 상대방의 네가티브 공세를 포지티브 이미지를 높이는 반전의 계기로 삼을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현중 지분 처리문제 등의 대응 과정이 애매모호할 경우 정풍은 순식간에 찻잔속 태풍으로 소멸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또한 정 의원이 현실정치권을 신당에 끌어들이는 과정에 원칙을 상실하면서 여론의 비판대상인 철새세력들을 무차별적으로 흡수하는 세 부풀리기 전술을 구사할 경우 '선명성의 소멸'로 이어질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

아울러 합리적 성격은 장점이나 재벌 2세인 까닭에 '지도자적 결단력'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세간의 평가도 향후 정 의원 검증과정에 반드시 넘어야 할 중요한 고비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본격적인 검증과 더불어 '정풍'도 조정국면에 돌입할 것인지, 아니면 이같은 정가의 예상을 뚫고 정 의원의 승승장구가 이어질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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