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7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장남 정연씨 병역비리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고 "만약 아들의 병역을 면제받기 위해 불법이나 비리를 저지른 사실이 있다면 대통령 후보 사퇴는 물론, 깨끗하게 정계를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회창 후보의 이같은 선언으로 인해 이정연씨 병역비리 의혹을 둘러싼 여야대립은 연말대선의 승패를 가를 최대 뇌관으로 급부상하게 됐으며, 여야 모두가 한발짝도 물러설 수 없는 벼랑끝에 서게 돼 귀추가 주목된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하늘에 두고 맹세하건대 저나 제 아내가 아들을 군대 보내지 않으려고 그 어떤 불법이나 비리를 저지른 적은 결코 없다"며 "제가 아들의 병역면제를 위해 불법을 저질렀다면 어떻게 위선의 탈을 쓰고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겠냐"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이번 일을 계기로 비열한 공작정치를 일삼는 정상배 집단이 다시는 이 땅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만들고야 말 것"이라며 "만약 이 정권의 주장이 허위와 공작으로 드러난다면 그들이야말로 정계를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검찰 수사에 대해 "이 사건은 5년간 이 정권이 샅샅이 뒤진 사건이고 핵심증인들도 모두 국내에 있다. 진실을 밝히는 데 시간을 끌 이유가 없다"며 "비리와 은폐 주장이 사실인지, 아니면 검은 배후세력의 정치공작이 사실인지 검찰이 명명백백하게 만천하에 밝혀달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우리 당은 검찰 수사에 정치적 압력을 행사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말하면서 "그러나 우리당이 그 부당함의 분명한 이유를 밝히면서 지목해 온 수사책임자의 교체는 정당한 요구"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이와 함께 ▲이회창 5대 의혹설 조작 ▲상습적인 정계개편과 신당창당 ▲남북관계를 국내정치에 이용하려는 신(新)북풍 등 현 정권의 '3대 정치공작'을 제기하며, "현 정권은 (이를 통해) 추악한 부패를 은폐하고 국정실패를 호도하려 한다"고 역공했다.
다음은 이회창 후보의 기자회견문 전문
***"병역비리 사실이면 정계를 떠나겠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며칠 동안 내린 집중호우 때문에 수해 걱정이 큽니다.
정치권이 국민 여러분의 고통을 어루만져 드리지 못하고 싸우는 모습만 보이는 것 같아 참으로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아무쪼록 이번의 집중호우로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당국은 철저히 대처해줄 것을 요청하며, 또한 수해로 피해를 당한 분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기 위해 우리 당도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내일은 정권교체냐, 정권연장이냐를 판가름하는 선택의 날입니다.
김대중정권은 정권연장을 위한 정치공작을 시작했습니다.
이 정권의 정치공작은 세가지입니다.
첫째, 저 이회창에 대한 이 정권의 '5대 조작극'입니다.
둘째, 상습적인 정계개편과 국민을 우롱하는 '신당 창당'입니다.
셋째, 남북관계를 국내정치에 이용하려는 '新북풍'입니다.
국민 여러분!
지난 7월 10일 대통령의 둘째 아들이 구속되었습니다.
참회의 눈물을 흘릴 대통령을 어떻게 쳐다볼 수 있을지, 그 날 저는 착잡한 심정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날 이후 우리가 본 것은 대통령의 참회의 눈물이 아니라 야당을 겨냥한 '5대 조작극'이었습니다. 이 정권이 '5대 조작극'을 시작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추악한 부패를 은폐하고 국정실패를 호도하기 위해서입니다.
진흙탕 싸움판을 만들어 정치혐오증을 극대화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 다음에 이 정권은 정계개편과 신당 창당으로 가겠다는 시나리오를 오래 전부터 준비해왔던 것입니다.
북한과도 끊임없이 불순한 교감을 나누어왔습니다.
이러한 공작의 모든 목표는 오직 한가지, 이 부패하고 무능한 정권을 5년 더 연장하는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지난 한달 동안은 이 정권의 정치공작으로 정치권이 큰 소용돌이에 휘말렸습니다.
제 아들의 병역문제에 대한 검찰수사가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습니다.
두 아들을 군대에 보내지 못한 것에 대해 저는 5년전이나 지금이나 국민 여러분에게 항상 한없이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문제로 저는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고배의 쓴 잔을 마시기도 했습니다.
지금 제 아들의 병역문제로 또 다시 세상이 시끄럽게 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된 점 또한 저는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국민 여러분!
하늘에 두고 맹세하건대, 저나 제 아내가 아들을 군대 보내지 않으려고 그 어떤 불법이나 비리를 저지른 적은 결코 없습니다.
저희 부부는 세상을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평생 법과 원칙을 말했고 정의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만약 제가 아들의 병역면제를 위해 불법을 저질렀다면, 어떻게 위선의 탈을 쓰고 감히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겠습니까?
분명히 말씀을 드리지만, 만약 아들의 병역을 면제받기 위해 불법이나 비리를 저지른 사실이 있었다면, 저는 대통령후보 사퇴는 물론 깨끗하게 정계를 떠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지금 이 정권은 마치 무슨 비리나 은폐가 있었던 것처럼 추악한 정치공작을 하고 있습니다.
이 정권의 흑색선전이 확인과정도 없이 일부 언론에 그대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분노를 넘어 비애감을 느낍니다.
저는 결심을 굳혔습니다.
하늘을 속이고 국민을 속이는 이 비열한 정치공작을 단죄하지 못하면 우리 정치에 무슨 희망이 있겠습니까.
공작과 음모로 정권연장에 성공한 정상배 집단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올바른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이번 일을 계기로 비열한 공작정치를 일삼는 정상배 집단이 다시는 이 땅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만들고야 말 것입니다.
만약 이 정권의 주장이 허위와 공작으로 드러난다면, 그들이야말로 정계를 떠나야 합니다.
검찰에 촉구합니다.
진실은 오직 하나입니다.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촉구합니다.
애매모호한 태도로 시간을 지연시켜서는 안됩니다.
이 사건은 5년간 이 정권이 샅샅이 뒤진 사건입니다.
핵심증인들도 모두 국내에 있습니다.
진실을 밝히는 데 시간을 끌 이유가 없습니다.
저는 한나라당의 떳떳한 대통령 후보로서 엄격한 검증을 회피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그러나 검증은 철저히, 공정하게 해야 합니다.
비리와 은폐의 주장이 사실인지, 아니면 검은 배후세력의 정치공작이 사실인지, 검찰이 명명백백하게 만천하에 밝혀주기 바랍니다.
우리 당은 검찰수사에 정치적 압력을 행사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당이 그 부당함의 분명한 이유를 밝히면서 지목해온 수사책임자의 교체는 정당한 요구입니다.
그런 사람으로는 결코 공정한 수사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국민이 알고, 또 검찰 자신이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진정으로 공정한 수사를 한다면 저와 우리 당은 검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지금 태풍과 장마로 우리 모두 큰 피해를 보고 우울하지만, 이제 비가 그치고 맑은 하늘을 보게될 날도 머지 않습니다.
우리 정치도 태풍과 비바람을 헤치고 푸른 하늘과 희망의 대지로 나아가야 합니다.
저와 우리 한나라당은 그 어떤 정치공작에도 굴하지 않고 당당하고 의연한 자세로 맞설 것이며, 국민 우선의 정도정치를 펼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내일은 정권교체냐, 정권연장이냐를 선택하는 중요한 날입니다.
부디 투표에 참여하셔서, 정권교체의 새 희망을 만들어 갑시다.
국민 여러분의 따가운 질책과 뜨거운 성원 모두, 희망의 내일을 여는 국민 우선의 새 정치로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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