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불가론' 문건 파문과 관련, 한나라당 서청원 대표가 청와대와 민주당을 직접 겨냥한 강경투쟁을 선언했다. 차제에 민주당의 '이회창 5대 의혹론'을 봉쇄하고 '권력비리 심판론'을 강도 높게 제기, 정국주도권을 이어가려는 다목적 포석이다.
민주당측은 그러나 한나라당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적반하장의 정치공세'라며 반박하고 '이회창 5대 의혹'을 집중추궁하고 있어 양당의 '비리 공방'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문건파문 관련, DJ·노무현·한화갑 공개사과 요구**
서청원 대표는 25일 '이회창불가론' 문건 파문과 관련, "일부 학계와 언론계, 시민단체 및 문화관광부,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 등이 총동원돼 조직적으로 기획한 흔적이 역력하다"며 김대중 대통령과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 한화갑 대표의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서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문건은 현 정권이 '이회창 죽이기' 공작에만 전념해 온 사실을 입증하는 치밀한 정치공작의 산물로서 12월 대선을 정상적으로 치를 의사가 없음을 노골적으로 보여줬다"고 주장하고 "우리는 이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 공작정치 타파와 부패청산에 본격 나설 것"이라고 강경투쟁을 선언했다.
서 대표는 '김대중 일가 부정축재 진상조사특위'를 신설하고 그 산하에 ▲대통령 세아들 부정축재 ▲친인척 부정축재 ▲아태재단 비리 ▲재산 해외도피 ▲무기도입 비리 ▲공적자금 비리 조사 소위 등 6개 소위를 두고 진상규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서 대표는 또 '이 후보 음해공작 진상조사특위'를 설치, 문건 작성자와 작성경위·보고체계·이용과정 등의 규명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또 "앞으로 대선을 위한 권력기관 개입이 우려되며 지금처럼 김대중 정권의 핵심측근들이 계속 권력의 요직을 맡고 있는 한 공작정치 시도는 계속될 것"이라며 "엄정한 선거관리를 위해 법무·행자·문화부 장관을 교체하고 임동원 특보와 청와대 비서실장, 국정원장 등 측근인사들을 인사조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밖에 그는 "국회에 제출된 대통령 세아들 비리진상규명을 위한 특검제법을 비롯, 현 정권의 권력형비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도 반드시 이번 회기내에 처리, 부패청산 작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고강도 처방은 8.8 재보선과 연말 대선을 겨냥, 병역비리 은폐의혹 등 민주당이 제기하는 '이회창 5대 의혹'을 차단하고 김대중-이회창 대립구도를 지속시켜 '反 DJ' 정서로 선거 분위기를 이끌어가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서 대표의 간담회에 앞서 이회창 후보는 서 대표와 만나 "집권세력의 정치공작과 흠집내기에 대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힘으로써 강공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문건의 최초 진원지를 청와대로 지목하고 최근 민주당의 집요한 '이회창 흠집내기'에 대한 청와대 배후론을 집중 부각시킬 방침이다.
***민주당, '우리 당이 이회창 예찬론을 내겠는가'**
한나라당의 이같은 공세에도 민주당은 '이회창 5대 의혹'에 대한 불씨를 지피고 있어 양당간의 '비리공세'가 더욱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이낙연 대변인은 서청원 대표의 기자회견에 대한 논평을 통해 "우리 당에서 이회창 불가론을 내지, 이회창 예찬론을 내겠는가"라며 "이회창 후보를 검증하는 것은 우리 당의 권리이며 의무이다. 이렇게 흠이 많은 이회창 후보가 대통령이 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우리 당의 책무"라고 정면으로 맞섰다.
이 대변인은 "공작정치 운운하지만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4년 반 가까이 정부와 집권당을 끊임없이 음해하고 발목잡기 위해 공작을 펴온 세력은 한나라당"이라며 "언론인을 이회창 후보에 대한 우호적 언론인과 적대적 언론인으로 구분해 적대적 언론인에 대해서는 뒷조사를 하고 비리를 수집하는 등 압박을 가하자는 '대권장악 문건'을 내놓은 것도 한나라당"이라고 역공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한나라당과 이회창 후보는 5대 의혹을 조작이라고 억지 주장하지만 조작이라면 이후보는 왜 잇따라 사과했는가. 원정 출산에 대해선 왜 사과했고, 호화빌라에 대해선 왜 사과했으며, 국세청을 동원한 대선자금 모금에 대해선 왜 사과했는가"라며 '5대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할 뜻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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