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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검찰, ‘정치적 발언’에 의연히 대처하라”

<인터뷰> 심재륜 변호사가 보는 '이명재 검찰'

대통령 아들들에 대한 검찰 조사가 정국 최대 뇌관으로 떠오른 가운데 각 당이 너나없이 '검찰 흔들기'에 나서고 있다. 월드컵 기간중 정쟁중단 선언에도 불구하고 양대선거 승리가 다급한 정치권은 각자의 득실계산에 따라 검찰 수사에 정치적 개입을 서슴지 않는 분위기다.

각종 권력비리 사건으로 지지율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민주당은 후보 스스로 검찰의 중립성을 문제 삼고 나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노무현 후보는 "검찰 내에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지원하는 세력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화갑 대표도 "검찰은 우리와 먼 기관처럼 느껴진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대통령 주변의 비리사건으로 반사이익을 톡톡히 본 한나라당 역시 김홍업씨에 대한 검찰의 월드컵 이후 소환방침에 강력 반발했다. 서청원 대표도 "검찰이 월드컵을 악용, 홍업씨 수사중단을 얘기했으나 월드컵이 대통령 아들의 비리를 숨기는 행사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결국 검찰은 이명재 총장이 나서 "구체적 혐의가 밝혀지면 월드컵 중이라도 소환할 것"이란 답변을 내놓아야 했다.

그러나 정치권의 이같은 대응이 오히려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는 세간의 비판이 많다.

프레시안은 29일 지난 97년 당시 한보사건을 수사, 대통령 아들 김현철씨를 구속시키며 국민적 신망을 얻었던 심재륜 변호사로부터 현 상황을 보는 그의 견해를 들어보았다.

심 변호사는 99년 '대전 법조비리'사건 당시 이른바 '항명파동'으로 검찰에서 면직당했으나, 사법부의 복직판정을 받아 2001년 복직했다가 금년초 퇴임했다. 심 변호사는 최근 사법연수생이 뽑은 '가장 존경하는 법조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극구 언론에 나서기를 꺼려해 심 변호사와의 인터뷰는 부득불 전화상으로 이뤄졌다.

***"검찰 조사는 형평성의 논리와 수사 진척도에 따라 결정되는 사안"**

심 변호사는 "과거부터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검찰에 불만을 제기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검찰의 조사는 형평의 논리와 수사 진척도에 따라서 결정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민주당의 검찰에 대한 불만 제기에 대해 "검찰은 소위 '정치적 발언'에 영합할 이유도 없고 불만을 가질 이유도 없이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며 검찰의 엄정한 태도를 강조했다.

한나라당의 주장에 대해서도 심 변호사는 97년 한보사건 당시 한나라당이 보였던 태도를 환기시키며 뒤바뀐 상황의 아이러니를 지적했다. 홍업씨에 대한 조기소환과 관련한 한나라당의 주장에도 "정치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심 변호사는 또 "정권이 시퍼렇게 살아있는 상황에서 대통령 아들을 수사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며 "그러나 그것을 극복하는 것은 검찰의 몫"이라고 "검찰의 의연한 대처"를 재차 당부했다.

심 변호사는 이어 정권이 변해도 권력 비리가 반복되는 현실에 대해 "역사는 끊임없이 반복하는데 왜 역사의 교훈을 망각하는지 모르겠다"며 패거리 정치를 양산시키는 인사의 불공정성, 용두사미식 검찰 수사 등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다음은 전화 인터뷰 전문

***"검찰은 '정치적 발언'에 의연하게 대처해야…"**

프레시안 : 노무현 후보, 한화갑 대표 등 민주당 측은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심재륜 : 정치인하고 검찰은 직업윤리나 행태가 다르다. 그런 일은 흔히 과거부터 있어왔다.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상대방을 조사 안한다는 불만을 검찰에 제기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법을 다루는 검찰의 조사는 형평의 논리와 수사진척도에 따라서 결정되는 사안이다. 검찰은 옆에서 누가 뭐라고 하든 소위 '정치적 발언'에 영합할 이유도 없고 불만을 가질 이유도 없이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프레시안 : 한나라당쪽에서는 검찰 수사를 빨리 진행시키라고 재촉인데.

이명재 : 한나라당은 월드컵 기간 중에라도 빨리 소환해서 조사하라는 말을 한다. 그러나 97년 당시 한보 청문회가 걸린다. 한보청문회 때 김현철씨에 대한 조사는 당시 여당(한나라당)에서 불만이 있었던 것 아니냐. 이번에는 역차별적 공격이다. 그 자체가 정치성이 있는 것 같다.

프레시안 : 수사를 맡고 있는 이명재 검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심재륜 : 내적으로 상당히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아직도 정권이 시퍼렇게 살아있는 상황에서 대통령 아들을 수사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어려움이 많겠지만 수사는 현재의 시점뿐 아니라 앞으로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시대를 초월해서 엄정한 수사를 해야한다. 어려움은 많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것이 검찰의 몫이다.

프레시안 :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어떤가. 검찰 수사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한다고 보나.

심재륜 : 많은 점에서 기대에 부응한다고 볼 수 있지만 몇가지 점에서는 미흡하거나 약간 주춤거리는 면이 없지 않다. 그것 자체도 수사상의 기법인지는 잘 모르겠다. 끝까지 지켜본 다음에나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프레시안 : 미흡한 점이라고 말한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심재륜 : 내가 얘기할 상황은 아니다.

프레시안 : 한나라당은 특검제를 도입하자고 주장한다. 특검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보나.

심재륜 : 지켜봐야 한다. 월드컵을 지켜보고 수사 상황을 봐서 판단할 일이다.

***"왜 역사의 교훈을 망각하는가"**

프레시안 : 대통령아들들의 권력비리가 지난 정권에 이어 다시 드러났는데 권력형 비리가 또다시 발생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나?

심재륜 : 역사의 교훈을 망각했기 때문이다. 역사는 끊임없이 반복하는데 왜 역사의 교훈을 망각하는지 모르겠다.

결국은 그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될 사람이 그 자리에 있다든가 권한을 행사한다든가 하는 일이 벌어져서 그렇다. 최성규 총경이나 국가정보원 관계자들이 권력의 눈치를 보고 그 자리를 발판으로 출세의 영달로 삼아 실세들과 야합하는 일을 보지 않았나.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다.

또한 인사의 불공정성이다. 첫째는 끼리끼리 인사, 자기들끼리 하는 인사 등 같은 무리들끼리 하는 행태에서 절대 권력이 생기고 부패가 만들어진다. 둘째는 수사 자체도 시작은 요란하지만 대개 용두사미, 흐지부지, 가벼운 처벌, 미봉책으로 끝나고 만다. 엄정한 법질서의 존엄이 지켜지지 않기 때문이다.

프레시안 : 이런 일을 근본적으로 치유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심재륜 : 일단 이번 선거에서라도 제대로 된 사람을 뽑아야 한다. 또한 당선된 사람은 인사를 잘 처리하고 매사 공정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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