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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 없는 민주당이 민주당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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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 없는 민주당이 민주당이냐”

<현장 스케치> 이인제 사퇴 기자회견-열성 지지자들 통곡하기도

단 1분만에 끝났다. 뒤로 밀린 사진기자들은 미처 카메라 셔터도 터뜨리기 전이었다. 이인제 후보는 지난 4년간 품어왔던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꿈을 접는다는 기자회견을 1분만에 끝냈다.

이 후보의 사퇴 발표 기자회견장에는 70여 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모두 12대의 ENG카메라가 설치됐고 4개 방송사에서 기자회견을 생중계했다.

오후 1시 50분경 미리 민주당 기자실에 와있던 김윤수 공보특보가 이 후보가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고 당사 현관으로 내려갔다.

이 후보가 민주당 기자실에 입장한 것은 오후 2시 정각이었다. 이 후보는 담담한 목소리로 준비해온 원고를 읽었다.

짧은 사퇴 선언 뒤 기자실을 빠져나가려는 이 후보에게 기자들이 질문공세를 퍼부었다. 김윤수 특보가 "오늘은 일문일답이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인제 후보는 내외신 기자들의 질문 공세 때문에 기자실을 빠져나가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 후보는 2시 5분경 당사 밖으로 나와 승용차를 타고 자택으로 향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김기재·박범진 전 의원, 송석찬·전용학 의원 등을 포함해 이인제 후보 지지자 등 1백여 명이 참석했다.

***일부 지지자들 울분을 터뜨리기도**

이 후보 지지자들은 이 후보가 기자회견장을 들어서자 "이인제 힘내세요"라고 외치는 등 시종일관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 후보를 따라 당사 앞으로 나온 지지자 중 일부는 참았던 울분을 터뜨리기도 했다.

한 40대 여성 지지자는 "이인제 없는 새천년민주당은 아무 의미가 없다. 우리가 국민신당 때 대통령 만들어줬고 의원들 데려오고 선거대책위원장으로까지 부려먹더니 이젠 다시는 민주당 안 찍는다"라고 외쳤다. 다른 지지자는 큰 소리로 통곡하며 울기도 했다.

반면 일부 지지자들은 "지금 돕는 거냐 망치는 거냐. 내일을 생각해야지"라며 이들을 말리기도 했다.

***"탈당, 외유 등 계획 없다"**

이 후보가 떠난 뒤 대변인 격인 전용학 의원은 민주당 기자실에서 기자들에게 이 후보 측의 입장을 전했다.

전 의원은 "더 이상 경선을 진행하는 것이 무의미해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후보를 사퇴하는 것"이라며 "경선 결과에 승복할 것이냐는 질문은 물을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이 후보의 향후 거취와 관련, "앞으로 자곡동 자택에 머물면서 경선을 통해 쌓인 피곤한 몸을 추스르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며 "탈당이나 외유 등의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신당창당과 관련된 계획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그런 질문을 받는 것 자체가 몹시 불쾌하다"며 "사퇴를 순수한 의미로 받아들여달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박지원 비서실장 임명과 이 후보 사퇴가 관련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결심하는 데 한 요인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선과정 중에 제기한 이념공세 음모론 등에 대한 입장은 아직 변함 없냐"는 질문에 "사퇴 발표문 그대로 받아들여달라"면서 "앞으로 노 후보와 어떤 관계를 설정할지는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2시 20분경 "이제 그만 하자"며 일어나는 순간 김윤수 공보특보가 기자실에 들어와 "방금 이 후보의 상임고문직 사퇴서와 후보 사퇴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전용학 의원, 송석찬 의원, 김윤수 공보특보는 기자실 옆에 있는 대변인실과 부대변인실을 돌며 당직자들과 수고했다며 인사를 나눴다. 2시 23분. 세 사람도 민주당 당사를 떠났다.

한편 민주당 이낙연 대변인은 이 후보의 사퇴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이 고문의 후보사퇴는 안타깝고 유감스럽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열정과 의지를 갖고 경선에 임해온 이 고문의 고뇌에 찬 결심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이 고문이 당과 나라의 발전을 위해 더욱 기여해주기를 바라며 당은 국민 경선을 끝까지 아름답게 진행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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