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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민들 “판공비 공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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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민들 “판공비 공개하라”

9일 전국최초로 ‘판공비 공개 조례제정’ 청원

'눈먼돈', '개인돈'처럼 여겨지며 예산낭비의 의혹을 사던 지방자치단체 판공비(업무추진비)에 대해 안산시 시민들이 집단적으로 사용내역 공개를 의무화하는 조례 제정을 요구하고 나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민주노동당 안산을지구당(위원장 노세극)과 안산환경운동연합(집행위원장 이창수)은 안산지역 주민 9천6백여명의 서명을 받아 9일 1시 안산시청에 '판공비 자동공개 및 지출에 관한 조례제정' 청원서류를 제출했다.

시민들이 지자체의 판공비 사용내역 공개를 의무화하는 조례 제정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안산시가 전국 최초다.
또 안산지역에 주민발의권이 제정된 후 주민들의 알권리 충족 차원에서 진행된 최초의 권리행사이기도 하다.

청원된 판공비 조례안이 가결되어 제정될 경우 시의회의 판공비 사용내역 공개가 불가피해 다른 자치단체에 미칠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보인다.

청원운동을 추진한 민주노동당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안산시의회 의원들은 판공비를 가지고 명절 때 갈비세트와 고급양주세트를 구입하여 서로 선물로 돌리거나 심지어는 시의원 생일과 자녀 졸업식에 선물 구입비로 사용하기도 했고 시의원의 해외 연수 격려금으로 지급된 일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같은 내용은 지난해 12월 KBS, MBC 뉴스를 통해 보도되었다"며 "언론 보도 때문에 해당 관계자들이 긴장한 상태라 조례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6월 지방선거 관계로 안산시의회 전반기 정례회의가 하반기로 연기됨에 따라 이번 조례제정안은 오는 7월에 구성될 4대 의회에서 가부를 결정하게 된다. 민노당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통해 시의원 구성에 변동이 있을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지만 4대 의회가 3대 의회의 책임을 회피하거나 외면하지 않는 한 조례가 제정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민노당은 안산지역 지방선거에 5명의 후보를 내고 판공비 사용내역 공개를 선거 공약으로 들고 나설 방침이다. 민노당 관계자는 "6월 지방선거에서 판공비 공개를 대중화, 언론화 할 계획이며 시민사회단체와 연계한 공개 토론회 등을 통해 청원운동이 결실을 맺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제출한 조례안의 주요 내용은 ▲ 업무추진비의 사용내역을 매년 상·하반기 1회씩 공개(안산시청 인터넷 사이트 / 공보를 통한 공개) ▲ 업무추진비 사용용도와 기준 엄격화 ▲ 업무추진비 공개서식 표준화 ▲ 업무추진비 집행시 서류작성 및 증빙구비 철저 등이며 판공비 정보공개 대상은 안산 시의회 의원과 안산 시장 및 부시장, 실·국·과장 등이다.

한편 민노당과 안산환경련은 '주민발의 제도의 문턱이 높아 참여민주주의의 취지에 역행한다'며 ▲ 주민발의에 필요한 서명인 수(현재 7천8백명 이상) 대폭 하향조정 ▲ 지문날인/도장날인 규정 폐지(자필서명으로 가능토록) 등 주민발의제도 개정도 함께 요구할 방침이다.

민노당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판공비가 사적인 용도로 사용되는 것이 관행"이라며 "이번 청원운동은 '눈먼 돈'처럼 사용되던 지자체 판공비 사용 관행에 경종을 울리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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