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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지도부, 장악력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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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지도부, 장악력 떨어져

잇단 '게이트' 파문으로

지난 99년 대전법조비리사건 이후 검찰이 격렬하게 반응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 이용호-진승현 게이트 파문에서 검찰은 수사팀만 바쁠 뿐 일선은 조용하다.

올해 이용호 게이트와 연루된 의혹으로 임휘윤 부산고검장 등 3명이 퇴진한데 이어 진정인의 녹취록으로 파문으로 수원지검 형사부장이 물러나고 진승현 게이트 연루의혹으로 신광옥 법무차관이 사퇴했다.

이는 지난 99년 대전법조비리 연루로 최병국 전주지검장 등 6명이 물러나고 조폐공사파업유도발언으로 진형구 대검공안부장이, 옷로비 보고서 유출로 김태정 법무장관 등 2명이 퇴진했던 사태와 비슷하다.

당시 일선 검찰들은 대전법조비리 직후 연판장을 돌리는 등 격렬하게 반응했고 검찰 수뇌부는 이를 진정시키느라 애를 먹었다. 당시 일선 검사들은 집에서 가족 대하기도 부끄럽다는 반응이었다.

당시의 여파로 청와대 등의 집권 핵심부의 일선 검찰 장악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대전법조비리 연루 의혹으로 인사조치됐다가 인천지검장으로 발령받아 명예를 회복했던 제갈융우 검사장은 임창열 경기도지사와 최기선 인천시장을 구속 기소하는 등 일선 검찰력을 한껏 과시했다.

이때 청와대는 임지사에 대해 불구속 기소를 원했으나 인천지검은 이를 무시하고 구속을 강행, 청와대의 일선 검찰 장악력을 떨어뜨리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기록했다.

최근 일련의 사건으로 검찰 수뇌부가 줄줄이 사퇴하는 와중에서 일선 검찰은 조용하다. 이같은 현상을 두고 법조 주변에서는 두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두 차례의 파동으로 일선 검찰이 수뇌부에 대해 깊이 불신하면서 더 이상 충성과 단결만으로는 이를 타개해 나갈 수 없다는 생각이 확산된 데에 따른 것. 이제 검찰은 철저한 상명하복만으로는 검찰조직뿐만 아니라 자신마저 보호받을 수 없기 때문에 검찰 수뇌부에 기대기보다는 각개약진 식으로 대처하는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다.
일선 한 부부장급 검사는 “검찰 전체적으로는 부끄러운 일이지만 여기에 발 묶일 것 없다, 맡은 일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같은 인식을 밑받침하는 토대는 또 하나 있다. 일선 검사의 중추인 부장 또는 부부장급 검사는 대부분 70년대에 대학을 다녀 평등의식이 유달리 강한데다 77년부터 실시된 고교 추첨제에 의해 몇몇 일류고교 출신이 장악했던 검찰 내 지배력이 서서히 깨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이같은 변화로 검찰에 대한 정권 핵심부의 지배력이 더욱 약해지고 검찰 수뇌부의 지배력마저 약해지리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일선 검사들 사이에서 여권 핵심부나 검찰 수뇌부의 기피인물인 심재륜 부산고검장이 거론되고 있는 것도 이같은 현상을 반영한 것.

검찰을 지배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은 인사권. 대전법조비리 사건 이후 검찰인사제도의 쇄신 방안이 다양하게 논의되고 있으며 만약 인사제도의 개편으로 권력 층이나 검찰 수뇌부의 개입 여지가 봉쇄된다면 일선 검사는 더더욱 각개약진 식으로 나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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