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언론에 공개된 대화록 발췌본과 전문에는 서 위원장이 주장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서 위원장은 "노 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고드린다' 같은 표현을 썼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비굴과 굴종의 단어가 난무했다"고 했으나 그조차 서 위원장의 오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발췌본에는 노 전 대통령이 "6자회담에 관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는데 조금 전에 보고를 그렇게 상세하게 보고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한 대목이 나온다. 그러나 전문을 살펴보면 이는 노 전 대통령의 보고가 아니라 북한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보고'를 의미한다.
당시 회담 도중 김정일 위원장이 "계관동무 오라 그러라우"라며 김 부상을 호출, "문건 나온 걸 개괄적으로 설명해 드리라우"라고 지시, 김 부상이 관련 내용을 설명한다. 노 전 대통령이 말한 '보고'는 이를 일컫는 말이었다. 요컨대 국가정보원이 자의적으로 발췌한 내용만 훑어본 후 이를 서 위원장이 '굴욕' 논란으로 비화시킨 셈이다.
이에 대해 서 위원장은 MBC 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오늘 아침에 (전문이) 다 공개됐다고 하는데 그걸 한 번 읽어보면 '보고' 운운하는 게 문제가 아니다"고 뭉갰다. 그는 "전체 흐름을 보면 아마 내가 처음에 발췌본을 보고 느꼈던 그 이상의 배신감과 굴욕감을 느낄 것"이라고 강변했다.
'NLL 포기' 발언에 대해서도 그는 "발췌본도 그렇고 원본 문맥을 보면 포기 이상의 이야기를 다 하고 왔다"고 주장했다.
▲ 새누리당 소속 서상기 정보위원장 ⓒ뉴시스 |
박 대변인은 "이제 심판의 시간이 왔다"며 서 의원과 함께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논란을 최초 제기한 정문헌 의원의 사퇴도 촉구했다. 정 의원은 지난해 10월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면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했다.
진보정의당 이정미 대변인도 서상기 의원을 향해 "조금이라도 과장됐다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했으니 이제 서상기 의원의 결단만 남았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정상회담 발췌본에 NLL 포기 발언이 있다던 서 의원은 호언장담은 두 눈을 씻고 살펴봐도 그 내용을 찾을 수 없다"며 "급기야 서 의원은 자신의 허황된 말을 수습하기 위해 발췌본이 아니라 원본까지 봐야 알 수 있다고 저열한 말 바꾸기를 했다"고 지적했다.
자신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자 서 의원은 당초 예정된 'MBC 100분토론' 출연 약속마저 돌연 취소했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오늘(25일) 서상기:정청래 맞장토론이 예정돼었는데 서 의원이 오후 3시에 갑자기 불참하겠다는 통보가 왔다고 한다"고 트위터를 통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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