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765킬로볼트 송전탑 공사가 재개된 지 7일째인 26일 오전, 또 한 명의 할머니가 탈진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현재까지 공사를 저지하다 부상 또는 탈진으로 병원에 입원한 주민은 총 16명이다.
이날 오전 5시, 85세 최 할머니는 마을 주민 20여 명과 함께 험한 산길을 2시간가량 올라 공사 현장에 당도했다. 농성장에 도착한 할머니는 곧바로 탈진 증상을 보이며 쓰러져 119 헬기로 병원에 이송됐다. 현재는 다행히 의식을 회복한 상태다.
밀양 송전탑 공사를 반대하고 있는 주민은 대부분 60~70대 할머니들로, 매일 아침 1~2시간씩 산길을 올라 무더위 속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최 할머니가 쓰러진 26일 밀양 최고 기온은 28도를 기록했다.
한전은 이날도 단장면 바드리 등 8곳에 총 195명의 공사 인원을 투입했으나, 현장에 나와 있던 반대 주민들의 반발로 공사는 강행되지 않았다.
탈핵희망버스 250명, 평화적 대화 촉구
앞서 지난 24일 서울 등지서 출발한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 탈핵희망버스' 참가자 250여 명은 밀양에서 1박을 하며 공사 저지 대열에 동참했다.
25일 새벽 이들은 한전이 공사를 강행 중인 단장·부북·상동 등 8곳을 분산 방문해, 즉각적인 공사 중단과 공권력 철수, 전문가협의체를 통한 평화적 대화를 촉구했다.
한전은 이날도 공사 장비와 인력 190여 명을 현장에 배치했으나,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현장 진입을 막아 공사 재개에 실패했다.
한편, 밀양송전탑대책위원회는 매주 수요일 밀양 영남루 앞에서 열던 촛불 문화제를 마을 방문 형식의 '주민 위문 공연'으로 변경해 한 달 동안 진행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공사 강행 이후 어르신들이 많이 지쳐있다"며 일정을 다소 변경한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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