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광주광역시 망월동 5.18 국립묘역을 찾아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을(乙)을 위한 민주당 광주선언'을 발표한다.
민주당이 '호남의 심장'인 광주를 찾아 결연한 뜻을 담은 선언문을 발표하는 것은 독자세력화 의지를 밝히며 호남에서 지지를 끌어올리고 있는 안철수 의원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선언문에서 "광주정신은 이제 을(乙)의 존엄을 지키는 민생정치와 복지국가 구현으로 계승돼야 한다"며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시대적 과제와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는 '을(乙)을 위한 민주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을 섬기는 겸손한 정치, △국민의 이익만 생각하는 정치, △안으로는 엄정하고 밖으로는 신뢰받는 정치 등을 내걸었다.
민주당은 "광주정신은 을(乙)의 정신인데, 어느새 광주정신도 정치엘리트의 전유물처럼 돼 버렸다"며 "우리가 옳으니 국민은 무조건 따라오라는 식의 군림하는 정치를 마감하고, 선과 악의 이분법에서 벗어나 국민 속에서 배우는 정치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온당치 못한 일체의 정치적 관행에 눈감지 않겠다"며 "끼리끼리 공천하고 맥을 이어가는 행태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지 않게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우리 사회 모든 을(乙)들을 '만민공동회'의 이름으로 묶어낼 것"이라며 선언문의 내용을 구체적인 실천에 옮길 것을 약속했다.
"경제민주화 언급 없는 안철수, 선거만 치르는 정치세력 될 것"
민주당은 이날 광주 선언에 대해 "5.18은 을의 공생과 평화이고 오늘 선언은 그 재해석"이라고 밝힌 뒤 "그리고 (을의 공생을 지키는) 역할은 민주당밖에 없다"라고 자평했다.
민주당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은 이날 오전 국회 당 공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언이 정치 세력화 의지를 표명한 안철수 의원에 대한 경계의 일환이라는 시각에 대해 "4월 국회에 경제민주화 얘기해서 실제로 어떤 변화와 전진 있었다"며 "그러나 안철수 의원은 (경제민주화에 기여를) 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안 의원은 지금껏 을을 위한 정치, 경제민주화에 대한 언급이 없다. 선거만 치르는 정치세력 되겠다는 거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민 본부장은 "(선언문 발표는) 꼭 안 의원을 염두한 것은 아니고 우리 스스로의 반성도 있다"며 "정치엘리트들이 하는 말이 아닌 다양한 국민을 만나 겸손한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언문 내용 중 '모든 선거에서 경쟁과 국민의 심판을 피하지 않겠다'는 대목에 대해선 "4월 재보선 당시에도 지적받았듯, 공당이라면 당연히 후보를 내야 한다"며 "경제민주화 성과를 갖고 10월 재보선에서 '여러분 삶을 지켰다'며 성적표를 보이면서 당당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10월 재보선에서 안철수 세력과의 단일화문제에 대해선 "10월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다"며 "민주당이 을을 위한 정치를 어떻게 해내느냐, 이 축적을 통해 민주당에 대한 시선을 바꾸는 게 중요하지 단일화를 하냐 안하냐는 중요치 않다"고 말했다.
'6월 국회에서 경제민주화 법안을 우선처리하겠다'고 밝힌 새 원내 지도부 활동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결국 김종인을 내쫓으며 본심을 드러냈고 4월에도 (경제민주화 이슈로부터) 도망가려 했다"며 "앞으로 실질적인 공론화와 압박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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