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신문과의 인터뷰 도중 "중국이 시진핑(習近平) 주석 취임 이후 변화가 있는 것에 대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도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면서 "저도 사실은 '중국이 좀 더 할 수 있다, (북한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한반도가 더 나은 평화를 향유하기 위해서는 북한은 올바른 길을 선택해야 하며 중국은 북한이 올바른 길을 선택하도록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면서 "시 주석과 만나면 북한 문제, 핵 문제, 동북아 평화와 안정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누어 보고 싶다"고 했다.
이어 그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되는 올바른 방향을 택하지 않고 저렇게 갈 때 북한의 미래가 있겠는가에 대해 (시 주석과) 솔직한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중국의 대북 영향력에 대해 박 대통령은 "물론 중국이 모든 것을 다 할 수도 없고 중국도 스스로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다'고 이야기를 항상 하지만, 물질적인 면에서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고, 중국이 개방하고 개혁해서 성장하고 발전하는 모습이 북한에 굉장히 좋은 모델이 되지 않겠느냐 하는 점에서 협조하는데 힘을 더 실어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물질적인 면'이 무엇을 뜻하는지 묻는 추가 질문이 나오자 "북한은 중국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에 대해서는 "지금 우리가 더 안보태세를 강화하는 것이 사실은 북한이 그렇게 상황을 만드는 것"이라며 "북한이 자꾸 도발 수위를 높이고, 위협 수위를 높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도발을 멈춘다면 이 지역에서 (한미 등이) 군사적으로 더 강화할 필요가 없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박 대통령은 '북한 지도자를 만날 의사가 있느냐'는 물음에 "어떤 경우라도 북한과의 대화의 창은 항상 열어놓고 있겠다"면서도 "하지만 지금 당장은 그렇게 해서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한국 속담이 있다"고 뼈 있는 답을 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 1위원장(자료사진) ⓒ연합뉴스 |
朴 "일본, 주변 나라들 상처 덧나게 발목잡아…잘못된 일"
한편 박 대툥령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우경화 흐름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북한을 제외하면, 누가 동북아 지역의 긴장 조성에 책임이 있을까?'라는 질문에 "역사라는 것이, 작은 불씨가 크게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바르고 냉철한 역사 인식을 가지고 가야만 불행한 일이 없을 것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든다"고 에둘러 일본을 겨냥할 정도였다.
박 대통령은 "일본하고는 자유민주주의라든가 시장경제주의 등 가치를 공유하면서 협력할 일이 많은 나라"라면서 "그렇게 나가야 되는데 (일본이) 이렇게 과거의 상처를 들쑤셔서 (한국) 국민 뿐 아니라 주변 나라들의 상처가 덧나게 하고, 결속을 약화시키고, 좀 더 힘있게 나갈 수 있는데 발목을 잡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일본이 거울을 보고 책임 있는 역사의식을 가져야 할 때"라며 "동북아 지역은 경제적으로는 상당히 의존도가 높아지면서도 정치·안보 등 분야에서 역사 문제로 인해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른바 '아시아 패러독스' 해결을 위한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서울 프로세스) 제안을 설파하기도 했다.
한미동맹 60주년 만찬…"한미동맹, 인류를 위한 21세기 전략동맹으로 진화"
박 대통령은 이날 저녁에는 워싱턴 스미소니언 박물관에서 열린 한미동맹 60주년 기념 만찬에 참석했다. 만찬사를 통해 박 대통령은 "최근 핵개발을 비롯한 북한의 연이은 도발은 한반도의 평화가 아직은 취약하다는 현실을 잘 보여 주고 있다"며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새겨져 있는 '자유는 거저 주어지지 않는다(Freedom is not free)'는 말처럼 평화도 결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면서 자신의 '신뢰 프로세스' 구상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전쟁 참전군인 등 만찬 참석자들에게 한미동맹의 역사와 가치를 강조하며 "미국인들의 헌신과 우정에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박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미래상에 대해 "한미 동맹은 지난 반세기 이상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해왔고, 이제 한반도를 넘어 지역과 세계 평화에 대한 책임으로 그 역할과 외연을 넓혀나가고 있다"며 "한미동맹은 공동의 가치와 신뢰를 바탕으로 인류를 위한 21세기 전략동맹으로 진화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안보분야에서 시작된 한미 동맹은 경제 분야로 더 크게 확대됐다"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예로 들며 "현재 미국은 한국의 최대 투자대상국으로서, 한국의 대미직접투자는 미국의 대한(對韓) 직접투자를 넘어섰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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