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 독수리훈련이 종료되고 한반도에 대화 국면이 열릴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면서 중국이 북한에 특사를 파견해 본격적인 중재외교에 나설 것이라는 이른바 '중국 역할론'이 대두됐으나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6자회담 수석대표의 북한 방문은 당분간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우다웨이 수석대표는 베이징에서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담을 갖고 중국 정부 차원의 대북 특사 파견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3일 기자들과 만나 현 시점에서 우다웨이 수석대표 등 중국 고위급 인사의 방북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중국이 지난해 4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때와 현재의 입장에 미묘한 변화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에 중국은 안보리 2087호와 2094호를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부에서 회람했다"는 사실을 근거로 들었다.
중국이 북한에 걸었던 개혁개방과 경제발전에 대한 기대가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못한 것도 중국의 입장이 변화한 또 다른 이유로 꼽혔다. 이 당국자는 "중국은 북한이 개혁개방의 기대를 저버리고 12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이것이 2월 핵실험으로 이어지는 것을 보고 실망이 커지지 않았나 하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2일 열린 임성남 본부장과 우다웨이 수석대표의 회담에서 한중 양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과 한반도 비핵화의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대화 재개를 위해 무엇보다 비핵화 포기 방침을 선언한 북한의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일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한과 대화에 대해서는 한국과 중국이 다소 온도차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 북한과 대화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보인 반면, 중국은 조속한 대화 재개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