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안철수 겨냥해 "자질만 훌륭하다고…"

대선 출마 기자간담회서 "박근혜, 오히려 쉬운 상대"

민주통합당 대선 주자인 정세균 의원이 출마 기자간담회를 갖고 도전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공식 출마선언은 오는 26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하지만, 정 의원은 이날 "생각하고 생각한 끝에 내린 결론이다. 18대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세계금융위기와 가계 부채 등 경제가 어려워 한국이 위기 직전의 상황에 처했다면서 경제 전문가인 자신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과 대한민국을 생각한다면 회피하는 것은 옳지 않다. 대선 경선 참여는 숙명이고 의무"라며 "이제 직진이다. 좌고우면할 시간 없다. 앞으로만 전진하겠다"고 다짐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굳게 지키고 있는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면 오히려 쉬운 상대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강점과 약점이 극명히 드러나 있어 새누리당 후보들 중 가장 강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어떻게 그 분이 지지율이 높은지 신기하다"면서 젊은 유권자 등 '비토(veto) 그룹'이 많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검증 필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서는 "안 원장이 민주·진보진영의 유력한 후보 한 분으로 거론되는 것을 환영한다"면서도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든 국민에게 검증할 기회를 드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일반론임을 전제로 "경험과 지식이 있어야 제대로 된 판단을 한다. 그래서 경륜이 중요하다"며 "자질만 훌륭하다고 꼭 좋은 결정을 내리리라는 법은 없다"고 안 원장을 간접 겨냥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안 원장이 민주당에 입당해 함께 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선 룰과 관련해 언급하면서도 "당 외의 유력한 후보도 상정하고 룰을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원샷 경선을 한다면 전면적 오픈 프라이머리를 보장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만약 경선이 당 내 인사들끼리만 이뤄질 경우 국민참여경선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폈다.

"최장집 교수 지적 아프더라"

당·대권 분리 규정 완화에 대해서는 "나는 원칙을 중시하는 사람"이라며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모바일 투표 논란과 관련해서는 "최장집 교수가 지적한 게 아프더라"면서도 "그래도 트렌드에는 순응해야지 변화에 저항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관련기사 보기) 이른바 영남후보 대세론 또는 호남후보 필패론에 대해서는 '지역차별적'인 생각이라며 "그런 주장과는 단호히 싸울 것이다. 능력이 있으면 독도 출신이면 어떠냐"고 했다.

민주당에서는 정 고문 외에도 현재까지 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등 이른바 '빅3'와 정동영, 김영환, 조경태 등의 주자들이 대선 도전 의사를 밝혔거나 밝힐 예정이다. 주자들 간의 기세 싸움도 열기를 더하고 있다.

이날 오전 손학규 상임고문은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는 승리할 수 없다"며 "같은 방법으로 두 번 이길 수 없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 방식이 이번에도 또 통하느냐?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손 고문은 김두관 경남지사에 대해선 "지금 문재인 의원의 대체자가 아니라 민주당의 미래 지도자로 키워야 할 재목"이라고 평가했다.